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자은의 두번째 이야기!
왕에게서 능력을 인정받고 자신의 매가 되어 달라고 매가 그려진 칼을 하사받은 설자은. 이제 그 칼을 휘둘러 악을 소탕해나가기 시작한다. 그런데 왕은 마지막에 굳이굳이 설자은이 직접 죄인들을 베어 죽이게 한다. 손과 옷이 피로 물드는 자은이ㅠㅠ 죽어 마땅한 자들이지만 그런 장면들은 끔찍하고 신라가 원시시대 같이 느껴진다. 그런 방법을 써야 사람을 크게 쓰는 것이 되는지, 왕은 설자은이 여자라는 것을 알아서 그러는건지.....
사건은 세 개가 나온다. 금성 여기저기에 일어나는 방화사건, 설자은 납치 미수 사건, 신라식 부녀자 겁탈 사건이다. 설자은은 1권보다 더 정연한 추리와 더 당당한 자신감과 배포로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특히 주변 사람들을 진심으로 대하고 잘 거느려서 관계가 돈독해지고 조력자가 늘어나는 모습이 좋았다. 두번째 사건의 결과로 오빠의 옛 연인인 산아에게 자신의 정체를 고백하며 흘리는 눈물은 가슴 아팠지만, 영민하고 당찬 산아는 사정을 이해해주고 자은의 친구가 된다. 산아의 앞으로의 조력이 기대되고 집안 살림 야무지게 잘하는 동생 도은의 번쩍이는 통찰력도 기대된다. 이쯤되면 자은과 함께 하는 모든 사람들의 성장 소설이라 해야 하나?
사건들의 장소가 금성 밖으로 나아가 신라 전역에 이르는 것도 재미있다. 삼한일통을 이루고 아울러야 하는 것이 영토만이 아님을 보여주는 사건들. 이런 식이면 앞으로 무궁무진한 사건들이 펼쳐질 것 같다. 신라 안에는 신라인외에도 말갈족, 가야인, 백제인, (고)구려인이 있는데 스스로 정착한 유민도 있고 강제로 복속된 사람들도 있다. 고향을 잃은 설움과 견뎌야 하는 불평등과 차별이 참 많을 것이다. 한편 신라인들은 그들대로 신분에 따라 기득권을 빼앗길까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즐비하다. 첫번째와 세번째 사건 모두 그 기득권자들의 오만과 횡포에 관한 것이었으니 이것으로 작가의 주제의식을 알 수 있다고 본다.
자은이 죄를 저지른 신라인들을 처벌하는데 있어 거리낌없이 높은 골품부터 열넷을 선택하는 장면이 인상깊었다. 지배층이 올바로 이끌지 못한 죄를 더 중히 묻고 그 어떤 목숨도 같은 무게임을 왕 앞에 당당히 말하는 모습. 흔쾌히 인정하되 직접 칼로 처단케 하는 잔인하고 계산적인 왕. 사실 왕이 처리해야 할 일들을 자은이 대신 하여 자은의 적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런 나쁜..........
다음 권의 제목은 <설자은, 호랑이 등에 올라 타다>이다. 호랑이? 진짜 호랑이일까? 비유일까? 앞으로 자은이 겪게 될 더 중차대한 사건들의 무게감을 이겨내고 어떤 용기와 지혜를 보여줄지, 어떤 조력자가 나타나고 어떤 공조와 협동단결이 웃기고 가슴 따뜻하게 해줄지 궁금하다. 자은이형, 그때까지 밥 좀 많이 먹으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