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고생 핍의 사건 파일> 완료. 소문은 익히 들었다. 여고생 탐정 핍이 등장하는 이 시리즈 첫 번째 작품은 아마존닷컴 랭킹에 무려 63만 명 가까이 참여했다. 평점은 4.35/5.0. 일본에는 진작 출간돼 2022년 주요 순위에서 앤서니 호로비츠의 작품과 1, 2위를 다퉜다. 2022년에 제작이 결정돼 BBC에서 드라마로 방영할 예정.
주인공이 열일곱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YA 카테고리인 것 같긴 한데, 성인 대상 작품으로도 딱히 부족함이 없는 작품이다. (영국 청소년들의 삶이 그만큼...살벌.. )
간단한 내용. 여고생 핍은 5년 전에 자신이 사는 마을에서 일어났던 앤디 벨 실종에 얽힌 ‘샐 싱 미스터리’를 EPQ(대입 수행 평가, 토픽을 정해서 일정 분량의 에세이 작성) 주제로 선정, 탐문 조사를 시작하게 된다. 당시 실종자는 물론 범인도 알고 지냈던 핍은 범죄 사건의 피해자와 관계자, 지역 사회 주민, 언론 관계자 등을 인터뷰하며 사건을 재구성한다.
연재와 닮은 빠르고 많은 챕터 구성은 영국 범죄소설 특유의 스타일이긴 한데, 이렇게 효과적으로 잘 쓴 작품은 최근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게다가 인터뷰, 일지, 보고서, 수첩 내용, 메신저 대화 등 다양한 형식이 삽입돼 있는데, 트루크라임이라는 특유의 특성과 맞물리며 산뜻한 상승효과를 만들어 낸다.
무엇보다 작품 속 등장인물들을 매력적으로 그려 내는 작가의 재능을 무한 칭찬하고 싶다. 피파 피츠 아모비는 내가 아는 이들 중 최고의 고교생 탐정이다. (김전일은.. 결이 다르니 제외하도록 하자..;)
이런 유의 작품들 중에서도 유독 전통적인 미스터리 구조와 하드보일드 방법론을 잘 구현... 뭐 굳이 이런 딱딱한 얘기를 할 필요도 없다. 조사를 할 줄 알고, 아니 정말 잘하는 작가가 세부도 챙기고 영리하기까지 하니 작품이 지루할 틈이 없다. 적은 분량이 아닌데, 술술 읽힌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트루크라임 팟 캐스팅과도 통하는 면이 있는 작품이다. <여고생 핍의 사건 파일>은 과장 없이 현재의 미스터리가 (상업적으로) 어느 지점에 착지해야 하는지, 그 해답을 보여주는 작품인 듯하다. 읽으면서 정말 많이 배웠다. 아 참, 국내 판본은 다른 건 몰라도 번역은 칭찬하고 싶다. 깔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