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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신, 마야 유타카

by decca posted Aug 02,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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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신, 마야 유타카, 2014년

 

2015년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10 1위, 본격미스터리 대상 수상작입니다. 최근 출간된 <신 게임> 후속작이죠. 어디까지나 엄격한 본격 미스터리를 추구하지만, 묘한 변종을 만들어내는 마야 유타카 작품 중에서도 꽤 실험적인 작품입니다. 

마야 유타카 작품을 읽으면 ‘메타적’이라는 수식어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데요. 미스터리 장르 밖에 서서 끊임없이 비틀기를 시도하는 작가입니다. 아슬아슬하거나 과장된 설정, 열린 해석의 여지, 너무나도 뻔뻔한 교란, 급격한 낙차 등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죠. 

 

<안녕 신>은 초등학교를 배경으로 한 청소년... 음, 아닙니다. 왜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을 등장인물로 내세웠는지, 그건 읽으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아무튼 아동, 청소년 대상의 작품은 아닙니다. 

 

전작 <신 게임>이 불쾌한 변종의 실험체 같았다면, <안녕 신>은 변종이 건강하게 활보하는 작품입니다. (<신 게임>에서의 초자연적인 능력 ‘천벌’이 빠진 걸 보면 알 수 있죠.) 이제 변종은 완성됐고, 장르를 농락하기 시작합니다. 

 

5학년 스즈키는 ‘신’입니다. 자칭 신도 아니고, 진짜 신인 것 같습니다. 이야기는 언제나 ‘신탁’으로 시작됩니다. 신은 범인의 이름 〇〇을 알려주지만 그 외에는 어떤 것도 알려주지 않죠. 후던잇을 박살내며 시작되는 서두, ‘〇〇는 사건과 전혀 관련이 없는데, 어떻게 그런 짓을?’ 그 빈 곳을 채워야 하는 것은 초등학교 탐정단과 독자들입니다. 

 

어떻게 보면 범인과 범행이 작품 초반에 명확히 드러나는 도서 미스터리 같지만, 범행을 상세히 묘사해 다른 효과를 기대하는 도서 미스터리와는 전혀 다릅니다. 또 독자와의 상호 작용을 통해서 범죄가 완성되는 신개념 미스터리라고 ‘건전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마야 유타카는 그렇게 건전한 작가는 아니죠.

 

신탁을 받는 구와마치 준을 비롯한 구온초 탐정단의 멤버들은 뜻밖의 신탁에 경악하고 또 괴로워합니다. 열심히 수사에 임하지만, 사건은 신탁을 의식함과 동시에 변질돼 버립니다. 사건은 새로운 사건을 낳고 탐정단의 인간 관계는 흔들리기 시작하죠. 특히 항상 최초로 신탁을 받는 화자 구와마치 준 같은 경우에는.. 음;

 

<안녕 신>은 총 여섯 편으로 구성돼 있는데, 초반 세 편은 일종의 튜토리얼 같은 느낌입니다. 마치 ‘이 문법에 익숙해지셨나요? 제법 신선하죠?’라고 작가가 물어보는 느낌이랄까요. 하지만 네 번째 단편부터 가속도가 붙기 시작하는데, 그 이후로는 정말 마야 유타카의 초절정 기교와 초절정 고약함(?)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미스터리 장르에서 탐정이 신과 같은 존재라면, 정말 신을 등장시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정답이 주어졌는데 독자는 굳이 추리라는 게임에 참여할 이유가 있나? 그리고 그 신마저 사라진다면? 

 

신이여, 아쉽게 됐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