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머리에 출판사 사장이 주인공에게 이 소설을 쓰라고 권유하는 재미있는 내용이 나온다.
"일본인은 이성이 결여되어 있음.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이 부족함. 그래서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소설이 필요하므로 추리소설 특히 본격물을 써 보게나."
이것이 맞는 논리인가? 를 떠나서 내용이 만만치 않겠구나 싶었다. 사실 처음 책소개를 보았을 때 든 생각은 단순했다. 탐정 유리 린타로가 긴다이치 고스케의 조상님이라면 범인 잡기 전에 사람을 너무 많이 죽이지나 말았으면 하는....ㅎㅎㅎ
도쿄에서 오페라 공연을 마치고 선발대로 오사카로 이동한 주인공 <나비 부인>역의 하라 사쿠라는 호텔 체크인 후 행방이 묘연해진다. 이후 그녀는 오사카 공연날 리허설 무대에서 콘트라베이스 케이스 속 시체로 발견된다.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경찰과 탐정 유리 린타로, 조수이자 기자인 미쓰기군은 도쿄와 오사카를 동분서주한다. 하라 사쿠라 또는 콘트라베이스 케이스 또는 관련자들의 알리바이를 쫓아서. 과연 사건은 도쿄에서 일어난 것인가. 오사카에서 일어난 것인가.19일인가. 20일인가. 찍지말고 논리적으로 생각해 보자.ㅎㅎㅎ
게다가 수사를 힘들게 하는 요인이 있었으니 등장인물들이 모두 배우라서 그런지 각자의 말못할 사정에 따라 아주 열심히 연기를 한다. 몇 번 발각이 되니 나중에는 눈물어린 고백도, 한숨 섞인 자조도 모두 연기 같다. 드디어 두번째 살인이 일어나는데 아주 불가사의하다. 이제 또 몇 명이 더 희생되려나 했는데 웬일로 사건은 급물살을 타고 유리 린타로는 전원을 소집, 멋지게 범인을 검거한다. 아....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모르겠다. 범인이 지치지않는 괴력(특히 팔의 힘)을 가진 슈퍼맨이고 아무도 못 알아보는 투명인간이며 심지어 모든 택시(?)를 원하는대로 이동시키는 염력도 가진 것 같다. 논리도 논리지만 그런 초인간적인 힘을 가졌다면, 그런 약해빠진 불쌍한 여자는 그냥 놓아두고 한 번뿐인 인생 자기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살아보겠다. 그러니까 와이더닛도 잘 이해가 안 된다는 말이다.
소설 시작 전에 인권 보호의 견지에서 부당한 내용, 표현 등에 대한 안내가 나와있는데 역시나 읽으면서 꽤 불편했다. 특히 나비 부인 뒤에 실린 두 편의 단편이 더 그러했다. 그러고보면 지금의 세상은 어쨋든 진보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계획범죄가 사회 질서의 안정화를 보여주는 것이란 린타로 선생의 이상한 진보론의 진보가 아닌. 그것은 그 시대가 얼마나 야만적이었음을 보여주는 것일뿐.) 적어도 무엇이 옳은 것인지 대다수의 사람들이 알고 그길을 따라 묵묵히 살아가고 있음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는 점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