딕슨 카의 she died a lady라는 작품을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헨리 메리베일 경(줄여서 그냥 H. M. 이라고 자주 표기되죠)이 등장하는 작품입니다. 메리베일 경은 딕슨 카가 카터 딕슨이라는 필명으로 발표할 때마다 등장하는 탐정으로 ‘흑사장 살인’을 시작으로 모두 22편의 작품에 등장하게 되죠. 사실 딕슨 카 작품이나 카터 딕슨 작품이나 작품 분위기나 내용 면에 있어 그다지 차별화 되었다고 할 수 없는데, 그도 그럴 것이 카터 딕슨이라는 필명이 사용된 이유가 미국내에서 카의 작품을 출판하던 출판사가 1년에 카의 작품을 2편까지만 출간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른 이름을 쓴 것이라고 하죠. 전성기에 엄청나게 다작을 했던 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이 작품 she died a lady는 1943년에 발표된 작품입니다.
‘세 개의 관’, ‘유다의 창’, ‘구겨진 경첩’, ‘화형법정’, ‘아라비안나이트 살인’ 등 작품들이 쓰여진 1936년에서 1938년까지의 시기가 카의 최고 전성기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시기를 지나 40년대에 접어들면 라디오 방송대본 등 다른 일에 신경 쓰느라 예전만큼 왕성한 작품활동을 보여주지는 못하게 되죠. 그래도 한창 2차대전이 진행중이던 40년대 초 두 편의 주옥같은 작품이 탄생하는데 하나는 ‘황제의 코담배 케이스’이고 다른 한 작품이 지금 소개드릴 ‘she died a lady’입니다.
작품은 2차대전 발발 후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의 한 영국 해안마을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한적한 시골마을에서는 다른 나라에서 진행중인 전쟁보다는 마을을 떠도는 추문이 더 관심의 대상이 되는 법이죠. 추문의 대상이 된 인물은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바닷가 절별 위에 있는 저택에서 남편과 단 둘이 살고 있는 웨인라이트 부인입니다.
남편인 웨인라이트 씨가 육순의 노인인데 비해 부인의 나이가 겨우 38살이니 무언가 스캔들이 터질 만도 한데, 설리번이라는 젊은 연극배우가 마을에 등장하며 여기에 불을 지핍니다.
겉으로 볼 때 설리번은 웨인라이트 부부와 매우 친하게 지내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웨인라이트 부인과 깊은 관계에 있다는 것이 마을을 떠도는 소문이죠.
이러한 어느 날 밤 마을의 은퇴한 의사 루크는 웨인라이트씨의 초대를 받고 웨인라이트 저택을 방문합니다. 그날 밤 모인 사람은 부부 외에 설리번과 루크 단 4명뿐이었습니다.
저녁식사 후 9시가 되자 웨인라이트 씨는 늘 그렇듯 라디오에서 나오는 전쟁 관련 뉴스에 온통 정신이 팔리고, 설리번과 웨인라이트 부인은 어딘가로 사라집니다.
등화관제에도 불구하고 문을 열어놓은 채 나간 두 사람을 이상하게 생각한 루크는 두 사람을 찾아 나서고 선명하게 남겨진 두 사람의 발자국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그 발자국이 끝난 곳은 ‘연인들의 투신’이라는 별명이 붙은 절벽의 가장자리였고 아찔한 높이의 절벽 아래로는 바위가 들쑥날쑥해 떨어지면 도저히 살아날 수 없었죠. 누가 생각하더라도 불륜관계의 연인이 절벽에서 투신자살했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죠.
그런데 이를 자살로 보기 힘들게 하는 여러 가지 증거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우선 루크가 이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려고 했지만, 집 전화선은 끊어져 있고 누군가 집안에 있던 모든 차들의 기름을 빼내버린 것을 발견합니다. 덕분에 루크는 마을까지 여러 시간을 걸어서 겨우 경찰에 알릴 수 있게 되죠.
