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에 있어 2004년은 저에게 특별한 한 해였습니다. 그간 소홀했던 추리소설 읽기에 박차를 가했던 해였기 때문입니다.
2005년이 시작된 지도 벌써 8일이 흘렀지만 작년에 읽은 책 목록을 훑어보면서 나름대로의 베스트 10을 선정해보았습니다. 아마 여기 계신 분들은 많이들 읽어 보신 작품들일 겁니다. 이런 글은 연말 즈음에 올리는 것이 모양새가 좋겠지만 올 연말은 정신없이 바빴던 관계로 이제야 올립니다. 모집단을 알려드리고 베스트를 선정하는 것이 보다 의미 있는 일이겠지만, 모집단 목록을 줄줄이 나열하는 것은 읽는 여러분에게나 쓰는 저에게나 상당히 번거로운 일이 될 것이라는 변명을 해보면서 그저 개인적인 베스트만 언급해보겠습니다. (모집단 개수만 말씀드리자면 74권)
평가는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고 제가 올렸던 품평과 중복되는 작품이 꽤 됩니다. 수작이라고 생각했던 작품 위주로 품평을 올리다보니 그런 것 같군요.
리스트는 순위가 아닌 읽은 순서대로 올립니다.
* 화형법정 - 존 딕슨 카
카의 작품은 국내 번역된 작품이 은근히 많은 편인데 그 중에서도 ‘황제의 코담배 케이스’를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꼽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황제의...’도 훌륭한 작품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화형법정’을 더 좋아합니다. 스펀지에 서서히 스며드는 잉크처럼 서서히 스며드는 괴기스러운 분위기가 압권이었고, 추리소설 읽기의 가장 큰 이유라 할 수 있는 ‘궁금증’ 유발 면에 있어 탁월한 작품이었습니다. 과거 께름칙한 역사적 사건을 현재의 사건에 교묘히 접목시켜 음산한 분위기를 만들어낸 면이나 충격적인 결말 부분도 좋았습니다. 상황, 인물, 배경의 이미지가 머릿속에 쉽게 그려지는 군더더기 없는 작품입니다. ‘세개의 관’을 끝으로 카의 작품은 읽지 않고 있습니다만 ‘마녀의 은신처’가 재출간 된다면 득달같이 서점으로 달려갈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 마지막 형사 - 피터 러브시
‘가짜 경감 듀'보다, ’마담 타소가 기다리다 지쳐‘보다 이 작품을 더 좋게 평가하는 이유는 ’감동‘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작품은 주위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사건과 인물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감정이입이 상당히 잘 되는 편이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법정 장면은 법정물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오는 여타 작품들 못지않게 뛰어납니다. 중간 중간 미소 짓게 만드는 러브시의 재치도 좋았고, 속물들과 맞서 싸우는 다이아몬드라는 캐릭터는 본 받고 싶을 정도더군요. 과학적 수사 방식뿐만 아니라 현대 사회의 기회주의적 인간상이나 제도적 불합리함을 조소하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끝까지 지켜낸 경찰로서의 명예나 엄마로서의 지조는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 우드스톡행 마지막 버스 - 콜린 덱스터
작년에 만난 최고의 작가를 꼽으라면 단연 콜린 덱스터를 꼽겠습니다. 덱스터의 모스 경감은 조이스 포터의 도버 경감을 세련되고 우아하게 변모시킨 캐릭터가 아닐까 싶습니다. 추리소설 안에서 쓸 수 있는 유머적인 요소를 정말 맛깔스럽게 그려내고 있는 작가입니다. 작품에 대한 별다른 정보 없이 읽다가 ‘이게 웬 떡이냐’를 연발하며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현대 추리물임에도 고전의 냄새를 맡을 수 있어서 좋았고 모스와 루이스 콤비를 처음 접했던 당시의 흥분은 아주 강하게 남아있습니다. ‘사라진 소녀’는 두 번째로 읽은 작품이다 보니 신선함이 좀 떨어지더군요. ‘옥스퍼드운하 살인사건’은 아직 읽지 못하고 있습니다만 기본적인 재미는 보장할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모쪼록 모스 시리즈는 최대한 많이 출간되길 빕니다.
