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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발간
2005.02.26 04:10

세계의 걸작미스테리3, 한길사

조회 수 2116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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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길사에서 출판한 <세계의 걸작미스테리3>에는 총 9편의 추리 단편이 실려 있다. 작가진은 이름만 들어도 살가운 느낌이 드는 당대의 거장들이다. 기꺼운 마음을 품고 그 속을 한 번 살펴보기로 하자.

첫 번째 타자는 에드 멕베인의 <그녀가 죽을 때 이름은 새디였다>. 1985년 MWA의 거장으로 우뚝 선 에드 멕베인은 '경찰소설'이라는 장르를 처음으로 만든 주인공이다. 이 단편에서는 87분서 시리즈의 주인공인 카렐라형사가 등장하는데, 멕베인 소설의 특징은 어느 특정 인물을 주인공으로 지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체로 카렐라가 주인공인 셈이지만 그의 소설에는 개성넘치는 형사들(클링,메이어,바이언즈등등)이 대거 등장하고(또한 아쉽게 국립묘지에 묻히기도하고) 서로 협력하며 수사한다.

아파트 주방에서 살해당한채 발견된 사라 플레처. 신고현장엔 그녀의 남편인 변호사가 있었다. 변호사 왈 "나는 그녀를 끔찍히 싫어했소." 사건을 수사하던 카렐라는 사라가 다른 이름으로 이중생활을 했음을 밝혀내는데......

성탄절인데 가끔은 아무것도 의미없을 때가 있다는 카렐라의 마지막 대사가 묵직하게 다가온다. 전체적으로 감정을 배제한 담박한 느낌의 경찰 소설.

두 번째 주인공은 대쉴 해미트의 <샘 스페이드 이야기>. 하드보일드의 창시자. 엘러리 퀸은 해미트의 책 서문에 이런 글을 적었다. "해미트는 영국 작가들의 테두리에서 과감히 탈출했다. 그는 무력하고 감상적인 고전적 기법과 결별했다. 그리고 진정한 미국의 탐정을 창조했다. 그는 새로운 추리소설을 창조하지는 않았다. 그것을 풀어나가는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낸 것이다."

"도대체 이게 다 뭔가. 그를 좋아하지 않는 동생이 있는데 얼마전에 출소했고, 또 동생처럼 보이는 남자가 3시 반에 여기를 떠났어. 그리고는 25분 뒤에 그가 협박을 받고 있다고 전화했고 4시 반이 되기 전에 그의 딸이 들어와서 그가 목졸려 죽은 것을 발견했단 말이지? 맞나?"

<피의 수확>에서의 유혈낭자했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지만 그럭저럭 읽을만한 작품. 역시나 깐죽거리는 스페이드의 모습을 다시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다.

세 번째. 래이 브래드버리의 <아! 옛날이여>는 영화 촬영중 독살당한 여배우의 살인 사건을, 그녀의 팬인 영사실 내근경찰이 계속 영화 필름을 돌려가며 보다가 뭔가 부자연스러움을 포착, 살인범을 찾아낸다는 이야기다. 옛말에 모르는 글도 계속 읽다보면 언젠간 깨우치고 된다는 말이 있던데 이 말이 꼭 그 짝이다.

개인적으론 래이 브래드버리의 <화씨451>을 좋아하는데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이 책을 발견하게 되면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네 번째 주인공은 두번 말 하면 입이 피곤해지는 추리계의 여왕 아가사 크리스티의 <기차에서 만난 아가씨>. 빨간책(해문)엔 어느 단편집에 수록되어있는지? 하여튼 옛날에는 기차안에서 청춘남녀의 썸씽이 원만히 이루어진듯 싶다. 존 딕슨 카의 <마녀의 은신처>의 도입부에도 이런 비슷한 설정이 있었지, 아마?

다섯번째 단편은 크리스티의 뒤를 이어 루스 렌델과 더불어 하나의 산맥과 다름 없는 P.D 제임스 여사의 <산타클로스 살인>이다. 과거에 있었던 살인사건을 회고하는 형식의 이 단편은 제임스 여사 특유의 빽빽한 묘사가 대부분이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아서 좋았다.

