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표지의 그림이 귀엽다. 사람들이 이집트 벽화처럼 일렬로 서 있다. 그 중 요리사는 뒤집개(?)를, 남자는 열쇠를, 여자는 빈 손, 그리고 모자 쓴 빈 손의 또다른 남자 한 명. 일단 '요리사'와 '열쇠'를 기억한다.ㅋㅋ
책을 펼친다. 내가 무척 좋아하는 약도와 저택 단면도가 나온다. 작가가 친절 점수를 얻는다. 그런데 밑에 깨알같은 글씨의 일러두기가 있다.
'(어쩌고저쩌고)....멀미와 방심, 뒤통수를 조심하세요!' ㅎㅎ
멀미약 대신 마음을 단단히 먹고 출발한다. 이야기는 탐정 김재건과 조수 박마곤의 시점으로 왔다갔다 한다. 오잉? 생각보다 조수가 조수 같지 않고 무척 중요하군. 심지어 진짜 초능력자라니. 하나의 시간 순서로 흐르는 것이 아니라 두 사람의 모든 시간대를 다 보여줘야 하니까 과거 현재 과거 현재로 왔다갔다 한다. 이 정도 멀미는 괜찮다. 그런데 뭔가 시간대가 이상하다. 예를 들어 회장님은 집사와 함께 방에서 5시~5시반쯤 나갔는데 연회장에 들어가는 것은 6시 반이다. 아무리 따져도 사이 시간이 빈다. 그 동안 회장님은 어디서 뭘 했을까? 이것이 중요한 사실일까? 뭔가 작가가 다 얘기해주지 않는 것 같다. 일부러 그러는걸까? 당연하겠지?
이런 생각을 하는데 연회장에서 <초능력 증명 대회>라는 것을 한다. 매우 정신 없고 기가 막히고 산만하다. 그 중 가장 산만한 건 탐정인데 '순결한' 이란 표현은 알고보니 그의 뇌를 말하는 것이었다. 사기꾼 같은 초능력자들 속에서 자신이야말로 진짜 초능력을 가졌다고 큰소리친다. 믿어야하나 싶은 와중에 드디어 첫번째 피해자 발생! 모인 이들의 알리바이 검증이 그럭저럭 넘어간다. 그런데 이어서 발생한 두번째 피해자가 바로바로바로 회장님이다. 와우 우리의 수상한 회장님이 죽어버리다니...이야기는 오락가락하는 진짜 태풍과 함께 드디어 221쪽에서 뒤통수를 때린다. 아주 쎄게!!!
이제 탐정과 조수 시점이라는 이야기의 이분할에서 한가지가 더 이분할 된다. 나에게는 진정한 멀미가 시작된다! 그러면 뒤통수, 멀미에 이어 반전이 남았다. 그리고 그 반전은 범인은 누구인가 보다 회장님은 왜 초능력 증명 대회를 열었는가 그리고 누가 진짜 초능력자인가 가 되겠다. 그래도 나는 범인찾기가 더 중요하다면, 그럭저럭 넘어간 알리바이 검증을 주목하라고 말하고 싶다. 아무리 복잡, 산만, 혼란스런 사건들 속에서도 가장 중요한 건 '기본'이 아니겠는가. 추리소설의 기본은 알리바이!
그래서 나는 아직도 덜 된 기본기를 닦기 위해 다른 소설로 떠나고자 한다. 또한 김재건 탐정의 다음 이야기가 나온다면 꼭 읽어 볼 것이다. 왜냐하면 그와 그의 조수가 초능력을 펼치며 살아가는 세계가 정말 궁금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