얼마 후 두 사람이 떨어진 절벽에서 훨씬 떨어진 바닷가에 조류에 밀려온 두 사람의 시체가 발견되는데 부검 결과는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두 사람의 죽음은 추락사도 익사도 아닌 총기에 의한 것이었고 그것도 바로 옆에서 발사된 총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총상의 흔적은 자살보다는 타살에 더 무게감을 주는 것이었습니다. 흉기로 쓰인 총도 곳 발견되게 되죠. 그것도 절벽에서 수마일 떨어진 도로 한복판에서였습니다. 계속해서 밝혀지는 일련의 사실들, 설리번과 웨인라이트 부인이 함께 미국에 갈 것을 계획했다는 것과, 위조 여권을 만든 것, 두 사람의 여행용 슈트케이스가 바닷가에서 발견된 점 등등은 점점 자살에 대한 설득력을 잃게 만들죠.
그런데 이를 타살로 인정할 경우 도저히 극복이 불가능한 난관이 하나 버티고 있습니다. 바로 절벽으로 간 두 쌍의 발자국이죠. 소설에서는 초반부터 발자국이 조작된 것이 아님을 강조하기 위해 경찰의 입을 빌려 이를 강조합니다. 현대 범죄수사에서 발자국은 얼마든지 과학적으로 분석될 수 있고 비가 내려 젖은 땅에 선명한 두 쌍의 발자국은 모든 것을 말해주며 분석 결과 이 두 쌍의 발자국은 절벽을 향해 걸어간 설리번과 웨인라이트 부인의 발자국이 100% 확실하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살인의 가설에는 모순이 생깁니다. 두 사람 바로 옆에서 총을 발사했다는 살인자의 발자국은 도대체 어디 있느냐 하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죠.
결국 의심을 받게 되는 건 절벽으로 간 두 사람 외에 유일하게 발자국을 남긴 또 다른 인물, 즉 의사인 루크 밖에 없습니다. 다른 제 3의 인물이 범죄를 저질렀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죠. 결국 루크는 두 사람은 사실 자살했고 자신은 웨인라이트 부인의 명예를 위해 자살도구인 총을 일부러 눈에 띄는 곳에 버렸다는 거짓증언을 해야 할 압박을 받습니다(그 당시 영국에서는 연인과 함께 자살하는 것이 상당한 불명예였나 보네요)
이 무렵 메리베일 경이 휴가차, 실제로는 이 마을의 한 화가의 초상화 모델을 위해 마을에 머뭅니다.(메리베일 경이 초상화 모델이 된 이유가 재밌네요. 화가가 메리베일 경에게 초상화 모델을 부탁한 이유가 아주 독특하게 생긴 얼굴을 그려보고 싶어서라는 아주 도발적인 것이었고 메리베일 경이 여기에 흥미를 느껴서라고 합니다. 메리베일 경은 거구인데다 상당히 특이한 용모까지 가졌군요) 그리고 루크와 함께 이 발자국의 수수께끼를 해결하는데 진력하죠
이 소설에 쓰인 트릭은 상당히 복잡합니다. 사실 트릭 해결에 필요한 모든 힌트는 충분히 주어져 있지만요. 연극배우인 설리번이 메리베일 경도 쩔쩔 맬 이런 트릭을 생각해 냈다는게 놀랍군요.
이 소설은 의사인 루크의 수기 형식으로 쓰여 있는데 루크는 메리베일 경의 도움 없이 스스로 이 트릭을 풀어내게 됩니다. 다만 잘못 생각한 게 있다면 범인의 정체였죠. 오직 메리베일 경만이 진범의 정체를 알았고, 사려 깊은 건지 어떤건지는 몰라도 증거를 조작하면서까지 범인의 정체를 숨깁니다. 사건은 법정에서 그냥 자살로 결론 내려지구요.
