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기타 시리즈!! 캐릭터의 힘을 제대로 보여주는 미미여사의 에도시대물이다. 미시마야 주머니가게와 붉은술 문고가게 중 어느 쪽을 선택하겠느냐고 하면, 캐릭터만 보면 역시 문고가게와 조메이탕과 도미칸 나가야의 승이다.
먼저 동네 쓰레기를 모아 조메이탕 가마불을 지피고 살지만 엄청난 무술과 지략을 숨기고 사는 우리의 주인공 기타이치의 친구 기타지. 1년도 더 된 새카만 곰팡이 핀 모치를 먹으라고 나누어주는 따뜻한(?) 조메이탕 노인들. 철도 아닌 복어를 먹고 급사했지만 기타이치의 정신적 지주로서 산 사람보다 이름이 더 많이 나오는 센키치 대장. 초능력적인 청각과 후각을 가진 후유키초 마님. 자신보다 더 살뜰히 앞 못 보는 마님의 수족이 되어 챙기는 오미쓰. 세상이치에 밝고 세입자들의 일에 발벗고 나서는 나가야 관리인 도미칸. 술주정뱅이 행상 도라조영감과 속 깊은 아들 다이치와 없는 살림에도 기타이치를 먹이려 애쓰고 다치면 돌봐주는 오히데와 오킨, 어린 오카요, 노점상 다쓰키치 같은 도미칸 나가야 식구들. 사무라이이지만 사무라이 일 외에 모든 일에 심하게 적극적인 느티나무집 오우미 신베에. 손은 좀 떨지만 붉은 술 문고를 정성으로 만드는 스에조 영감. 동네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은근 먹을 복 많은 습자소 선생 부베 곤자에몬. 첫번째 이야기 <통수치기>의 악역 만사쿠와 오타마 부부. 그리고 구박받는 어린 기타이치에게 몰래 몰래 먹을 것을 챙겨주던 착한 식모 오소메. 오소메의 유일한 친구로 끝까지 그녀를 믿고 거두는 조림가게 오나카. 그리고 늘 적재적시에 나타나 도움을 주는 용맹한 닌자 개 흰둥이와 얼룩이까지. 이런 역대급 캐릭터들을 본 적이 있는가.
두번째 이야기 <귀신 저택>은 기타이치가 동업하고 싶어하는 대본소 주인이자 마당발 소식통 지헤에의 이야기이다. 그의 부인은 28년전 실종되고 변사체로 발견되었는데 아직 미제로 남아있었다. 기타이치는 정식 오캇피키의 길을 향한 첫걸음으로 이 사건을 해결해 보려 한다. 앞 이야기보다 무섭고 끔찍한 소재인데도 재미와 박력은 좀 떨어지는데 그 까닭은 용감하게 뚜껑을 열었더니 뱀처럼 저절로 풀려나와 연기처럼 날아가버리는 전개이기 때문이다. 똑똑한 캐릭터가 너무 많이 등장해서 기타이치를 도와주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랄 수 있겠다.
그래도 앞으로 이 시리즈가 더더 기대되는 것도 그 캐릭터들 때문이다. 먼저 과거의 비밀이 양파 껍질처럼 서서히 벗겨지고 있는 기타지가 있다. 그의 인생에 얽힌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있을 것 같다. 아무래도 기타기타 시리즈이니까!! 또 남장 여자로 사는 느티나무집의 아름다운 작은 나리의 얘기도 매우 궁금하다. 사실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이 비밀 하나씩은 가지고 있을 것만 같다. 하지만 어떤 일이 벌어져도 혼조 에코인 뒷골목의 공정한 오캇피키 마사고로 대장과 노련한 검시관 구리야마 나리와 열정적인 사와이 신임 나리는 기타이치를 믿고 밀어주는 따뜻한 조력자가 되어 줄 것이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 기타이치가 이제 겨우 열일곱이다! 앞으로 무궁무진하지 않겠는가? (아무쪼록 미미여사의 건강만 바랄 뿐이다.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