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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발간
2005.02.28 07:20

블랙 다알리아 - 제임스 엘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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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사에서 1996년에 나온 2권의 책으로 읽었다. 제임스 엘로이에 대해서 잘은 몰랐다. 다만 영화로 나온 <LA 컨피덴셜>의 저자로만 알고 있었다. 우연히 <블랙 다알리아>를 입수하고 읽게 됐는데, 읽는 내내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작품이었다. 심지어 오늘 <에비에이터>를 보았는데, 영화 시작 전 광고하는 시간에 어두움을 무릅쓰고 읽을 정도로 몰입감이 강한 작품이었다.



무엇보다 다루고 있는 사건이 대단히 엽기적이다. 차마 여기 옮겨 적을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하다. 소설에서 본 가장 잔인한 살해 방법이라는 생각이다. 잔인하게 난자당한 '블랙 다알리아'라고 불리는 창녀의 죽음을 각각 'FIRE'와 'ICE'라고 불리는 두 전직 권투선수 출신의 경찰이 수사한다.



리 반장과 버키 형사는 권투 선수 출신으로 화끈하게 한번 붙은 다음 친해진다. 파트너가 된 두 사람은 리와 동거를 하고 있는 케이라는 여자와 함께 행복한 한 때를 보낸다. '블랙 다알리아'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1940년대 LA의 도덕적 타락과 병폐를 상징하는 '블랙 다알리아'사건으로 인해 리와 버키의 암울한 과거의 망령도 부활하고 만다. 정의로운 경찰인 리에게는 감추어야만 했던 비밀이 있었고, 경찰이 되기 전 버키 역시 밀고로 친구를 배신한 아픈 전력이 있다. 혼탁한 사회 속에서 결국 리, 버키, 케이의 조화롭던, 동화로까지 상징되던 세계는 무너지고 만다. 한 사람은 죽고, 남은 두 사람은 이별을 겪으므로...소설에서 묘사되는 이 장면은 너무 아프다.



모든 걸 잃은 버키는 편집증적으로 '블랙 다알리아' 사건에 몰두하게 되고 마침내 진상이 떠오르게 된다...



현대 경찰 소설, 느와르 소설의 걸작이다. 1930-40년대 유행했던 펄프 느와르의 요소(도시의 갱, 타락한 경찰, 혼란스런 사회상, 불법 권투 도박, 살해된 창녀 등)를 가지고 이토록 현대적으로, 창의적으로 변용해낸 작가의 실력이 놀랍다. 낡은 사진같이 빛바랜 40년대의 LA가 배경이지만 이 작품이 내뿜는 빛만큼은 전혀 낡지 않았다...



엽기적인 사건을 배경으로 당대의 도덕적 타락상, 전후의 혼탁한 시대상을 정교하게 묘사해내는 작품이다. 놀라울 정도로 잘 쓰여진 작품이며 작품 말미까지 긴장감과 충격을 안겨주는 작품이다.



올해 브라이언 드 팔마에 의해 영화화된다고 하는데, 소설에서 나오는 살해 방법을 쓴다면 절대 등급을 받지 못할 것이다. 분명 순화시킬텐데 작품이 그 맛을 유지할지 걱정된다.



어느 작품보다도 재미있고, 어느 작품보다도 문학성이 뛰어난 현대 범죄 소설의 명편으로 반드시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 coolcat75 2005.02.28 10:04
    이곳(맨하탄) 서점에서 제임스 엘로이라는 작가의 책을 많이 봤는데...다시한번 주의깊게 봐야겠네요...극장에 가서까지 어두운 불빛아래서 읽으셨을 정도로 강한 흡입력이 있는 작품..
  • coolcat75 2005.02.28 10:05
    이라니 다음 읽을 작품으로 정해야네요...
  • 나혁진 2005.02.28 17:44
    <LA 사중주>중의 세 번째 이야기가 <블랙 다알리아>,네 번째가 <LA컨피덴셜>입니다. 원서로 읽으실 거면 시리즈 순서대로 읽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 woolrich 2005.02.28 21:40
    잘 읽었습니다. 혁진님 전부터 읽고 싶다고 그러셨던것 같던데...... 소원성취하셨네요.
  • woolrich 2005.02.28 21:41
    빨리 드 팔마 영화가 개봉되고 거기 맞추어 LA사중주가 전부 번역됐으면 좋겠습니다.
  • trazel 2005.02.28 22:03
    1940년대 실제 일어났던 사건을 소설로 쓴 거고 범인은 아직까지고 잡히지 않았다고 하죠
  • 나혁진 2005.03.02 06:17
    울리치님..그러게요. 우연히 오래된 서점에서 먼지를 흠뻑 뒤집어 쓰고 있는 걸 발견해 횡재했다 싶었어요. <la 컨피덴셜>은 어떻게 구할지 걱정되네요.
  • 나혁진 2005.03.02 06:18
    팔마가 기본 이상은 늘 해주는 감독이니 영화가 인기를 끌테고 소설도 나올 가능성이 있겠죠. 꼭 나왔으면 좋겠네요. 트레젤님...그렇다고 하더군요. 작가 제임스 엘로이도 어머니가
  • 나혁진 2005.03.02 06:19
    끔찍하게 살해되서 그 충격으로 방황하다 범죄 소설가가 되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범죄 묘사에 너무도 탁월한 듯..
  • coolcat75 2005.03.02 16:53
    현재 번역된건 블랙 다알리아 뿐인가요? LA사중주는 무엇인지요? 첫번째 두번째이야기도 있겠네요?
  • 나혁진 2005.03.03 17:39
    번역된건 <la컨피덴셜>과 <블랙 다알리아>뿐입니다. <la사중주>는 1940-50년대를 다룬 제임스 엘로이의 느와르 시리즈입니다. 단 4편 모두 주인공은 틀리고 긴밀한 연관 관계
  • 나혁진 2005.03.03 17:43
    는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white jazz>와 <the big nowhere>가 다른 작품들입니다.
  • coolcat75 2005.03.04 09:27
    아 그렇군요. white jazz는 몇번 본 적이 있습니다...모두다 번역이 됐으면 좋겠네요...^^
  • 임석원 2005.03.08 19:10
    블랙 다알리아는 LA사중주의 세번째가 아니라 첫번째 소설입니다. 블랙 다알리아-the big nowhere-LA 컨피덴셜-White Jazz순으로 출간되었습니다. ^^
  • 나혁진 2005.03.09 07:06
    예. 찾아보니 그렇더군요. 이미 수정하기 불가능한 상태라ㅋㅋ 그냥 넘어갔었는데 예리한 석원님이 지적을 해주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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