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가의 작품 <방주>가 그닥 맘에 들지 않았어서 이 작품을 볼까말까 하다가 표지의 그림이 너무 맘에 들어 보게 되었다. <방주>를 읽고는 와이더닛에 대한 불쾌감만 남았고 독서 후 자꾸 생각나는 여운, 뒷맛(?)도 좋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 책의 표지를 보면....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의 각각의 그림들이 서로 다른 이야기들을 나타내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가운데 개화기 때 같은 옷을 입은 주인공 2명부터 해서 고풍스런 괘종시계, 흩어져 있는 루비?같은 보석, 문에 붙어 서 있는 통통한 아주머니, 옛날 돈 다발, 그리고 호.......호랑이!! 재미가 없을 수 없지 않을까ㅎㅎㅎ
주인공 탐정 하스노는 도둑이다. 홍길동 같은 의적도 아니고 그냥 도둑이 적성에 맞는다는 직업관을 갖고 있다. 물론 화가인 친구 이구치의 도움으로 번역일을 하며 이제 감옥 갈 일은 안 할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참 당당하다. 심지어 첫번째 이야기에서 다 죽어가는 노인네에게 잘못 판매한 가짜 괘종시계를 진짜로 몰래 바꿔주기 위해 자신의 도둑적 재능을 기부한단다.ㅋㅋㅋ 뭔가 이상하다. 시대때문인가, 나라때문인가, 도대체 도덕적 판단 기준이 뭔지 모르겠다.ㅎㅎㅎ
이어지는 이야기마다 이 두사람이 사건에 끼어들게 되는 경위들이 참 아기자기하다. 어느 시점에서 어떻게 끼어들고 휘말리고 주저앉게 되는지를 중점적으로 봐도 재미있다. 추리의 방식도 다 다르다. 후더닛 와이더닛 왓더닛이 마구마구 섞여있다. 그래서 1800년대 말 이야기인데도 식상한 느낌 전혀 없이 참신하게 느껴진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역시 호.......호랑이 얘기이다. 왜 하필 호랑이인가의 관점으로 독서를 해보자. 단점이 마구 튀어나온다. 범인이 무계획적으로 저지른 일들이 과도하게 용의주도하다. 어이가 매우 없는데, 악마는 원래 천재여야 하는건가 보다고 여겨본다. 그래도 바다 위에 홀로 떠 있는 유령선 같은 배와 언제 튀어나올지 모르게 어슬렁거리는 호랑이, 툭하면 탈출하는 귀여운 거북이까지 으스스한 엉망진창이 매력적이다.
재미난 독서를 마치고 전작이 읽을까 말까했던 <교수상회>라는 것을 알고 부리나케 구해서 읽어보니....국제적인 비밀 결사대???? 시리즈 처음으론 좀 아닌 것 같은 분위기다. 다시 덮을까 말까ㅎ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