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가 형사의 매력에 빠져 고른 책이다. 단편집이어서 부담도 없을 것 같고.... 결론은 행운의 선택이었다.
모든 이야기에서 가가 형사의 진면목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었다. 먼저 범죄 상황을 가만히 바라보고 관련자의 첫 진술을 천천히 생각해 본다. 그리고 조금의 틈이나 조금의 어색함을 파고 들어 질문한다. 대답을 듣고 일단 물러났다가 보완 수사를 하고 나서 다시 찾아가 같은 질문을 한다. 때로는 수사 상황을 얘기해주기도 하고 자신의 의심을 논리적으로 설명해주기도 한다. 이렇게 여러 방향으로 용의자를 압박한다. 숨막히게 멋지다!
단편집이다 보니 등장 인물이 많지 않고 그래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인물이......바로 범인이었다! 첫번째 작품인 <거짓말, 딱 한 개만 더>에서는 가가 형사가 용의자의 단단한 알리바이를 깨기 위해 거짓말을 유도하는 모습이 일품이었다. 다음 작품 <차가운 작열>과 <두 번째 꿈>은 모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비겁한 변명을 하는 범죄자를 다루었다. 전자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인간을 심판했다는 변명이고(그런데 나라도 그랬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후자는 나는 **니까 그럴 수 밖에 없었다는 변명이었다. 변명의 범죄라......참으로 안타깝다. 죄를 지은 사람만 법의 심판에 맡겨야 하는데 자신의 인생까지 함께 망쳐버리다니.....참으로 안타깝다.
<어그러진 계산>에서는 가가 형사가 보기 드물게 놀라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그도 허를 찔릴 수 있구나ㅎㅎㅎ 마지막 <친구의 조언>에서는 형사가 아닌 친구의 입장으로 수사를 한다. 그리고 마지막 처분을 친구에게 맡기는데 형사의 친구답게 그는 아주 멋진 거짓말로 현명하게 처신한다. 수사 기계 가가 형사의 나름 인간적인 모습이었다고 생각되어서 좋았다.
그리고.....가가 형사의 또 어떤 작품을 읽으면 좋을까? 딱 이정도가 좋을 것 같기는 한데...
어떨까나?
ps. 점점 읽을만한(=구미가 당기는) 추리소설이 없어지고 있다. 나만의 생각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