딕슨 카의 작품에 있어 이건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점입니다 응당 법의 심판을 받아할 할 살인범을 맘대로 놓아주다니요 (기드온 펠 박사가 나온 ‘연속살인사건’ 을 읽고도 이런 느낌을 받았는데, 이 소설에서도 결과적으로 펠 박사는 보험사기에 일조한 것이 되었죠)
이 소설의 발자국 트릭의 비밀이 무지무지하게 궁금하실 분들이 있을 것 같아 한참 밑에 트릭의 실체를 적었습니다.(알고싶지 않은 분들은 여기까지만 읽으시길). 사람에 따라서는 기가 막힌 트릭일 수도 있고 현실성 없는 것일 수도 있는데 제 생각은 천재가 아니면 어떻게 이런걸 생각해 낼 수 있을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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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릭의 비밀은 ‘해적의 동굴’이라는 절벽 꼭대기에서 40피트쯤 아래에 있는 동굴에 있습니다. 이 동굴은 양쪽으로 뚫려 있는데 한쪽 끝은 바다를 향해 있고 다른 쪽 입구는 마을 근처 황무지에 있습니다.(밀실트릭에서 비밀통로의 존재는 반칙이지만 이 동굴의 존재는 소설 본문에 수차례 언급되었던 것입니다)
웨인라이트 부인과 설리번은 자살을 위장한 후 미국으로 몰래 도주할 계획을 세우고 누구라도 속아넘어갈 자살 위장 계획을 세웁니다. 우선 저택의 전화선을 끊어놓고 모든 차에서 기름을 빼냅니다. 그리고 나서 설리번은 비가 와서 젖은 땅을 밟고 절벽끝까지 걸어가 발자국을 남기고 웨인라이트 부인의 신발을 거꾸로 신은 후 다시 걸어옵니다. 이렇게 되면 두 쌍의 발자국이 만들어지는거죠.
두 사람은 등화관제 중 문을 열어놓고 밖에 나오고 이는 루크의 주의를 끕니다. 루크는 발자국을 발견하는데 발자국 전문가가 아닌 루크의 눈에는 당연히 두 사람이 절벽을 향해 걸어간 발자국으로 보이겠죠. 놀란 루크는 경찰에 신고하려 하지만 전화선은 끊기고 차에 기름은 없습니다. 결국 마을까지 먼 거리를 걸어가야 하는 거죠. 이렇게 함으로써 경찰 도착 때까지 3~4시간의 여유가 생깁니다.
두 사람은 왜 경찰의 도착을 늧추어야만 했을까요.
바로 밀물때를 기다려야 했기 때문입니다. 루크가 처음 발자국을 발견하고 절벽 아래를 내려다 보았을 때는 썰물 때였기 때문에 바다까지의 거리가 꽤 되고 바위까지 솟아있어 절벽에서 뛰어내린 사람은 당연히 살 수 없다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밀물때가 되면 바닷물이 차 올라 어느 정도 수영을 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바다로 뛰어내릴 수 있게 됩니다. 바닷물이 절벽 꼭데기에서 40피트 아래에 뚫린 ‘해적의 동굴’ 까지 차오를 때가 바로 적기이고, 이 때 절벽에서 뛰어내리기 위해서는 경찰의 도착을 늦추어야 했던 것입니다.
발자국은 어떻게 했을까요. 땅이 비에 젖어 무른 상태였기 때문에 두 사람은 테니스장에서 쓰는 롤러를 이용해 앞서 남겼던 자신들의 발자국을 지우면서 절벽을 향해 갔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떠한 발자국 전문가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선명한 발자국이 남겨지겠죠
그리고 절벽 끝까지 갔을 때 롤러는 그대로 바다로 밀어버리고 두 사람은 바다로 뛰어내린 거죠(소설 속에서 웨인라이트 씨의 정원사가 계속 누가 롤러를 훔쳐갔다고 불평하는데 눈치빠른 사람은 여기서 발자국 트릭의 감을 잡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해적의 동굴’ 속에는 미리 숨겨두었던 옷가지와 여행용 슈트케이스가 있습니다. 두 사람은 동굴 반대편 입구로 나와 사라지기만 하면 완벽한 위장자살이 성립되는 거죠.
그러나 동굴에서 그들을 기다린 건 사전에 이 계획을 모두 알고 있었던 살인범이었습니다. 그는 두 사람을 총으로 쏴 죽이고 시체와 슈트케이스를 바다에 던진 채 사려져 버리죠.
