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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산장 살인사건" / 히가시노 게이고

by 유마 posted Jan 2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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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을 코앞에 둔 행복한 예비부부가 있습니다. 다카유키도모미가 그 커플입니다. 예비신부 도모미는 아버지 소유의 별장 근처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것이 꿈이었는데 교회에서 관련미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운전 부주의로 그만 절벽에서 추락사합니다. 몇 달이 지난 후 다카유키도모미의 아버지 노부히코의 초대로 별장으로 향하게 되고 그 곳에는 도모미의 부모님, 오빠, 친척, 친구 등 7명의 남녀가 추가로 함께 초댈 받아 와 있었습니다. 그런데 앞서 읽었던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은 과거 어떤 사건들이 있은 후 세월이 흐른 후 전혀 다른 등장인물들이 등장해 새로운 이야기로 전환되는 전개여서 흐름이 단절되는 느낌이었는데 이번엔 제대로 바통터치가 이루어진 셈이네요.

 

 

8명은 저녁식사 자리에서 우연히 도모미의 죽음에 의문을 제기 하면서 분위기는 어딘지 모르게 불편한 논쟁과 어색한 침묵만이 흐르게 되는데요. 갑자기 이날 밤, 2인조 은행 강도가 경찰에 쫓기다 별장에 침입해 8명을 감금한 뒤 인질극을 벌입니다. 인질들이 강도들과 신경전을 벌이며 탈출을 모색하지만 그때마다 실패로 이어지던 중 인질 한 명이 살해된 채 발견됩니다. 이제 인질들끼리 서로를 범인으로 의심해야하는 상황이 되어 버리죠.

 

 

일단 인질극이니까 인질들과 강도들 간의 줄다리기에서 인질들이 어떤 식으로 기지를 발휘해 탈출할까? 또는 강도들을 잡을 것인가에 신경을 유도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그 인질극이란 형태가 생각보다 팽팽한 긴장감 없이 좀 느슨해 보입니다. 강도라면 응당 인질들에게 취해야할 압박조치도 없이 자꾸 말려든다 싶은 게 얘네들은 상황판단이 안 되나? 긴장 좀 하지라고 일침을 놓고 싶을 정도로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이었어요. 그런 와중에 살인사건이 발생했지만 오히려 강도들은 본연의 임무를 잠시 잊기라도 한 듯 범인색출 뿐만 아니라 잊을만하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도모미의 죽음에 관한 논쟁을 즐기는 것처럼 보이죠. 온다는 공범은 생각보다 합류 늦고......

 

 

그래서 도모미의 죽음에 얽힌 진실에 대해서 일찍 눈치 채게 됩니다. 그 의도와 심증에 대해서요. 결말에서 보여 준 그 상황들은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구나.는 점, 그 시도가 좀 어색했지만 어디까지나 이건 현실이 아니라 소설이란 걸 감안한다면 기꺼이 속아 넘어갈 법합니다. 그 트릭에 대해 해설 편에서 오리하라 이치는 선수를 뺏겨 원통했다면서 이 세계는 누가 먼저 써먹느냐는 속도전임을 누차 강조하고 있어 그 당시엔 상당히 괜찮은 트릭시도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다만 요즘 작품에 써먹고는 만족했느냐고 묻는다면 왠지 좀 뻔하다.’라고 말할지도 모르지만요.

 

 

그래도 딱 더도 덜도 말고 제 추리능력에는 이 정도면 골머리 아플 일 없이 충분히 즐길만한 수준이어서 간만에 편안하게 읽어 내려갈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추리소설을 읽다보면 그 논리도 중요하지만 다른 면이 더 부각될 때가 있는데 이 작품에서는 모든 진실이 밝혀진 뒤로 가엾고 쓸쓸해서 아프다는 느낌이 오래 갑니다. 사람은 한결같아야 하는데 자꾸 변하려하니 어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