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찌어찌하게 보게 된 영화 '매트릭스 리로디드'입니다. 1편을 봤을 당시 영화가 왜 이렇게 인기인지 정말 몰랐습니다. 아마 공짜표로 봤던 것 같은데.... 당연히 '매트릭스'가 어떤 철학을, 어떤 설정을 가지고 있는지 잘 몰랐지요.
그에 비하면 이 '리로디드'는 상당히 풍족한 상황에서 본 편입니다. 어디서나 떠들어대는 매트릭스 이야기, 각종 스포일러성 트레일러, 그리고 '애니매트릭스'까지... 영화의 진의를 조금이라도 잘 이해하기 위한 기반이 탄탄하게 갖춰져 있던 것이지요.
'리로디드'의 헤드 카피는 '무엇을 상상해도 그 이상을 보게 될 것이다'입니다만 사실 그다지 상상할 필요도 없고 그저 보기만 해도 될 영화일 것 같습니다. 먼저 좀 말하자면 전 실망을 좀 많이 했습니다. 심지어 블록버스터에 대한 회의가 느껴지더군요. 이것이 조엘 실버의 영화인지 워쇼스키 형제의 영화인지 잘 모를 정도였습니다.
전편의 현란한 촬영이 영화의 특수효과를 선도하는 역할을 하게 되면서 제작진은 '더 멋진 장면, 더 멋진 효과'에 상당한 압박을 받았나 봅니다. 상상을 뛰어 넘는 멋진 장면이 나오기는 합니다만(특히 그 3.2km의 도로를 직접 제작한 후 만들어낸 엄청난 추격장면은 철저한 계산과 촬영기술 그리고 배우가 한 몸이 된 최고의 추격장면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비주얼이 내러티브를 잡아 먹어 버렸습니다.
익숙해지면 질린다는 사람의 간사함일까요. 성찬이긴 성찬인데, 아무튼 잔뜩 느끼한 음식을 먹은 것 같더군요. 그나저나 TV 영화 프로그램은 정말 그만 했으면 좋겠습니다. 절대 보지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 상상을 할 수가 없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