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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 살인사건, 다카기 아키미쓰

by mallarme posted Mar 24,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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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몇 월인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습니다.) carella님께서 동서의 발행 리스트에 <문신 살인사건>이 포함되어 있다는 소식을 어느 게시판에 남긴 것이 엇그제 같은데 벌써 이 작품이 서점의 진열대에 나와있는 것을 보니 정말 감개무량 합니다.
항상 추리매니아의 독서 리스트에는 은연 중 포함되어 있지만, 언어 탓으로 가까이 할 수 없는 서적으로 분류되었던 두 작품(옥문도 및 문신살인사건) 중 한 작품을 이제 시간만 있으면 마음껏 읽을 수 있는 오늘, 많은 추리독자들의 마음을 대표해  "만세"라고 한번 소리라도 지르고 싶은 심정입니다.
위 두 작품을 10년 또는 그 보다 이상 기다린 사람이 수두룩 한 그 동안의 추리소설계 현황은 어떻게 보면 지독한 후진성을 드러낸다고 볼수 있지만, 요즘은 그 간의 기다림을 한꺼번에 날려버려도 좋을 만큼 많은 추리소설들이 간행되어 독자의 목마름을 크게 채워주고 있다고 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어찌보면 제2의 황금기라고 해도 좋겠습니다.
황금가지에서 나오는 "밀리언셀러 시리즈"나 영림카디널의 "추리시리즈", 북하우스의 "챈들러 전집", 해문의 "콜린덱스터 시리즈" ,노블하우스의 "퍼트리샤 콘웰 시리즈"등 과거보다 훨씬 많은 출판사들이 의욕적으로
추리소설을 출판하고  이 장르의 시장에 대한 믿음을 주고있는 것은 여간 기분좋은 일이 아닙니다.

다카기.아키미쓰의 책은 예전에 삼중당의 <파계재판>과 출판사는 기억나지 않지만 <밀고자> 및 <제로의 밀월>등의 작품을 읽은 것이 전부 입니다. <파계재판>은 분명 다른 작품에서는 느낄 수 없는 중후함이 묻어나 작가에 대한 신뢰를 갖게 한 작품입니다. 그 후 <밀고자>등에서도 기리시마.사부로란 검사가 등장하여 작품의 폭을 넓혀주어 다른 작가와는 다른 느낌을 갖게한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그 밖에도 <시간의 딸>의 일본판인 <징키스칸의 비밀>이나 사회의 비리를 고발한 <백주의 사각>, 또 다른 감각의  <유괴자>등의 작품을 쓴 것을 보면 작가의 사회나 인간에 대한 광범위하고 다양한 관점이 추리라는 장르를 통하여 마음껏 발산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지 않을 수 없게 합니다.
<문신(줄여서 이렇게 부르겠습니다.)>은 그의 초기작 답게 정공법적인 추리기법을 그대로 들어내는 어찌보면 추리소설의 전형적인 교과서적인 범주에 속하는 작품이라 볼 수 있습니다.
엽기적인 밀실사건이 있고, 그를 수사하는 경찰의 활약과 미궁에 빠지는 사건, 그 때 바람처럼 나타나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 등 지금까지 반다인이나 엘러리퀸 또는 카아의 작품에 의해 익히 알고있는 전형적인 플롯이 나타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고유한 미덕은 순전히 일본적인 고전취미인 문신을 소제로 엽기적인 사건을 일본적인 전형적
풍속속에 잘 녹여내었다는 점( 그 기괴한 분위기는 카아의 전성기를 연상 시킵니다.) 과 그에 덧붙여 지금까지의 밀실사건을 다룬 대 추리작가의 기법에 과감히  도전하는 듯한 독특한 트릭을 창안해 내었다는 점( "노랑방의 비밀"과 "세개의 관"에 대한 도전의식이 무의식속에 내재해 있는 것이
아닐까요? 작가는 반다인의 "카나리아 살인"이나 "케닐살인"을 의식하고 작품을 썼다고 하겠지만--) 그리고 그 모든 것이 혼란과 퇴폐가 공존하는
전후 사회의 기반위에서 자연히 형성될 수 있는 사건으로 인식되도록 노력한 점 등등이 그의 추리작품의 넉넉한 미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긴다이치와 비견된다는 고스케의 활약상도 재미있었습니다. 오랫만에 어린시절로 돌아가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하여 그의 추리에 마음껏 박수도 보내고 했습니다. 천재적인 탐정이란 오늘날 자칫 만화같은 느낌을 주기 싶지만 오히려 그런 부분이 강조되는 작품이라 그에 마음껏 동화되기로 했습니다.
이 작품을 한 마디로 평가하라면, 일본적인 배경에 서구의 추리기법을 훌륭하게 녹여내었다는 점이 아닌가 합니다.
믈론 50년도 더 지난 시점에 나온 소설이라 오늘의 관점으로 보면 단점도 많이 보이겠지만, 추리소설을 처음 시작하는 어린시절로 돌아간 기분으로 다시 본다면 많은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 입니다.

끝으로 decca님의 글을 보니 <옥문도>와 <망량의 갑>도 오래지 않아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이것 참!!  오랫만에 경사가 겹겹히 겹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