헨리 메리베일 경(줄여서 그냥 H. M. 이라고 자주 표기되죠)이 등장하는 작품입니다. 메리베일 경은 딕슨 카가 카터 딕슨이라는 필명으로 발표할 때마다 등장하는 탐정으로 ‘흑사장 살인’을 시작으로 모두 22편의 작품에 등장하게 되죠. 사실 딕슨 카 작품이나 카터 딕슨 작품이나 작품 분위기나 내용 면에 있어 그다지 차별화 되었다고 할 수 없는데, 그도 그럴 것이 카터 딕슨이라는 필명이 사용된 이유가 미국내에서 카의 작품을 출판하던 출판사가 1년에 카의 작품을 2편까지만 출간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른 이름을 쓴 것이라고 하죠. 전성기에 엄청나게 다작을 했던 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이 작품 she died a lady는 1943년에 발표된 작품입니다.
‘세 개의 관’, ‘유다의 창’, ‘구겨진 경첩’, ‘화형법정’, ‘아라비안나이트 살인’ 등 작품들이 쓰여진 1936년에서 1938년까지의 시기가 카의 최고 전성기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시기를 지나 40년대에 접어들면 라디오 방송대본 등 다른 일에 신경 쓰느라 예전만큼 왕성한 작품활동을 보여주지는 못하게 되죠. 그래도 한창 2차대전이 진행중이던 40년대 초 두 편의 주옥같은 작품이 탄생하는데 하나는 ‘황제의 코담배 케이스’이고 다른 한 작품이 지금 소개드릴 ‘she died a lady’입니다.
작품은 2차대전 발발 후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의 한 영국 해안마을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한적한 시골마을에서는 다른 나라에서 진행중인 전쟁보다는 마을을 떠도는 추문이 더 관심의 대상이 되는 법이죠. 추문의 대상이 된 인물은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바닷가 절별 위에 있는 저택에서 남편과 단 둘이 살고 있는 웨인라이트 부인입니다.
남편인 웨인라이트 씨가 육순의 노인인데 비해 부인의 나이가 겨우 38살이니 무언가 스캔들이 터질 만도 한데, 설리번이라는 젊은 연극배우가 마을에 등장하며 여기에 불을 지핍니다.
겉으로 볼 때 설리번은 웨인라이트 부부와 매우 친하게 지내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웨인라이트 부인과 깊은 관계에 있다는 것이 마을을 떠도는 소문이죠.
이러한 어느 날 밤 마을의 은퇴한 의사 루크는 웨인라이트씨의 초대를 받고 웨인라이트 저택을 방문합니다. 그날 밤 모인 사람은 부부 외에 설리번과 루크 단 4명뿐이었습니다.
저녁식사 후 9시가 되자 웨인라이트 씨는 늘 그렇듯 라디오에서 나오는 전쟁 관련 뉴스에 온통 정신이 팔리고, 설리번과 웨인라이트 부인은 어딘가로 사라집니다.
등화관제에도 불구하고 문을 열어놓은 채 나간 두 사람을 이상하게 생각한 루크는 두 사람을 찾아 나서고 선명하게 남겨진 두 사람의 발자국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그 발자국이 끝난 곳은 ‘연인들의 투신’이라는 별명이 붙은 절벽의 가장자리였고 아찔한 높이의 절벽 아래로는 바위가 들쑥날쑥해 떨어지면 도저히 살아날 수 없었죠. 누가 생각하더라도 불륜관계의 연인이 절벽에서 투신자살했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죠.
그런데 이를 자살로 보기 힘들게 하는 여러 가지 증거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우선 루크가 이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려고 했지만, 집 전화선은 끊어져 있고 누군가 집안에 있던 모든 차들의 기름을 빼내버린 것을 발견합니다. 덕분에 루크는 마을까지 여러 시간을 걸어서 겨우 경찰에 알릴 수 있게 되죠.
