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발간

<드래건 살인사건>과 <카지노 살인사건>

by 김혁호 posted Jul 14,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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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했던 것(가든을 제외한 후기작은 전기6작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보다는 두작품 모두 괞찮은 편이었습니다.

드래건보다는 카지노를 더 재미있게 읽기는 했는데...
마무리는 드래곤이 좀더 나은듯합니다.
카지노는 결말이 반다인 답지않게 치밀함이 부족하고, 마지막에 번스가 범인을 다루는 장면은 좀... 아니 아주 많이... 어이가 없더군요. 번스가 이런 식으로 범인을 처리하는 모습은 이전의 작품에서도 종종 있었고, 일부 독자들의 비판을 받아왔지만, 전 그것들의 정당성을 어느정도 인정하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러나 카지노의 경우는... 범인의 죽음을 유도 방조하는 정도가 아니라... 이건 숫제... 차도살인이더군요...;; 범인이 그런식으로 처리되어야할 별다른 이유도 없어보이고... 철저하게 목적의식을 갖고 행동하는 번스의 성향과도 어울리지 않습니다. 이것은 반다인의 실수라고 밖에 생각되지않는군요.

작풍이나 번스의 캐릭터면에서 드래건과 카지노는 이전의 작품들과는 다른 면모를 보여줍니다.
가장 큰 변화는 번스는 더 이상 심리학적 추론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드래건의 경우는 심리학적 추론이라 할만한게 전혀 없다시피하고, 카지노에는 그러한 요소가 조금 있긴한데 매우 모호하고 미미합니다.
번스의 캐릭터도 (특히 카지노의 경우) 행동력이 크게 증가하고, 장광설은 줄었으며, 자신감도 감소했고, 다소 경박하고 능글능글해진 느낌입니다.
저로선 그다지 내키지 않는 변화입니다.
카지노에는 독물학에 대한 (반다인식의)장황한 설명부분이 있는데, 놀랍게도 이부분의 강의자는 힐데브란트라는 독물학의 권위자이고, 번스는 수강자에 불과합니다. 힐데브란트의 알 듯 모를 듯 계속되는 설명에 번스는 “맙소사! 더 이상 계속하다가는 확실한 사실에서 오히려 더 멀어지게 되겠는데요”라고 불평합니다. 알다시피 이러한 류의 대사는 매컴의 것이었는데... 번스가 다른 사람의 현학적 강의에 불평하는 모습은 재미있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데 우리의 과묵한 기록자 반다인(작중화자)씨는 여전 하더군요. 드래곤과 카지노에서도 역시 대사 한마디 없습니다. 반다인은 번스와 하버드 시절부터 절친한 친구라는데... 작품에서 그토록 존재감이 미미한건 좀 불만입니다. 이제 반다인을 9권 읽었는데 나머지 세권에서는 반다인이 무언가 멋진 활약을 해주는 장면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해봅니다만... 실현될 가능성은 별로 없어보이네요.

간단히 말하면,
드래건과 카지노는 반다인 특유의 색이 많이 감소해서...
반다인팬에게는 좀 못마땅할듯하고...(반다인의 열혈독자라면 뭐가 어떻다해도 읽을테지만)
반다인 스타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던 사람들에게는 부담을 줄이고 읽을수 있는 작품들로,
작품수준은...
추리소설사에 기리남을 명작이라 할 수는 없지만, 거장 반다인의 이름에 부끄럽지는 않은 정도의 작품들이고 생각됩니다.

반다인의 후기작을 출간해준 해문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며, 윈터이후의 작품들도 출간되기를 기원합니다.

P.S. 아마도 저보다 반다인을 더 좋아하실 데카님께 드래건과 카지노의 리뷰를 올려 주시기를 강력히! 요청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