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벤트 내용 :
소설이 현실을 넘어설 수 없는 시대의 아이러니가 창작의 주요 동력 같은데요. 그럼 반대로 현실이 되었으면 하는 '소설'이 있으신가요? '소설 속 인물'도 좋고, '소설 속 상황'도 좋습니다. (ex 삼국지 여포가 옆집 아저씨였으면 좋겠어요;;;;) 덧글을 남겨주신 분 중 5분을 추첨해 <상상범>을 드립니다.
█ 이벤트 기간 : 오늘~ 2015년 1월 31일까지
█ 당첨자 발표 : 2015년 1월 31일 이후
█ 책 발송 : 1월 31일 이후 당첨자 선정 후 해당 출판사에서 발송
█ 작가의 말
"허구가 현실을 압도할 수 없는 시대, 그래서 불가피하게 정신의 골절을 입을 수밖에 없는 시대. 저는 지금의 시대를 그렇게 정의하고 싶습니다. 사고 치는 사람 따로, 수습하는 사람 따로. 그리고 가해자와 피고인이 일치하지 않는 딜레마를 바라보며 헛웃음을 짓는 사람이 또 따로. 어쩌면 디스토피아가 삼백 년 뒤가 아닌 바로 삼백 페이지 뒤에 있는 건 아닐는지? 그래서 이 소설도 블랙코미디가 되었습니다. 언뜻 현실 비판적 주제와 환상적 장치는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리얼리즘은 리얼리즘을 이기지 못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현실의 광포함을 이겨내는 것, 현실 위를 날아오르는 것, 그것이 바로 제가 지극히 리얼리즘적인 소재를 다룰 때조차 소설에서 환상적 장치를 배제하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중략)"
█ 작품 소개
허구가 진실을 압도하는 시대,
상상이 범죄가 되는 낯선 디스토피아를 만나다!
한겨레문학상 수상작가 권리 신작 장편소설
한겨레문학상 수상작가 권리의 신작 장편소설《상상범》이 은행나무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낯선 새로운 감각. 경쾌하고 신선한 글쓰기. 번뜩이는 재치와 탁월한 재능. 날카로운 현실 비판의식. 첫머리에 나열된 수사는 모두 신예작가 권리를 두고 말했던 평단의 문장들이다. 눈 밝은 이는 이 미사여구가 매번 신인작가의 등장에 주로 쓰이는 것이라고 가벼이 넘길 수 있겠으나 권리는 조금 다른 듯했다. 그녀는 문학이 아닌 사회학과 전공자였고 소설 안에서 부리는 서사나 드러나는 소재 등속이 예사롭지 않았다.(그녀의 등단작을 보라.《싸이코가 뜬다》로 한겨레문학상을 거머쥐었다) 그녀의 이름 ‘권리’(아버지와 어머니의 성을 한 자씩 따서 ‘권,리’라 붙였다고 한다)만큼이나 문단 내에서 등장은 다소 강렬했고 특이했으며 그런 점에서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으로 각인되었다.
권리의 소설《상상범》은 육 년 만의 신작이다. ‘작가의 말’에서도 밝혔듯이 “육 년 만의 장편소설, 십 년간의 유목작가 생활의” 결과물인 셈이다. 기존의 작품들이 현실에 대한 통렬한 경멸과 두려움을 통과하는 젊은 세대들의 자화상에 집중했다면, 이번 신작《상상범》에서는 2322년 미래를 무대로 상상하는 행위 자체가 범법 요소가 되는 어느 한 세계를 조명하고 있다. 상상이 범죄가 되는 시대, 그 거대한 딜레마에 빠진 사람들의 우스꽝스러운 사회학적인 문제들을 한 편의 블랙코미디 연극 형식에 빗대어 그려내고 있다. 소설은 그 오작동하는 세계의 아둔하고 어리석은 사회 체제와 그를 받치고 있는 법질서 등을 가격하여 지금여기, 2015년의 한국의 사회현실의 부적절한 사안과 불신이 팽배한 사법, 정치 풍경을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게 하는 특별한 힘을 지녔다.
정상과 비정상, 상상과 비(非)상상, 환상과 리얼리즘에 관해
2322년의 어느 사회. 그곳은 URAZIL(우라질)이라 불린다. 연합공화국의 체제로 뭉쳐 있고 부흥으로 이끄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기업 로텍(lawtech, 이 조어를 유심히 봐주길 바란다)이 중심에 있다. 모래폭파 실험의 여파로 거대한 모래폭풍이 URAZIL을 덮었다. 상황은 극도로 변질돼간다. 사람들은 따가운 모래 소용돌이 속에서 죽어가고 소규모 전쟁과 테러가 끊이지 않는다. 아비규환. 그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는 사회 속에서 입안자들은 획기적인 법안을 내놓는다. 국민 모두를 범죄자로 만들 수 없다며 ‘범죄완화특별조치법’을 통과시킨다. 그것은 살인 이하의 죄를 저지른 자를 전부 석방하는 안이었다. 이 법이 실효됨에 따라 사실상 거의 모든 종류의 범죄가 법적으로 허용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법에 따라 이 도시에는 범죄만 있을 뿐 범죄자가 없다. 범죄자가 없는 사회라… 정말 가능한 일이었을까. 사회는 그 법으로 인해 빠르게 정돈되어간다. 그렇다면 여기서 이 법안으로 손해를 보는 쪽은 없었을까. 언제나 모든 것에는 상반되는 것이 있기 마련. 앞서 언급한 로텍(lawtech)이 등장한다. 이 로텍은 기업이자 공동체이자 거대수도로 교도소를 거대 체인으로 운영했으며 수감자들이 쇼핑하듯 재판을 받고 숙박하듯 수감될 수 있게 해주는 호텔식 교도 쇼핑몰을 자처했던 것. 그렇다면 이 로텍에게 범죄완화특별법은 사업상 큰 손실을 끼칠 게 분명하다. 교도소가 텅텅 비어버렸기 때문이다.
“로텍파 의원들은 범죄에 대한 희귀하고 독특한 타개책을 내놓았다. 그들에게 범죄란 언제나 일상의 평온함을 깨부수고자 하는 상상에서 비롯된다고 보았다. (…) 모든 범죄자를 풀어주기보다는, 개별적인 범죄를 미연에 방지하는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 획기적인 예방법을 써야만 진정으로 범죄가 뿌리 뽑힌다는 것이었다.”
로텍법 제1조 1항 : 상상은 범죄 행위이다”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