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에 소개할 작품은 아와사카 츠마오라는 일본 작가의 "11장의 트럼프"라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일본내에서의 평가에 비해서 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인 것 같습니다. 동경창원사의 본격 미스테리 베스트 100에서 21위를 차지했고, 동서 미스테리 베스트 100에서 16위를 차지한 작품입니다.
아와사카 츠마오는 마술사로도 유명한 특이한 이력을 가진 작가로, 11장의 트럼프는 그의 첫 장편 소설인 만큼 마술사의 세계를 그린 작품입니다. 1976년에 발표된 고전(?)으로서 나름대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작품인 듯 합니다.
간단히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마지키시 시민회관에서 20주년 기념 공연으로 마술 친목 단체인 마지키 클럽의 기념 공연이 열린다. 공연은 그들의 첫 무대인 만큼 크고 작은 사건이 연이어 일어나고, 무대의 피날레를 장식할 마지막 공연에서 등장할 여성 회원이 나타나지 않아 공연은 혼란 속에 끝나고 만다.
하지만, 놀랍게도 사라진 여성 회원은 자신의 집에서 시체로 발견되고, 주위에는 여러개의 소도구들이 망가진채 놓여져 있는데....
이하의 소감은 스포일러 수준은 아니지만 읽는 재미를 반감시킬 가능성이 있으므로, 원하지 않는 사람은 읽지 마시지 바랍니다.
읽은 소감을 한마디로 이야기하면 , 작품의 구성이나 소재는 나름대로 참신하지만, 스릴감이나 박진감이 없어 읽기에 지루한 면이 없지 않아 있는 작품이라는 점입니다.
이야기는 우선 마지키시 시민회관에서 열린 마지키 클럽의 기념 공연을 그리고 있고, 그 다음에 작중작 형식으로 11장의 트럼프라는 단편소설 모음이 실려있으며, 마지막으로 세계 마술사 협회 회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작가가 실제 마술사인 점을 고려하면 마술 공연의 무대 뒤 이야기는 리얼하게 그려져 있고, 세계 마술사 협회 회의도 상세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또한, 전체 스토리와도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지만 일종의 보너스로 볼 수 있는 11개의 마술 트릭을 설명한 작중작인 11장의 트럼프라는 단편 소설 모음집도 하나의 완성된 소설 형식을 띄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참혹한 연쇄 살인 사건과 기상천외한 트릭, 독자를 속이려고 온 힘을 다하는 서술 트릭 등에 비하면, 살인 사건 자체가 너무 점잖은데다가 마술사인 작가가 평소 쓰고 싶었던 것을 너무 많이 쓴 탓에 사건 자체는 의미가 퇴색하여 긴장감이 저하되는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세계 마술서 협회 회의에 대하여 자세히 기술할 때는 "도대체 사건 이야기는 언제 하려고 이렇게 뜸을 들이나? 사람이 죽긴 죽은 거야?" 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결국 이 작품에서 기대해야 하는 것은 박진감 넘치고 요기가 도사리는 살인 사건과 범인을 좇는 탐정의 추리가 아니라, 마술의 무대 뒷 모습과 여러가지 마술적 트릭(11개나 나옵니다. 다만, 카드 맞추기라는 하나의 카테고리이기는 하지만...)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김전일식의 추리에 질려서 고전의 향기를 느끼고 싶거나, 마술을 다룬 특이한 소재의 추리소설을 읽고 싶으신 분은 일독의 가치는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