얼마 후 두 사람이 떨어진 절벽에서 훨씬 떨어진 바닷가에 조류에 밀려온 두 사람의 시체가 발견되는데 부검 결과는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두 사람의 죽음은 추락사도 익사도 아닌 총기에 의한 것이었고 그것도 바로 옆에서 발사된 총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총상의 흔적은 자살보다는 타살에 더 무게감을 주는 것이었습니다. 흉기로 쓰인 총도 곳 발견되게 되죠. 그것도 절벽에서 수마일 떨어진 도로 한복판에서였습니다. 계속해서 밝혀지는 일련의 사실들, 설리번과 웨인라이트 부인이 함께 미국에 갈 것을 계획했다는 것과, 위조 여권을 만든 것, 두 사람의 여행용 슈트케이스가 바닷가에서 발견된 점 등등은 점점 자살에 대한 설득력을 잃게 만들죠.
그런데 이를 타살로 인정할 경우 도저히 극복이 불가능한 난관이 하나 버티고 있습니다. 바로 절벽으로 간 두 쌍의 발자국이죠. 소설에서는 초반부터 발자국이 조작된 것이 아님을 강조하기 위해 경찰의 입을 빌려 이를 강조합니다. 현대 범죄수사에서 발자국은 얼마든지 과학적으로 분석될 수 있고 비가 내려 젖은 땅에 선명한 두 쌍의 발자국은 모든 것을 말해주며 분석 결과 이 두 쌍의 발자국은 절벽을 향해 걸어간 설리번과 웨인라이트 부인의 발자국이 100% 확실하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살인의 가설에는 모순이 생깁니다. 두 사람 바로 옆에서 총을 발사했다는 살인자의 발자국은 도대체 어디 있느냐 하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죠.
결국 의심을 받게 되는 건 절벽으로 간 두 사람 외에 유일하게 발자국을 남긴 또 다른 인물, 즉 의사인 루크 밖에 없습니다. 다른 제 3의 인물이 범죄를 저질렀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죠. 결국 루크는 두 사람은 사실 자살했고 자신은 웨인라이트 부인의 명예를 위해 자살도구인 총을 일부러 눈에 띄는 곳에 버렸다는 거짓증언을 해야 할 압박을 받습니다(그 당시 영국에서는 연인과 함께 자살하는 것이 상당한 불명예였나 보네요)
이 무렵 메리베일 경이 휴가차, 실제로는 이 마을의 한 화가의 초상화 모델을 위해 마을에 머뭅니다.(메리베일 경이 초상화 모델이 된 이유가 재밌네요. 화가가 메리베일 경에게 초상화 모델을 부탁한 이유가 아주 독특하게 생긴 얼굴을 그려보고 싶어서라는 아주 도발적인 것이었고 메리베일 경이 여기에 흥미를 느껴서라고 합니다. 메리베일 경은 거구인데다 상당히 특이한 용모까지 가졌군요) 그리고 루크와 함께 이 발자국의 수수께끼를 해결하는데 진력하죠
이 소설에 쓰인 트릭은 상당히 복잡합니다. 사실 트릭 해결에 필요한 모든 힌트는 충분히 주어져 있지만요. 연극배우인 설리번이 메리베일 경도 쩔쩔 맬 이런 트릭을 생각해 냈다는게 놀랍군요.
이 소설은 의사인 루크의 수기 형식으로 쓰여 있는데 루크는 메리베일 경의 도움 없이 스스로 이 트릭을 풀어내게 됩니다. 다만 잘못 생각한 게 있다면 범인의 정체였죠. 오직 메리베일 경만이 진범의 정체를 알았고, 사려 깊은 건지 어떤건지는 몰라도 증거를 조작하면서까지 범인의 정체를 숨깁니다. 사건은 법정에서 그냥 자살로 결론 내려지구요.
