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발간

앨리스 죽이기 - 고바야시 야스미

by 중립 posted Aug 24, 2017
?

Shortcut

PrevPrev Article

NextNext Article

ESCClose

Larger Font Smaller Font Up Down Go comment Print

독서하면서 이렇게 힘들었던 적이 있었을까요?

읽다가 접고... 다시 펼쳤다가 내려놓고... 한 문장, 한 문장 읽는게 괴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앨리스 죽이기]를 처음 펼쳤던 것이, 최소 6개월은 넘었을 겁니다.

도무지 초반부가 넘어가질 않아서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읽지 않은 저로서는, 시작부터 불친절한 전개에 당황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대충의 배경은 앨리스라는 캐릭터와 하트 여왕(?) 그리고 말하는 고양이...

이 정도 밖에 모릅니다. 아마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캐릭터 이미지 정도만 알걸요?


배경도 잘 모르는 저한테 이 정신 나간 캐릭터들의 정신 나간 대화를 보고 있자면,

현기증이 몰려옵니다;

특히 도마뱀 빌 이 녀석; 이 놈 때문에 초반부를 버티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읽고 난 후 찾아보니 이런 대화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특징인 듯 합니다만.


하여튼 정말 정말 힘든 초반부를 겪고 나니 이제 슬슬 이상한 나라에 빠져듭니다.

그렇게 싫었던 도마뱀 빌마저 웃길 정도로요.

특히 초중반부의 도마뱀이 벌이는 어떤 사건에서는 빵 터졌습니다.

이게 고바야시 야스미의 웃음 코드인 것 같아요.

잔혹한 상황 속의 아이러니라고 하면 적절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작가의 다른 작품 [밀실·살인]이라던가 [장난감 수리공]처럼요.

(특히 [장난감 수리공]에서의 두 번째 단편 중 어떤 장면은 미칠 듯이 웃겼습니다)


[앨리스 죽이기]에서의 세계관은 둘로 나뉘어져 있는데,

하나는 이상한 나라, 또 하나는 지구입니다.

이 두 세계에서 존재하는 앨리스와 아리가 살인사건의 진범을 찾아나서는 이야기죠.

진범을 찾지 못 하면 앨리스는 책 제목처럼 죽게 되는 운명을 맞이하게 됩니다.

여왕의 참수형에 의해.


앞서 말한 것처럼 [앨리스 죽이기]는 불친절 합니다.

등장인물들의 대화는 정상인의 대화 같지 않으며, 난생 처음 들어보는 단어가 나오는데

이에 대한 어떠한 설명도 없습니다!

독자 스스로 인터넷을 뒤져보던가, 아니면 추측하는 수밖에 없죠.

(아니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미리 읽던가)


다른 분들은 어떨지 모르겠는데, 전 정말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고생 끝에 낙이 온다더니, 다 읽고 나니 정말 좋아요.

'내가 포기하지 않길 잘했다' 싶더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점을 꼽자면

이상한 나라에 비해서, 지구라는 세계관이 좀 빈약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물론 이 또한 이유를 찾으라면 찾을 수 있겠습니다만... 

자세한건 스포일러라 언급하기 그렇지만, 너무 좁아요 ㅎㅎ

마치 일일연속극 같단 말이죠.


[밀실·살인]에서의 괜찮은 느낌을, [장난감 수리공]이 조금 깎아먹었다면

[앨리스 죽이기]는 다시금 작가에 대한 인상을 좋게 바꿨습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