
드라마 <케이조쿠>를 꽤 오래전에 봐서 이제 잘 기억나지도 않는데 몇 가지 단편적인 기억은 분명히 남아 있다. 류이치 사카모토의 YMO 시절 노래를 부른 나카타니 미키의 이상한 가창력, 결국 불륜을 저지르고 만 와타베 아츠로, 그리고 아무리 노력해도 이해할 수 없었던 절대 악 ‘아사쿠라’, 매우 매우 재미없었던 <극장판 케이조쿠>.
다 쓰고 나니 좋은 기억은 하나도 없는 것 같은데……. 일종의 투정에 가깝다. <케이조쿠>는 다른 이에게도 권하고 싶은 드라마이다.
아무튼, ‘케이조쿠2’가 <SPEC>이라는 이름으로 방영됐다. 스페셜이 만들어졌고 극장판으로 진행되는 수순을 밟고 있다.
<스펙>은 시리즈 1편과 세계관을 어느 정도 공유하고 있고 주인공의 결도 어느 정도는 비슷하다. 와타베 아츠로는 카세 료(정말 놀라운 연기 변신, 그 다정한 페이스의 남자가..) 그리고 나카타니 미키는 토다 에리카가 맡았다. 각각 세부미와 토마. 세부미는 불가사의한 현상으로 부하를 잃고 미해결 사건을 담당하는 ‘미상’에 소속된다. 토마는 아이큐 201의 설정, 대책 없이 만두만 먹지만 역시 머리가 좋다.
이들이 추적하는 미해결 사건은 결국 ‘스펙 홀더’들의 짓이라는 것이 밝혀진다. ‘스펙 홀더’란 일종의 초능력자로 특수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아사쿠라도 결국..). 이들의 능력은 전 세계를 위협할 정도로 위험한 것이기에, 결국 이들을 둘러싼 위험한 사건들이 펼쳐지는데...;
한 편 한 편 미스터리를 해결하던 드라마는 결국 <죠죠의 기묘한 모험>을 떠올리게 하는 능력자 배틀물로 이어진다. 토마의 비밀도 어쩌고저쩌고.. 가장 위험한 스펙을 가지고 있는 니노마에도.. 어쩌고저쩌고;;
장르를 벗어나서 거의 퓨전에 가까운 엔터테인먼트가 되긴 했지만, 이 드라마에는 여전히 연출을 맡은 츠츠미 유키히코의 독특함이 살아 있다. <김전일> <케이조쿠> <IWGP> <트릭> 가장 최근의 <가족팔경>으로 이어지는 그야말로 기기묘묘한 감성이다. 엄청난 패러디와 독특한 유머는 난해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중독되면 좀처럼 빠져나올 수가 없다.
곧 개봉하는 <스펙 극장판>에서 모든 스펙 홀더들을 둘러싼 전쟁이 마무리된다고 하는데.... 그 지점까지 완결성 있는 시나리오로 만들었는지 불안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기대가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딱 이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