크리스마스 파티를 즐기기 위해서 숙부의 집에 초대된 사람들. 모두가 잠든 후에 숙부는 직접 산타클로스 복장을 한 후 방마다 선물을 주려고 몰래 돌아다니는데......

여섯번째는 작곡가라는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 에드먼드 크리스핀의 <곱사등이 고양이>다. 크리스핀은 저비스 펜이라는 교수탐정을 창조했는데 저비스 펜은 탐정이라기보다 우연히 사건 현장에 있는 인물이라고 한다. 예전 문고판 자유추리에 저비스 펜이 나오는 <즐거운 살인>이란 작품이 번역 되어 있다.  

<곱사등이 고양이>는 이 단편집중에서도 가장 짧은 단편이지만 재미면에선 어느 단편 못지않다.코핑집안에 초대되었다가 살해현장의 발견자가 된 저비스 펜의 이야기. 과연 곱사등이 고양이와 미신의 상관관계는???

일곱번째는 G.K 체스터튼의 <투명인간>. 고전적 냄새를 물씬 풍기는 이 단편은 마치 초등학생용 수수께끼문제를 건드린 기분이다. 과연 살인범은 어떤식으로 철통같은 수비의 아파트 경비를 뚫고서 미션을 완수했을까?

여덟번째는 귀족 탐정 피터 윔지경으로 많은 인기를 얻은 도로시 세이어즈. 그녀는 1937년 추리소설을 쓰지 않겠다고 발표한 후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젊고 돈이 없던 시절에 나는 피터 윔지경 이야기를 썼다. 이젠 돈도 벌었으니 추리소설을 쓰지 않고, 내가 쓰고 싶었던 것을 쓰기로 했다." 그녀는 이후 번역과 단테 연구에 남은 생을 바쳤다고 한다.

세이어즈의 단편 <퀸즈 스퀘어>는 가장 무도회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다. 앞서 말한 P.D 제임스의 단편과 비슷한
고전적 수법의 단편. 알리바이 깨기를 주목적으로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내가 가장 재미있게 읽은 줄리안 시몬즈의 <맥그리거를 위한 기다림>은 조직의 배신자를 찾는 썩 기발한 설정의 추리소설이다. 켄싱턴 가문의 아기를 납치하기 위해 공원으로 모여든 조직원들. 기회를 포착하자마자 동물 가면을 쓴 채 아기의 유모차를 향해 모두 달려들지만 그 속에 있어야할 아기는 벌써 누군가가 바꿔치기했다. 정보가 누설된 것이다!

마피아 게임을 연상시키는 조직원들간의 공방전이 흥미롭게 진행되는 가운데 밀고자가 밝혀지지만 그 뒤에 반전이 숨어있다. 개인적으론 바람이 있다면 1982 그랜드 마스터가 된 줄리안 시몬즈의 걸출한 작품들이 대거 번역이 되었으면 좋겠다.

  • 나혁진 2005.02.26 06:48
    아주 멋진 작가들의 작품이 들어 있네요. 꼭 구해봐야겠는걸요.
  • Eileen 2005.02.26 07:54
    제가 세계걸작미스테리 중 유일하게 안갖고 있는 3권이군요! 어디서 구하려나..
  • coolcat75 2005.02.26 20:06
    오~~~이거 정말 재밌겠네요...총 3권인가요? 깐죽거리는 스페이드...^^*
  • lisbon 2005.02.26 22:48
    저는 첫번째로 나온 맥베인이 제일 기억에 남네요...
  • trazel 2005.02.28 22:16
    줄리안 사이먼스 소설을 제외하고는 모두 The great detectives 라는 앤솔로지에서 추려낸 단편이군요. 원 앤솔로지에 들어있던 작품들이 다 번역되었으면 좋았을 텐데요
  • trazel 2005.02.28 22:19
    원래 앤솔로지에는 위 단편들 외에도 로스 맥도널드의 '소름', 루스 랜델의 'death notes'의 장편 2편, 이스라엘 쟁윌의 중편 '빅보우 살인'이 포함되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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