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림
밀리언 셀러 클럽 한국편 27번째 작품 <재림>을 읽었다. 안치우 작가의 작품으로 다른 작품과 달리 제목이나 표지에서 별다른 인상을 주지 않았다. 자극적이고 으스스한 표지에 끌려 책을 읽는 편이라 표지에서 주는 이번 작품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 않았다. 그저 밀리언 셀러 클럽 한국편이라는 이유 하나에 관심이 가서 선택했다. 올해는 한국 작품을 많이 읽자고 다짐했지만, 한권 한권 읽을 때마다 기대했던 것보다 실망스러움이 커서 한국 작품 선택하기 쉽지 않았는데, 이렇게 기대하지 않았던 작품에서 재미를 느껴서 다시 한국 작품에 대한 기대가 생겼다.
<재림>은 특정 종교를 지목하여 그 종교의 내면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직설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정치적 또는 종교적 색채가 강하거나 드러나는 작품을 선호하지 않아서 망설였지만 매번 믿고 본 밀리언 셀러 클럽 작품이기 때문에 믿고 읽었는데, 역시 실망시키지 않았다. 또 책을 다 읽은 후에 책 표지가 뜻하는 의미가 무엇인지 새롭게 보였다. 이번 작품은 1부 <재림>과 2부 <만남, 그리고 시작>으로 팀이 된 전, 후를 기점으로 나누고 있다. 1부에서는 팀이 되어 사라진 예술가 박진우 실종 사건을 수사하고 종교적 분쟁을 연쇄 살인의 도구로 이용하는 살인마를 추적하는 내용, 2부에서는 영국에서 실종된 여대생 사건을 조사하던 중 한국계 여성 탐정을 만나 그들이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부모님과 함께 살며 작업실에서 미술 작업을 하던 예술가 박진우가 실종된 사건이 발생되자 경찰은 강력 범죄의 흔적을 발견하고 수사를 시작했지만, 작은 단서조차 잡지 못하고 사건은 미궁에 빠진다. 경찰의 수사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가족들은 큐레이터의 소개로 독고잉걸 변호사 사무소를 찾아갔다. 변호사 사무소지만 탐정의 일을 겸하는 곳으로 서로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이 있었다. 여성이지만 180센티미터라는 큰 키와 강인한 체력, 이성적인 분석력과 명석한 두뇌를 가진 탐정 권민, 수다스럽지만 풍부한 지식으로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시간강사 강승주, 탐정이 되고 싶어 자신의 사무실에서 탐정을 겸업하는 괴짜 변호사 독고잉걸. 이들은 가족들의 의뢰로 박진우 실종 사건의 범인을 면식범으로 추리하며 본격적인 조사를 시작했다. 그러던 중 박진우가 종교적 갈등으로 살해 위협을 받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사전적 의미의 '종교'라는 것은 초인간적인 신을 숭배하고 신성하게 여겨 선악을 권계하고 행복을 얻고자 하는 일을 뜻한다. 하지만 현재 일부 종교는 변질되어 심각할 정도로 피폐해졌고 사이비 종교는 날이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 심지어는 범죄에 이용된다. 간혹 범죄에 종교를 이용하였다는 사건을 언론을 통해 한번쯤은 접해보았을 것이다. <재림>은 잘못된 종교의 광기스러움이 잘 보여진 작품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것 외에도 종교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비판하여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낸다. 종교는 종교일 뿐, 생활에 좌우할 만큼 믿지 않는 입장이라 그런지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있었다. 물론 종교라는 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잘못된 신앙심과 믿음으로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면 종교라고 할 수 없다. 종교라는 부분이 민감한 부분이기 때문에 독자들이 책을 읽고 난 뒤 작가가 전하려고 하는 뜻을 잘 이해했으면 좋겠다.
초반에 읽을 때 캐릭터의 이미지를 너무 독특하게 잡아서 작품 읽는데 방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스러웠는데, 어두운 사건과 달리 유머러스한 인물들의 대화로 분위기를 적당하게 잡아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솔직히 말해서 끌리는 작품은 아니지만 읽고 나면 후회는 없을 작품으로 결말보다는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좋았다. 한국적 추리 요소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었고,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잡아내서 흥미진진했고, 기대했던 것보다 재미있게 읽었다. 어울리지 않으면서도 은근 어울리는 권민, 강승주, 독고잉걸 세 탐정 시리즈로 나와도 손색 없는 작품이라 생각된다. 생각보다 세심하게 짜여진 구성과 개성 있는 인물들로, 안치우 작가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