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제목을 보고는 읽지 않을 수 없다. 폐 놀이공원이라니! 그 안에서 돌아다니기만 해도 으시시할 것 같은데 사건도 일어난다니! 벌써부터 흥미진진하다. 그리고 어쩌다 놀이공원이 폐허로 남았는지도 궁금하다. 왠만해서는 놀이공원은 문을 닫기 어려운데다가 철거도 하지 않은 이유가 더 궁금하다. 이제는 뭔가 사건 자체의 추리만큼 작가가 얼만큼 현실적인 정황과 캐릭터를 구축하였는지도 관심사가 된다. 그래서 제발 재미있었으면 좋겠다는 심정으로 독서를 시작했다. 그리고 결말을 읽을 때까지도 같은 심정이었다..........음.......?? 이렇게 끝난다고?
뭔가 나의 마음을 헤아렸는지 저자 후기가 있다. 작가는 '폐허 탐정'이라는 컨셉으로 연재를 할 생각인가 보다. 예전에 다 쓴 이 이야기를 다시 새로 고쳐 쓸 정도로 애정이 있는 것 같은데 충분히 이해가 된다. 폐허를 사랑하는 주인공만큼은 아니지만 나름 폐사지 같은 곳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폐허라는 배경도, 그곳을 아끼는 캐릭터도 다 매력적이다. 폐허 탐정의 다음 편이 나온다면 찾아 읽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이 이야기가 만족스러웠느냐고 하면 그건 또 다른 문제다.ㅎㅎ
20년간 버려진 놀이공원의 스산한 모습. 녹슬고 삐걱거리는 놀이기구들. 개장 3시간만에 폐쇄 된 끔찍한 사연. 기괴한 토끼 인형탈을 쓰고 돌아다니는 수상한 인물. 무슨 말을 할 때마다 자신의 편의점 알바 경험을 살려 답하는 괴짜 주인공. 배경과 인물들 모두 좋았다. '이름 가지고 장난하기' 이슈가 중간에 있었지만, 그 정도도 봐줄 수 있다. 기본 추리도 좋았다. 왜 시신을 훼손했는지나 알리바이 조작 방법 등도 괜찮았다. 이 독서를 하기 전에 <독이 든 화형 법정>을 읽었는데 너무 복잡한 논리의 추리에 지쳐 쓰러져버렸기 때문이다.(아.....정말 너무 심했다ㅠㅠㅠ) 그에 비하면 이 정도쯤이야. 그럼 문제는 무엇인가.
두 가지 정도를 꼽아본다. 먼저 과거 사건의 동기가 이해가 안 된다. 단순히 놀이공원을 멈추기 위해 벌이는 사건치고는 너무 끔찍하다. 분명 다른 방법도 있을 거였다. 그리고 탐정역의 주인공이 너무 천재적이다. 모든 사람의 말을 전부 기억하는데다가 증거 하나없이 어마어마한 상상력으로 구축한 진상에 놀라 범인이 자포자기할 지경이다. 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폐허탐정 시리즈는 계속되면 좋겠다. 다만 다음 편에는 이 책처럼 악의적인 동기로 인위적으로 판을 짜는 형식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그럼 어떻게??
모르겠고 죄송하지만 작가님, 그러면 계속 수고해주십시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