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언뜻 영매 탐정 조즈카가 생각이 났다. 탐정 능력의 특수 설정이라는 면에서. 그런데 읽으면서 작가가 추구하는 것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의 탐정 미야는 한마디로 본격적(?)으로 특수하다. 무려 소리에서 색깔을 본다. 살의를 가진 자의 목소리에서는 피처럼 붉은 색이 넘쳐 흐르고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은 선명한 파랑색의 소리로 주변을 물들인다. 우와......학창시절 근대시에서 배운 바로 그 낱말, '공감각'이다, 근데 진짜다!
그러면 이 특별한 능력으로 여차저차 범인을 잡는 이야기일까? 그것은 아니다. 범인을 지목하는 것은 쉽다. 그러나 공감각은 증거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하우더닛을 밝히기 위한 보완수사의 고군분투와 애환을 그린 이야기일까? 그것도 아니다. 놀랍게도 이 이야기는 와이더닛 미스터리의 새 지평이라고 한다. 이 책에서 나오는 '왜'는 바로 이것이다.
'범인은 왜 굳이 시신을 불태우는가'........왜 힘들게 불태우고, 왜 힘들게 그런 곳에 유기하고, 왜 피해자들은 공통점이 없고, 왜 탐정 미야는 스스로 순순히 그렇게 위험에 빠져버리는가.
이 책만큼 스포가 절대악(!)인 책도 없는 것 같다. 그만큼 감상 쓰기도 힘들다. 빙빙 돌려 표현하자면, '탐정이 특수하니 트릭도 특수하고 그 트릭의 특수함을 탐정이 다시 뛰어넘는다' 라고 할 수 있겠다. 뭔 말인지......쩝......어쨋든 참으로 놀랍고 끔찍하고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은 진상, 아니 참상이다.
이제 일본 소설의 트릭은 도대체 어디까지 가게 될지 궁금해진다. 또한 나는 이런 설정을 어디까지 감당할 수 있을까................. 솔직히 다 읽은 지금 많이 피로하다.
마지막에 홀로 떠나는 미야라서 다행이었다. '공감각의 소리' 라는 운명의 감옥에 갇혀 있더라도 그녀만의 평화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진정으로 아름다운 밤을 찾을 수 있기를. 더러운 세상 뒤돌아보지 말고. 앞으로 영영 돌아오지 않더라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