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2년 전쟁통에 차혁주 중위는 동부전선 포화 속에 있다. 윤상사는 차중위에게 무모한 돌격 명령에 불복종할 것을 종용한다. 부하의 말대로 하다 총살 위기에 처하지만 진짜 기사회생으로 모면하는데......어라? 윤상사는 손을 흔들며 떠난다(?). 왜냐하면 윤상사는 유령이기 때문이다. 음.......제목이 유령 전쟁이긴 한데, 진짜 유령이 나오네. 전쟁터인데 산 사람보다 더 많을텐데. 유령을 보는 능력을 가진 주인공 차중위는 어찌 사나. 그런데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뭔가 억울해서 꼭 할 말이 있는 유령만 보이나 보다. 그런데 전쟁터에서 죽은 사람 중 억울하지 않은 사람이 있나???
운좋게 지리산자락 운해읍으로 발령이 난 차중위, 도착하자마자 어린이 연쇄 살인의 피해 유령들을 본다. 너무 어려서 그런가 말을 못하고 슬프게 응시하기만 한다. 답답한 어린이 유령들과 함께 이야기 전개도 답답해지기 시작한다. 사실 이곳은 이곳대로 빨치산과 전쟁 중이니 어린이 몇 죽어나가는 것이 눈에 들어올 리 없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전쟁이란 혼란 속에서 지주, 경찰 같은 돈과 권력을 가진 자들이 자기들 맘대로 무법천지를 만들어 민간인을 괴롭히는 모습이 제일 갑갑했다. 그속에서 연쇄살인마를 잡겠다고 애쓰는 차중위의 모습은 내가 봐도 이질적이었으니...... 그저 다치지 말고, 개죽음 당하지 말고, 복지부동하기를 바랬지만, 주인공이니까 어쩔 수 없겠구나.
사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런 짓을 저지를 수 있는 사람은 정해져 있다. 범인이 누구인지보다 그 사실과 함께 드러날 진실이 무섭고 끔찍한 것이다. 차중위도 그것을 알고 있으니 첩첩산중 암중모색 소리없는 아우성일 수밖에......아.........갑갑한 고구마여........ 그래서 이야기는 마지막 40쪽을 남겨놓을 때까지 계속 고구마를 삼킨다. 그러다 아주 통쾌하고 멋지게 해결되는데 사실 이런 식의 사적 복수를 겸하는 결말은 흔하다. 비슷한 작품들이 눈앞에 지나간다. 그래도 막판 차중위가 유령(?)에게 습격당하는 장면만큼은 가상과 현실이 잘 버무려진 것 같아서 매우 인상 깊었다.
그렇다. 이런 결말이 아니라면 그 무법천지에 살아남을 사람 하나 없을 것이다. 운해읍뿐만 아니라 이 땅의 모든 죄없는 민초들이야말로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하니까. 살아남는 것이 이기는 것이니까. 차중위도 마찬가지다. 그는 그의 방법으로 최선을 다했다. 다행이다. 살아남아줘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