딕슨 카의 작품에 있어 이건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점입니다 응당 법의 심판을 받아할 할 살인범을 맘대로 놓아주다니요 (기드온 펠 박사가 나온 ‘연속살인사건’ 을 읽고도 이런 느낌을 받았는데, 이 소설에서도 결과적으로 펠 박사는 보험사기에 일조한 것이 되었죠)
이 소설의 발자국 트릭의 비밀이 무지무지하게 궁금하실 분들이 있을 것 같아 한참 밑에 트릭의 실체를 적었습니다.(알고싶지 않은 분들은 여기까지만 읽으시길). 사람에 따라서는 기가 막힌 트릭일 수도 있고 현실성 없는 것일 수도 있는데 제 생각은 천재가 아니면 어떻게 이런걸 생각해 낼 수 있을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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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릭의 비밀은 ‘해적의 동굴’이라는 절벽 꼭대기에서 40피트쯤 아래에 있는 동굴에 있습니다. 이 동굴은 양쪽으로 뚫려 있는데 한쪽 끝은 바다를 향해 있고 다른 쪽 입구는 마을 근처 황무지에 있습니다.(밀실트릭에서 비밀통로의 존재는 반칙이지만 이 동굴의 존재는 소설 본문에 수차례 언급되었던 것입니다)
웨인라이트 부인과 설리번은 자살을 위장한 후 미국으로 몰래 도주할 계획을 세우고 누구라도 속아넘어갈 자살 위장 계획을 세웁니다. 우선 저택의 전화선을 끊어놓고 모든 차에서 기름을 빼냅니다. 그리고 나서 설리번은 비가 와서 젖은 땅을 밟고 절벽끝까지 걸어가 발자국을 남기고 웨인라이트 부인의 신발을 거꾸로 신은 후 다시 걸어옵니다. 이렇게 되면 두 쌍의 발자국이 만들어지는거죠.
두 사람은 등화관제 중 문을 열어놓고 밖에 나오고 이는 루크의 주의를 끕니다. 루크는 발자국을 발견하는데 발자국 전문가가 아닌 루크의 눈에는 당연히 두 사람이 절벽을 향해 걸어간 발자국으로 보이겠죠. 놀란 루크는 경찰에 신고하려 하지만 전화선은 끊기고 차에 기름은 없습니다. 결국 마을까지 먼 거리를 걸어가야 하는 거죠. 이렇게 함으로써 경찰 도착 때까지 3~4시간의 여유가 생깁니다.
두 사람은 왜 경찰의 도착을 늧추어야만 했을까요.
바로 밀물때를 기다려야 했기 때문입니다. 루크가 처음 발자국을 발견하고 절벽 아래를 내려다 보았을 때는 썰물 때였기 때문에 바다까지의 거리가 꽤 되고 바위까지 솟아있어 절벽에서 뛰어내린 사람은 당연히 살 수 없다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밀물때가 되면 바닷물이 차 올라 어느 정도 수영을 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바다로 뛰어내릴 수 있게 됩니다. 바닷물이 절벽 꼭데기에서 40피트 아래에 뚫린 ‘해적의 동굴’ 까지 차오를 때가 바로 적기이고, 이 때 절벽에서 뛰어내리기 위해서는 경찰의 도착을 늦추어야 했던 것입니다.
발자국은 어떻게 했을까요. 땅이 비에 젖어 무른 상태였기 때문에 두 사람은 테니스장에서 쓰는 롤러를 이용해 앞서 남겼던 자신들의 발자국을 지우면서 절벽을 향해 갔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떠한 발자국 전문가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선명한 발자국이 남겨지겠죠
그리고 절벽 끝까지 갔을 때 롤러는 그대로 바다로 밀어버리고 두 사람은 바다로 뛰어내린 거죠(소설 속에서 웨인라이트 씨의 정원사가 계속 누가 롤러를 훔쳐갔다고 불평하는데 눈치빠른 사람은 여기서 발자국 트릭의 감을 잡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해적의 동굴’ 속에는 미리 숨겨두었던 옷가지와 여행용 슈트케이스가 있습니다. 두 사람은 동굴 반대편 입구로 나와 사라지기만 하면 완벽한 위장자살이 성립되는 거죠.
그러나 동굴에서 그들을 기다린 건 사전에 이 계획을 모두 알고 있었던 살인범이었습니다. 그는 두 사람을 총으로 쏴 죽이고 시체와 슈트케이스를 바다에 던진 채 사려져 버리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