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발간

백정들의 미사 - 로렌스 블록

by kyrie posted Jun 03,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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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집 암스트롱은 이사를 하고 레스토랑이 된다. 포주 챈스는 스커더의 조언을 받아들여 (자신이 후원하던 권투선수 청년을 고용하여) 아프리카 미술상이 된다. 형사에게 모자나 사라고 찔러주던 돈은 이십오달러에서 백달러가 된다. 물가상승은 세상 모든 것에 적용되니까ㅋㅋ

착하게도 금주모임에 열심히 나가는 스커더의 새로운 버릇. 아침 8시 세인트버나드 성당 미사, 이른바 백정들의 미사에 나간다. 물롱 영성체는 받지 않는다. 이때 옆에 앉아 있는 술친구 믹 발루. 물론 스커더에게는 커피친구이지만, 이 사람의 캐릭터는 중요하고, 스커더와 함께 대미를 멋지게 장식하는 인물이다.

믹이 말한다. "술을 마시다 보면 모든 것이 명확해지는 순간이 있어. 모든 것이 훤히 보이는 것 같은 때 말이야"

스커더가 말한다. "나도 그럴 때가 있었지만 술을 마시지 않아도 그럴 때가 있다고..."ㅋㅋㅋㅋㅋ맞는 말이다. 믹도 어서 술을 끊었으면 좋겠는데 말이다.

그런데 이 대화는 매우 의미심장하다. 이 책에서 나중에 가장 멋진 장면이 되기 때문이다. 그것은 스커더가 파헤치는 두 사건이 절묘하게 맞물려지는 그 순간도 아니고, 범인이 진실을 고백하는 순간도 아니다. 진정한 사건의 해결 방법을 떠올리는 바로 바로 그 순간이다.

당분간 ****에 대해서 뭔가 떠오를 때까지 내 무의식에 맡겨두기로 했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실마리가 떠올랐다. 277쪽.

그리고 이후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멋지다!!!

그렇게 끝을 맺은 스커더와 믹은 백정들의 미사에 참여하고 갑자기 영성체를 받는다. 믹은 얼떨결에 따라 하고는ㅋㅋㅋ 무슨 짓이냐고, 이렇게 확실한 지옥가는 법이 없을거라고 투덜댄다. 하지만 책 중간에 스커더가 금주모임에서 한 말이 맞다고 생각한다.

"저는 전능하신 신께서 신비한 방법으로 당신이 하고자 하는 대로 하신다는 것을 믿습니다."

골치아픈 일이 있을 때, 힘에 겨운 일이 생겼을 때 나도 종종 그냥 놓아두고 무의식의 세계로 보내버릴 때가 있다. 그러면 어느 순간 실마리가 떠오르고 간절한 마음으로 그것을 따라간다. 그래서 결과가 좋았냐고? 삶이란 것이 살면 살수록 결과도, 결말도, 해결도, 끝도 없는 것 같다. 그냥 그렇게 순간을 넘기고 살고 흘러 가는 것일 뿐이더라. 그래서 나는 매튜 스커더의 흐르는 삶을 보고 있나 보다. 그저 잘 되기를, 잘한 일이기만을 바라면서 말이다.



그런데!!!! 다음 작품이자 국내 발간 마지막 작품인 <무덤으로 향하다>는 도저히 감상을 쓸 수가 없다. 도대체 왜 사건들은 더더 선정적이고 잔인해지는지ㅠㅠ 사실 <백정들의 미사>도 너무너무너무 잔인한데ㅠㅠㅠㅠ나는 스커더가 술을 끊고 사람답게 홀로 서는 모습을 보고 싶을 뿐인데....

물론 전작에 나왔던 암흑가의 소년 티제이와 관계는 더 돈독해지고 사건 해결에도 일조하는 모습이 흐뭇하다. 콩브라더스라는 유쾌하고 새로운 인물들도 등장해 적극적으로 인간적인 교류를 넓혀나간다. 그리고 연인 일레인과도 드디어 진일보한다. 어디로?ㅎㅎㅎ

그런 따뜻한 면이 있음에도 도저히 이 책은 독서를 권하고 싶지 않다. 뿐만 아니라 이제는 잔인하고 비윤리적인 이야기는 읽고 싶지 않다. 예를 들면 <코끼리 머리> 같은.........

아! 그리운 황금시대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