* 나인 테일러스 - 도로시 세이어스
워낙 오래된 작품이고 문어체 문장이 많은데다가 번역의 질도 좋지 않아서 초반은 쉽게 읽히지 않았던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 복잡하고 조잡한 트릭보다는 구성에 의한 트릭이나 상황 트릭을 좋아하는데 이 작품에서 작가가 독자를 상대로 펼친 상황 트릭은 역사적이라 할 만큼 대단한 것이었죠. 하나의 굵직한 트릭을 뼈대로 영국 시골마을과 전좌명종술에 대한 그들의 장인정신을 세세히 덧붙여 작품의 품격을 높이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고전 중의 고전입니다.
* 위철리 여자 - 로스 맥도널드
‘움직이는 표적’을 읽고 별 호감을 느끼지 못하다가 어느 정도는 의무적으로 읽은 작품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상 밖으로 로스 맥도널드의 진가를 유감없이 느낄 수 있는 작품이더군요. 이 작품을 읽을 당시가 북하우스에서 말로 시리즈를 발간하던 시기였는데 루 아처를 더 좋아하게 만든 작품이 바로 이 ‘위철리 여자’ 이었습니다. 더럽게 얽힌 가정사에 대한 묘사도 훌륭했지만 전체적인 구성이나 숨 막히는 반전과 결말은 거의 완벽에 가까웠습니다. ‘소름’은 수작이었지만 ‘순간의 적’은 범작 수준이더군요. 안타깝게도 ‘마의 풀’과 ‘지하인간’은 아직 읽지 못하고 있습니다.
* 도끼 - 도널드 E. 웨스트레이크
기발한 아이디어로 현대 자본주의를 꼬집은 작품. 시종일관 숨죽이며 주인공의 일탈 행각을 따라가게 됩니다. 많이 웃기도 하지만 왠지 서글퍼지는 작품. 현재 한국의 취업 상황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더욱 공감이 갔습니다. 자칫 흥미를 반감시킬 수 있는 도서물 형식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한 번 손에 쥐면 다 읽을 때까지 놓을 수 없는 작품입니다. decca 님의 ‘찢겨진 사진’과 교환할 수 있는 천금같은 기회를 주기도 했던 아주 고마운 작품이죠.
* 레이디 킬러 - 에드 맥베인
맥베인은 하루 사이(정확히 말하면 12시간)에 일어났던 아주 소박한 사건을 소재로 훌륭한 명작을 만들어 냈습니다. 후덥지근한 이른 아침 남자 꼬마에 의해 인편으로 배달된 살인예고 편지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편지 말고는 아무런 단서도 없는데다가 장난 편지일 가능성이 많아서 형사들은 수사 개시를 주저하게 됩니다. 범행의 결과물이 없는 거의 무의 상태에서 지푸라기 단서라도 찾으려 좌충우돌하는 수사과정이 아주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저는 이 작품에서 ‘경찰 혐오자’에서의 더위보다 더욱 살인적인 더위를 맛보았습니다. 살인적인 더위 속에서 펼쳐지는 ‘편지 발송자 찾기 작업’은 87분서 형사들의 체면을 말이 아니게 구겨놓게되죠. 맥베인 작품 중 가장 유쾌한 작품이었습니다.
* 시계관의 살인사건 - 아야츠지 유키토
구성트릭의 본보기라 할만한 역작입니다. 배경과 소품들은 헐리우드 호러 영화를 연상시키기도 하죠. 어렵게 구해서 읽은 만큼 본전 이상을 확실히 뽑아주더군요. 오락적인 면에서의 추리소설에 어느 작품보다도 충실한 장인정신이 느껴지는 작품이었습니다.
* 이와 손톱 - 윌리엄 S. 벨린저
이 작품 또한 한 번 손에 쥐면 내려놓기 어려운 page turner입니다. 최근 감상을 올린 관계로 코멘트는 줄이겠습니다. 동서에서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자유추리사 판을 발견한다면 즉시 구입하시길.
