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처럼 반짝이는 이야기의 힘>
왕님의 중편 4작품 모음집. (개중 한편은 단편이라 불러도 무방할 분량이다)
한 작품을 빼곤 왕님의 기존 중단편들에 비해 비교적 '덜' 초자연적인 내용들을 다루고 있는데, 왕님 특유의 '판타지'가 섞인 호러를 애정하는 입장에서는 조금 아쉽기도 하지만, 왕님의 이름만 들어보고 아직 소설로는 접해본 적이 없는 분들에겐 이 작품만한 첫만남도 없을 것 같다.
일단 중편이라 별다른 곁가지 없이 이야기 진행에만 집중하고 있기도 하고, 초자연적인 힘을 빌어 이야기를 마무리하지 않고 매작품 완결성있게 매조지하는, 왕님의 오랜 팬으로서 약간은 의외라고 느껴지는 결말들이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겠다 싶다.
뭐, 각설은 다 집어치우고 한마디로 "재밌고 짜릿한 책"으로 퉁치면서, 수록 작품들을 짤막하게 훑고 지나가자.
1. 1922
분량상으로는 제일 많은 듯. 개인적으로는 조금 평범해서 아쉬웠던 작품. '광기'를 넘어선 그 무엇을 기대했었지만...
하지만 이런 류의 작품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조심하자.스물스물 올라오는 공포감에 밤잠을 설치는 걸로 부족해 개꿈 대신 쥐꿈을 꾸게 될지도 모르니까.
2. 빅 드라이버
개인적 베스트. 소재는 그닥 참신하지 않을 순 있지만, 왕님의 신들린 입담으로 제대로 몰입해서 볼 수 있었던 작품. 다소 호불호가 갈릴 것 같은 결말이지만, 헐리우드 입맛에 딱 맞을 것 같은 결말이라 싶더니, 미드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타란티노의 킬빌처럼 복수의 카타르시스를 제대로 보여주는 작품.
3. 공정한 거래
제일 짧은 분량. 읽는 내내 왕님의 예전 작품 "Needful things"(국내 출간명 '캐슬록의 비밀')가 떠올랐던 작품. 악마와 뭔가를 거래한다는 컨셉은 항상 흥미진진할 수 밖에 없는데, 왕님의 장사꾼 악마는 잊을만하면 돌아오는 듯 싶다.
4. 행복한 결혼 생활
역설적인 타이틀. 영화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모르고 읽는데도, 역시나 영화에 어울리는 스토리라는 느낌이 팍 오는 작품. 네 작품 중 제일 스릴러스런 진행을 보여주는데, 실제 소재에서 따왔다고 하니, 더욱 오싹해진다. 아무리 오래 같이 살아도 점하나만 찍으면 남이 되는 내 님에 대해, 온전히 다 안다고 하는 것이 가능할까?
사실 개인적으로 제일 호러틱한 것은...
왕님의 나이다. 몇년이나 더 작품활동을 할 수 있을지..
마음 같아선 앞으로 한 20년은 더 해줬으면 좋겠지만.. (빨리빨리 써주세요 왕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