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흉인저의 살인> 완료. 겐자키 히루코 시리즈 제3작. 이번에도 변함없는 특수 설정 미스터리. <시인장>이 ‘자담장’에서 일어나는 불가능한 연속 살인 사건, <마안갑>이 예언자의 살인 예언을 다뤘다면, <흉인저>에서는 폐허가 테마인 테마파크 안 건물 ‘흉인저’를 배경으로 한다.
2. 신코대학 미스터리 애호회 하무라와 겐자키는 뜻밖의 의뢰를 받아 지방의 테마파크에 방문한다. 그곳에는 그들이 추적하는 마다라메 기관의 연구 자료가 숨겨져 있다고 하는데. 의뢰인, 일련의 용병들과 함께 흉인저에 잠입한 두 사람. 하지만 그곳에는 무자비한 살육이 기다리고 있었다.
3. 건물의 구조와 범죄의 타임라인이 매우 중요한 작품이지만, 흉인저의 구조는 너무 까다롭다. (이토록 복잡한) 공간을 상정하고, 다양한 조건 속에서 불가능한 범죄를 구성한 작가의 노력은 실로 놀랍지만... 읽는 내내 ‘책갈피로 평면도를 넣어주면 좋겠다.’라고 계속 되뇌었을 정도.
4. 다들 논리에 집착하는 성격이기 때문일까? 등장인물의 입을 빌고, 교차 서술까지 넣어서 상세하게 상황을 설명하긴 하지만, ‘흉인저에서 나갈 수 없다’에 대한 당위가 그렇게까지 잘 와닿지 않는다. 작가가 제시한 how도 지나치게 편의적인 설정이 몇 곳 있지만...
5. 기본적으로는 호러 테이스트, 어떻게 보면 방 탈출. 서스펜스를 한껏 높이는 구성 때문인지 기본적으로 잘 읽힌다. 중반까지 내내 사람을 괴롭히는 평면도도 꼬투리를 잡지 말고 마음을 비우면 어떻게든 알아서 해준다. 그리고 롤러코스터의 끝 마지막 한 방은 정말 훌륭하다.
6. <시인장>은 작가의 데뷔작이었고, 그동안 본격 미스터리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고 밝힌 적도 있다. (거짓말 아닐까..;) 그래서인지 미스터리의 규칙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은 기본적으로 삐딱하다, 또 그렇기에 작품 속 탐정과 왓슨, 범인에 대한 작가의 고찰은 확실히 신선하다.
7. 이 시리즈의 장점은 초자연적인 설정이 아니라 등장인물의 관계성이라고 생각한다. 장르에 대한 자신의 ‘이견’을 어떻게든 밀어붙이고, 시리즈를 이어갈 수 있는 에너지로 변환한다. 데뷔작에 비하면 작가는 확실히 성장하고 있다. 어쩌면 정말 대단한 작품을 써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8. 쓸데없는 의견 : 아무리 이틀 동안이라지만.. 왜 먹고 마시지 않아?;(한 번 정도 나오나?) 인간의 생리를 무시한 작품이었다... 차치하고 올해의 미스터리 후보작에 추천.. 앞으로 읽을 작품 중에 더 나은 작품이 없으면 세 권에 포함시키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