* 내가 죽인 소녀 - 하라 료
2004년의 대미를 장식했던 작품입니다. 표지는 싸구려지만 내용은 어떤 작품보다도 좋았던 흑 속의 진주 같은 작품이었습니다. 미국식 하드보일드가 다소 취약하게 다루고 있는 반전의 묘미를 극대화시킨 일본식 정통 하드보일드라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하라 료는 그 쪽 나라에선 상당히 인정받은 작가인가 봅니다. 몇 작품 쓰지 않았는데도 비중 있는 작가의 반열에 올라가 있습니다. 그의 ‘안녕, 긴 잠이여’가 번역되길 빌어마지 않습니다. 물론 ‘내가 죽인 소녀’도 다시 출간되어야 합니다. 구린 표지로 출간되었다가 소리 없이 절판될 만한 작품이 결코 아니기 때문이죠. (추천해주신 carella 님 감사합니다.)
이상 10작품을 꾸역꾸역 선정해보았습니다만 그 외에도 재미있게 읽은 작품들이 많습니다.
테이의 <시간의 딸>, 케멀먼의 <금요일 랍비는 늦잠을 잤다>, 렌들의 <유니스의 비밀>, 아시모프의 <강철도시>, 블레이크의 <야수는 죽어야 한다>, 로잔의 <윈터 앤 나이트>, 가오루의 <마크스의 산>, 챈들러의 <하이 윈도>, 스타크의 <인간사냥>, 유키토의 <흑묘관의 살인사건>, 맥베인의 <찢겨진 사진>, <살인자의 선택>, 월터스의 <폭스 이블>, 퀸의 <열흘간의 불가사의> 등등.
바쁜 부서에 속하게 된 2005년에는 아무래도 작년만큼은 읽지 못할 것 같군요. 요새 하우미에서 국내 미번역된 일본 작품들을 많이 소개시켜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모스 경감 시리즈도 전권이 번역되었으면 좋겠고 일본 통 분들이 소개하시는 작품도 많이 번역 출간되는 2005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05년이 시작된 지도 벌써 8일이 흘렀지만 작년에 읽은 책 목록을 훑어보면서 나름대로의 베스트 10을 선정해보았습니다. 아마 여기 계신 분들은 많이들 읽어 보신 작품들일 겁니다. 이런 글은 연말 즈음에 올리는 것이 모양새가 좋겠지만 올 연말은 정신없이 바빴던 관계로 이제야 올립니다. 모집단을 알려드리고 베스트를 선정하는 것이 보다 의미 있는 일이겠지만, 모집단 목록을 줄줄이 나열하는 것은 읽는 여러분에게나 쓰는 저에게나 상당히 번거로운 일이 될 것이라는 변명을 해보면서 그저 개인적인 베스트만 언급해보겠습니다. (모집단 개수만 말씀드리자면 74권)
평가는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고 제가 올렸던 품평과 중복되는 작품이 꽤 됩니다. 수작이라고 생각했던 작품 위주로 품평을 올리다보니 그런 것 같군요.
리스트는 순위가 아닌 읽은 순서대로 올립니다.
