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건에 다른 시각을 다룬 두 권의 책. 어떻게 이런 신박한 생각을? 하며 신나게 책을 집어 들었다. 심지어 무대가 아기자기 오밀조밀한 작은 마을이다. 그곳은 바로 꽤 영험하다는 인도(?)의 신을 모시는 긴나미절 옆쪽 긴나미 언덕의 상점가. 주인공은 닭꼬치구잇집 구시마사의 둘째 딸 쓰쿠네, 이름하여 닭경단 양이다.ㅎㅎㅎ 초5 여동생 모모와 20대인 큰딸 사사미 모두 닭고기 부위 이름이다. 아무리 자신의 일에 자부심이 있어도 그렇지 아이들 이름을 음식 이름으로 짓다니....흠........이런 무대 이런 캐릭터라면 안 읽을 수가 없지 않은가.......
첫번째 사건은 된장, 간장을 파는 하카다마 상점을 들이받고 운전자가 닭꼬치에 목이 찔려 죽은 사건. 끔찍한 일이지만 너무 어이 없고 웃프다. 사사미의 엉뚱한 상상과 막내의 냉철한 분석, 그리고 유레카!를 담당하는 쓰쿠네의 활약으로 사건의 진상이 밝혀진다. 그러나 이것은 빙산의 일부분이다. 왜 하필 닭꼬치인가, 누가 뒤에서 사주했는가 등등은 아마도 <형제편>에서 나올 것 같다. 그러니까 사건의 소소한 추리는 자매편에서, 전체의 그림은 형제편에서 나오지 않을까 싶다. 이거슨 바로바로 나으 추리!!!!아니면 말고ㅋㅋ
하카마다 상점 말고도 사랑스런 가게들이 많다. 손님이 없어 늘 신제품 개발만 하고 있는 '후지사키 라면', 젊은 언니가 가업을 이어받아 고군분투하는 '모토요시 서점', 아시안 카페 '다 코코넛', 축산물 도매상 '미트 나카무라' 등등 그런데 이 곳들이 대부분 범죄의 장소들이라면? 참 다사다난하고 흥미진진한 마을이다. 비슷한 곳이 생각나지 않는가? 바로바로 <빌라 매그놀리아>와 <헌책방 어제일리어>로 이어지는 낭만적인 바닷가 마을 하자키 시리즈이다. 긴나미 상점가도 하자키에 절대 밀리지 않는 포쓰라 대만족이다.
이제 <형제편>에서 궁금한 건 크게 두 가지다. 모든 사건의 배후인듯한 외국인 범죄 조직의 정체와 가미야마 아줌마의 정체다. 범죄조직은 잘 생긴 네 명의 형제들이 정리해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지만, 모든 사건에서 어김없이 기필코 우연히(?) 등장하는 엄마 친구이자 앙숙이며 동네 마당발, 오지라퍼인 보석상 주얼리 가미야마 아줌마는? 선한 쪽이라고 하기에는 비밀이 너무 많고 악한 쪽이라고 하기에는 엄마 친구다ㅋㅋㅋ 모....사람은 선하지만도 악하지만도 않은 존재이니 가장 현실적인 캐릭터라고 해야 하나?
동네에 무슨 사건이 벌어져도 닭꼬치 장사로 정신없이 바쁘신 주인공 자매의 엄마는 이렇게 말씀하신다. 긴나미절에서 참배를 할 때는 절대 소원을 빌지 말라고, 감사만 드리라고 신신당부한다. 백번 맞는 말이다. 더위에 치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재미있는 소설에 아무 걱정없이 빠질 수 있는 이 순간의 일상에 정말 감사하다. 아무리 더워도 한숨 돌리는 이 여름이 진짜 좋은 여름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