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밖에도 증거가 될 수 있는 구절은 넘칠 정도로 많이 있다. 엘러리Ⅰ과 엘러리Ⅱ-내가 X라고 부르는-는 서로 다른 사람이었다. 그렇다면 다음과 같은 의문이 떠오르게 된다: X는 과연 누구인가?
여기서 이 문제에 대한 탐색은 궁극적으로 추론의 영역 내에서 진행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먼저 솔직히 말해두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는 퀸 가의 배경에 대해서, 퀸이라는 것이 그들 본래의 성이 아니라는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아는 것이 없다. 엘러리는 뉴욕의 토박이었지만(<스페인 곶의 비밀>에서 매클린 판사가 이야기한다-원주) 그의 아버지도 미국에서 태어났을까? 리처드 퀸이 독일에서 대학을 마쳤다는 사실은 그의 태생이 유럽이 아닌가, 하는 암시를 준다. 또 나는 ‘퀸 가’가 19세기 말엽 유태인 학할 때 독일이나 동구의 어느 나라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유태인 가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리처드 퀸의 초기 경찰 생활 후견인이었던 매클린 판사라면 아마 몇 가지 의문점을 풀어줄 수 잇을 것이나(그리고 리처드 부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이 판사는 돌아간지 이미 오래다. 퀸 가가 어디서 왔는가는 미스터리로 남지만 아무튼 엘러리는 조숙하게 머리가 발달한 유태 지식인의 전형으로 보여진다.
이제부터 내릴 결론은 더 이상 놀랄 것은 못될 것이다. 즉 X는 엘러리 퀸의 형제, 그중에서도 거의 틀림없는 동생이다.
어떤 결론을 추정하는 것과 그것을 입증하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이다. 따라서 미국을 직접 찾아가 보는 것이 요긴한 일로 생각됐다. 이 방문길에 나는 프레드릭 더네이 씨를 찾았다. 그는 말할 것도 없이 엘러리 퀸의 모든 문제에 가장 정통해 있는 사람이다(프레드릭 더네이와 맨프레드 리 이 두 사람과 엘러리 퀸의 연결에 관해서는 많은 범죄소설에 참고자료가 있다-원주). 뉴욕 교외에 위치한 라아치먼트라는 쾌적한 읍에 살고 있었던 더네이 씨는 내 착성을 정중한 태도로 경청해 주었는데 그 정중한 태도에는 즐거움도 섞여 있는 것으로 보였다. 내가 이야기를 마치자 그는 “매우 훌륭한 착상입니다.”라고 말했다. 이 말이 그의 코멘트의 전부였냐고? 그렇지는 않다. 내가 이 이야기를 시작할 때부터 파이프 담배를 피우고 있었던 그는 전에 몇번 만났을 때부터 알고 있는 조심스러운 태도로 다음과 같이 말을 이었다.
“내 생각으로는 사이먼즈 씨, 선생은 사람이 세월의 흐름에 따라 변해 간다는 사실을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라이츠빌에서 정신적인 고향을 발견한 엘러리는 초기 소설에 등장하는 오만한 젊은이가 아니라는 선생의 말은 아마 분명 맞는 말일 겁니다. 그러나 그도 성인이 되고 성숙해지고 진짜 인간이 된 것입니다. 나로서는 그가 물리적인 의미에 있어서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고 주장할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않습니다.”
“그럼 코안경이나 지팡이는 어떻게 된걸까요?”
“지팡이는 하나의 의장이었습니다. 그리고 코안경도 아마 마찬가지일거구요. 그는 실제에 있어서 그러한 것들을 필요로 하지 않았을 겁니다.”
“엘러리는 이탈리아에 처자를 두고 있었습니다. 선생께서는 그것도 의장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씀하시지는 않겠지요? 그리고 X의 야구에 대한 열정은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요? 우리가 초기 소설들 속에서 엘러리가 스포츠 게임을 보러 갔다는 구절을 읽은 적이 있습니까? 또 폴라 패리스만 하더라도……”
“난 폴라 패리스의 이야기를 논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나로서는 선생의 이론은 훌륭한 것이긴 하지만 완전히 납득할 수는 없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을 뿐입니다. 자 어떻습니까. 요새는 런던이 어떤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