* 화형법정 - 존 딕슨 카
카의 작품은 국내 번역된 작품이 은근히 많은 편인데 그 중에서도 ‘황제의 코담배 케이스’를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꼽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황제의...’도 훌륭한 작품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화형법정’을 더 좋아합니다. 스펀지에 서서히 스며드는 잉크처럼 서서히 스며드는 괴기스러운 분위기가 압권이었고, 추리소설 읽기의 가장 큰 이유라 할 수 있는 ‘궁금증’ 유발 면에 있어 탁월한 작품이었습니다. 과거 께름칙한 역사적 사건을 현재의 사건에 교묘히 접목시켜 음산한 분위기를 만들어낸 면이나 충격적인 결말 부분도 좋았습니다. 상황, 인물, 배경의 이미지가 머릿속에 쉽게 그려지는 군더더기 없는 작품입니다. ‘세개의 관’을 끝으로 카의 작품은 읽지 않고 있습니다만 ‘마녀의 은신처’가 재출간 된다면 득달같이 서점으로 달려갈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 마지막 형사 - 피터 러브시
‘가짜 경감 듀'보다, ’마담 타소가 기다리다 지쳐‘보다 이 작품을 더 좋게 평가하는 이유는 ’감동‘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작품은 주위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사건과 인물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감정이입이 상당히 잘 되는 편이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법정 장면은 법정물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오는 여타 작품들 못지않게 뛰어납니다. 중간 중간 미소 짓게 만드는 러브시의 재치도 좋았고, 속물들과 맞서 싸우는 다이아몬드라는 캐릭터는 본 받고 싶을 정도더군요. 과학적 수사 방식뿐만 아니라 현대 사회의 기회주의적 인간상이나 제도적 불합리함을 조소하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끝까지 지켜낸 경찰로서의 명예나 엄마로서의 지조는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 우드스톡행 마지막 버스 - 콜린 덱스터
작년에 만난 최고의 작가를 꼽으라면 단연 콜린 덱스터를 꼽겠습니다. 덱스터의 모스 경감은 조이스 포터의 도버 경감을 세련되고 우아하게 변모시킨 캐릭터가 아닐까 싶습니다. 추리소설 안에서 쓸 수 있는 유머적인 요소를 정말 맛깔스럽게 그려내고 있는 작가입니다. 작품에 대한 별다른 정보 없이 읽다가 ‘이게 웬 떡이냐’를 연발하며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현대 추리물임에도 고전의 냄새를 맡을 수 있어서 좋았고 모스와 루이스 콤비를 처음 접했던 당시의 흥분은 아주 강하게 남아있습니다. ‘사라진 소녀’는 두 번째로 읽은 작품이다 보니 신선함이 좀 떨어지더군요. ‘옥스퍼드운하 살인사건’은 아직 읽지 못하고 있습니다만 기본적인 재미는 보장할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모쪼록 모스 시리즈는 최대한 많이 출간되길 빕니다.
* 나인 테일러스 - 도로시 세이어스
워낙 오래된 작품이고 문어체 문장이 많은데다가 번역의 질도 좋지 않아서 초반은 쉽게 읽히지 않았던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 복잡하고 조잡한 트릭보다는 구성에 의한 트릭이나 상황 트릭을 좋아하는데 이 작품에서 작가가 독자를 상대로 펼친 상황 트릭은 역사적이라 할 만큼 대단한 것이었죠. 하나의 굵직한 트릭을 뼈대로 영국 시골마을과 전좌명종술에 대한 그들의 장인정신을 세세히 덧붙여 작품의 품격을 높이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고전 중의 고전입니다.
* 위철리 여자 - 로스 맥도널드
‘움직이는 표적’을 읽고 별 호감을 느끼지 못하다가 어느 정도는 의무적으로 읽은 작품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상 밖으로 로스 맥도널드의 진가를 유감없이 느낄 수 있는 작품이더군요. 이 작품을 읽을 당시가 북하우스에서 말로 시리즈를 발간하던 시기였는데 루 아처를 더 좋아하게 만든 작품이 바로 이 ‘위철리 여자’ 이었습니다. 더럽게 얽힌 가정사에 대한 묘사도 훌륭했지만 전체적인 구성이나 숨 막히는 반전과 결말은 거의 완벽에 가까웠습니다. ‘소름’은 수작이었지만 ‘순간의 적’은 범작 수준이더군요. 안타깝게도 ‘마의 풀’과 ‘지하인간’은 아직 읽지 못하고 있습니다.
* 도끼 - 도널드 E. 웨스트레이크
기발한 아이디어로 현대 자본주의를 꼬집은 작품. 시종일관 숨죽이며 주인공의 일탈 행각을 따라가게 됩니다. 많이 웃기도 하지만 왠지 서글퍼지는 작품. 현재 한국의 취업 상황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더욱 공감이 갔습니다. 자칫 흥미를 반감시킬 수 있는 도서물 형식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한 번 손에 쥐면 다 읽을 때까지 놓을 수 없는 작품입니다. decca 님의 ‘찢겨진 사진’과 교환할 수 있는 천금같은 기회를 주기도 했던 아주 고마운 작품이죠.
