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성 추리작가 크레이그 라이스가 1939년에 발표한 그녀의 데뷔작. 하드보일드한 건조한 문체에 적절한 유머가 가미된, 그러면서 범인을 찾아내는 정통 추리소설이다. 시카고의 잉글하트 대저택에서 집주인인 노부인이 침실에서 살해된다. 당시 사건 현장에 기절해 있던 조카딸이 용의자로 긴급 체포되고... 이에 그녀의 옆집사는 죽마고우 여자 친구와 그녀가 방금 결혼한 남자의 밴드 매니저 그리고 유능한 변호사가 조카딸의 누명을 벗기고 진범을 찾기 위해 뭉친다.
살인사건을 다루는 추리소설이지만 분위기는 전혀 무겁지 않고 오히려 가볍고 경쾌하고 발랄하다. 마치 한 편의 코믹 추리 시트콤을 보는 듯... 주인공 탐정 3인방은 시도 때도 없이 술을 찾는다. 음주 운전은 기본이고 회의도 가급적 술집에서.... 음주 3인방으로 보면 되는 듯... 적극적인 행동대장인 동성 여자 친구를 선두로 그녀에게 연정을 품은 밴드 매니저가 조수 겸 보디가드 역할을 하고 주정뱅이 변호사는 특유의 날카로운 분석과 추리로 증거를 모은다.
노부인이 살해되던 시간에 저택에서 모두 3시를 가리키며 멈춰버린 8개의 시계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그리고 진범은? 출생의 비밀, 유산의 행방 등이 범인을 가려내는 주요 요소로 작용하고... 변호사가 마지막에 진범을 지목하는 장면에서 그제서야 밝혀지는 중요한 사실이 독자에게는 공정치 못한 느낌... 걸작, 수작이라 부르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영국식 후더닛을 지양하는 정통 추리소설을 즐기기에는 무난한 느낌이다. <3시에 멈춘 8개의 시계> 제목처럼 평점은 10점 만점에 3점에서 8점 사이 그 어딘가에 위치할 듯 싶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