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블린 하드캐슬의 일곱 번의 죽음> 완료. 이 작품이 니시자와 야스히코의 <일곱 번 죽은 남자>의 영향을 받았을지는 잘 모르겠다. 작가 약력을 보니 영향을 받았을 것 같진 않다;
<일곱 번 죽은 남자>가 똑같은 날이 9번 반복되는 한 사람의 루프물이라면, 이 작품에서 주인공이 처한 상황은 훨씬 어렵다. 8일 동안 8번의 하루가 반복되고 매일 다른 사람(호스트)의 몸으로 깨어난다. 그 시간 안에 에블린 하드캐슬을 죽인 이를 찾지 못하면 루프는 지옥의 형벌처럼 영원히 반복된다.
이 독특한 설정 때문에 작가는 1인칭 주인공 시점과 현재형 시제를 선택했는데, 내러티브의 처리 방식이 매끄럽지 못해서 작품 초반은 상당히 버겁게 느껴진다. 각각 다른 호스트의 비슷한 (이중) 내러티브를 견디는 건 꽤 힘들었다. 반드시 메모가 필요한 작품이다. 국내 편집자가 편집으로 조금은 손을 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되는데, 이 점은 무척 아쉽다.
하지만, 절정 즈음에 접어들면 작품은 완벽한 루프물의 구조를 위엄 있게 드러내는데, 이 부분이 매우 짜릿한 쾌감을 준다. 게다가 단서도 공정한 편이고. 작가가 이 작품을 3년 동안 썼다고 하는데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만큼 복잡하고 또 영리한 작품이다. 드라마로 만들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 계약은 됐다고 하니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