* 레이디 킬러 - 에드 맥베인
맥베인은 하루 사이(정확히 말하면 12시간)에 일어났던 아주 소박한 사건을 소재로 훌륭한 명작을 만들어 냈습니다. 후덥지근한 이른 아침 남자 꼬마에 의해 인편으로 배달된 살인예고 편지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편지 말고는 아무런 단서도 없는데다가 장난 편지일 가능성이 많아서 형사들은 수사 개시를 주저하게 됩니다. 범행의 결과물이 없는 거의 무의 상태에서 지푸라기 단서라도 찾으려 좌충우돌하는 수사과정이 아주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저는 이 작품에서 ‘경찰 혐오자’에서의 더위보다 더욱 살인적인 더위를 맛보았습니다. 살인적인 더위 속에서 펼쳐지는 ‘편지 발송자 찾기 작업’은 87분서 형사들의 체면을 말이 아니게 구겨놓게되죠. 맥베인 작품 중 가장 유쾌한 작품이었습니다.
* 시계관의 살인사건 - 아야츠지 유키토
구성트릭의 본보기라 할만한 역작입니다. 배경과 소품들은 헐리우드 호러 영화를 연상시키기도 하죠. 어렵게 구해서 읽은 만큼 본전 이상을 확실히 뽑아주더군요. 오락적인 면에서의 추리소설에 어느 작품보다도 충실한 장인정신이 느껴지는 작품이었습니다.
* 이와 손톱 - 윌리엄 S. 벨린저
이 작품 또한 한 번 손에 쥐면 내려놓기 어려운 page turner입니다. 최근 감상을 올린 관계로 코멘트는 줄이겠습니다. 동서에서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자유추리사 판을 발견한다면 즉시 구입하시길.
* 내가 죽인 소녀 - 하라 료
2004년의 대미를 장식했던 작품입니다. 표지는 싸구려지만 내용은 어떤 작품보다도 좋았던 흑 속의 진주 같은 작품이었습니다. 미국식 하드보일드가 다소 취약하게 다루고 있는 반전의 묘미를 극대화시킨 일본식 정통 하드보일드라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하라 료는 그 쪽 나라에선 상당히 인정받은 작가인가 봅니다. 몇 작품 쓰지 않았는데도 비중 있는 작가의 반열에 올라가 있습니다. 그의 ‘안녕, 긴 잠이여’가 번역되길 빌어마지 않습니다. 물론 ‘내가 죽인 소녀’도 다시 출간되어야 합니다. 구린 표지로 출간되었다가 소리 없이 절판될 만한 작품이 결코 아니기 때문이죠. (추천해주신 carella 님 감사합니다.)
이상 10작품을 꾸역꾸역 선정해보았습니다만 그 외에도 재미있게 읽은 작품들이 많습니다.
테이의 <시간의 딸>, 케멀먼의 <금요일 랍비는 늦잠을 잤다>, 렌들의 <유니스의 비밀>, 아시모프의 <강철도시>, 블레이크의 <야수는 죽어야 한다>, 로잔의 <윈터 앤 나이트>, 가오루의 <마크스의 산>, 챈들러의 <하이 윈도>, 스타크의 <인간사냥>, 유키토의 <흑묘관의 살인사건>, 맥베인의 <찢겨진 사진>, <살인자의 선택>, 월터스의 <폭스 이블>, 퀸의 <열흘간의 불가사의> 등등.
바쁜 부서에 속하게 된 2005년에는 아무래도 작년만큼은 읽지 못할 것 같군요. 요새 하우미에서 국내 미번역된 일본 작품들을 많이 소개시켜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모스 경감 시리즈도 전권이 번역되었으면 좋겠고 일본 통 분들이 소개하시는 작품도 많이 번역 출간되는 2005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