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들어오니 갑자기 읽을 글들도 많아지고.... 마치 텅빈 수영장(?)에서 혼자 퍼덕거리다 갑자기 바글바글 찜질방같은 정겨운 느낌이... 헉............너무 단세포적인 비유................. 어쨌든 좋습니다. 참 좋네요............ 오늘은 하루종일 기차 차창밖으로 멍청히 삶에 대해 생각하며 상경하는 하루..........가 아니고.............손에는 Z의 비극이 있었으나 몇장 읽히지도 못하고 배개가 되버리는 비극적인 최후를 맞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앞으로 꼬옥 X, Y, Z 불후의 비극 시리즈의 감상을 올릴 겁니다. 모두 10년전쯤에 읽었었지요..... Y의 비극을 제외하고는 범인이 뭔지 트릭은 머였는지 하나도 기억 안나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드루리 레인(국일 판 이름이죠...- 동서의 도르리 레인은 또 뭐란 말인가요.........)의 매력에 허우적 거렸던 기억은 납니다. 한동안 레인과 비슷한 이미지를 찾느라 정신못차렸었지요. 그 기억 뿐이었는데........ 이제는 좀 다른 관점에서 이 시리즈가 보여질까 하는 기대로 다시 읽어보기로 했답니다. 여러분도 그런 기억 있으시죠. 예를 들면 ‘어린 왕자’는 어떤가요........나이대에 따라 바라보는 것이 다르지요. 그리고 무엇을 바라보든 가슴을 파고들지요. 명작이라면 그래야 하는거 겠지요. 책도..........음악도.............. 그렇다면 이 비극시리즈는 10년이 지난 지금 제게 어떤 새로운 것을 줄 수 있을까요? 새로운 것이 있기는 할까요? 그리고 지금 저는 X 의 비극을 다 읽었답니다................ 한마디로 '전형' ------안락의자 탐정의 ‘전형’ 이란 말이 떠오르네요. 적들로 둘러싸인 한 인물이 죽고 경감은 뻔한 인물을 억지로 구속하고 하필 그 인물이 죽고 모든 걸 다 설명할 만한 과거가 안개처럼 음산하게 내려앉고 ................ 탐정은 모든 살인이 끝나면 ‘이제 생각한 것을 행동으로 옮겨야 할 때 .......’ 라는 멕배드의 대사를 때리며 행동을 시작하고.................. 정말 추리의 텍스트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음........... 갑자기 딕슨 카의 ‘세 개의 관’이 생각나기도 하고요.....어느 작품이 먼저인지.........) 아마 여기서 다른 변형이라면 세 번째 살인 쯤에서 탐정이 ‘아뿔싸... 한발 늦었군...’ 이란 말이 들어갈 수도 있다...뭐...이정도가 아닐까....호호호 이 소설의 추리는 ............ 두가지 아니 세가지 이름을 가진 범인이 등장하고 에고...더욱 복잡한 과거에 대한 설명이 따르고 ........하지만.... 그래도 독침으로 둘러싸인 코르크알을 들고 있을 수 있는 사람의 조건과 존 데이비드가 버스차장의 살인자가 아니라는 단순하지만 논리적인 레인의 설명은 정말 일품입니다. 무조건 최고입니다..........그렇지 않나요? 그리고 마지막의 X의 의미에도 우수한 점수를....................갑자기 오늘 동아일보 기사가 생각나네요.... ‘증거는 엄격하게, 형량은 무겁게’!!!!!!!!!!!!!! 10년전이나 10년후나 저는 추리에 실패했고 여전히 레인의 매력에 떠다니고 있답니다. 60세라는 나이의 몸짱에 귀머거리이지만 빛나는 검은 눈을 가진 변신술에 능한 셰익스피어 배우........이보다 멋진 탐정의 묘사가 있습니까? 저는 아직도 뚱보 샘 경감으로 변신한 레인의 엉뚱한 활약을 잊지 못합니다. 하지만 10년 후 다시 제 맘 속에 다가오는 모습은 좀 다르군요....... 레인은 사람들의 입을 통해 열심히 말을 읽다가 눈을 감고 세상에 대해 스스로 벽을 쌓곤 합니다. “눈 마저 감고 있느라면, 소리없는 세계로 들어갈 수 있어 오히려 장애가 없어져서 제가 추구하는 것을 알 수 있게 되지요. 저에게는 사물을 꿰뚫는 힘이 있습니다.......” 그 순간엔 저도 책 읽는 걸 멈추고 레인과 함께 생각을 가다듬어봅니다. 레인과 같은 생각이 날 턱은 없지만 그래도............. 그가 변장을 하고 돌아다니며 증거를 모으는 것도, 셰익스피어의 명대사를 들어가며 멋지게 연설하는 것도 모두 멋지지만, 이젠 그가 눈을 감고 사색하는 모습이 더 멋지답니다...................... 저도 그런 힘이 그런 자신감이 그런 여유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살면서 가끔은 자신에게 낮은 속삭임으로 대화하며 나를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 세상 돌아가는 것의 이치를 꿰뚫어 보지는 못할지언정 하나씩 깨달아나가는 것, 저에게 지금 정말 필요한 것 같습니다. 요새는 정말 바쁘거든요............... 자, 이제 또다시 10년후엔 어떤 감상이 생겨날는지......................... 여러분에게도 그런 돌아봄의 시간이 함께 하시길.................... * bgm - Goo Goo Dolls - Iris (I just want you to know who I am......... 저의 사색의 주제가입니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