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기억하실런지 모르겠지만 일전에 의학 용어 번역에 대해 투덜거렸던 호비호비 입니다.
사실 이 글 역시 어디다 얘기할 곳이 마땅찮고, 심지어 출판사에 연락할 방법도 몰라 (출판사가 인스타만 하시는 거 같던데, 이거 하나 연락드리자고 인스타 가입하는 것도 그렇고) 혹여 하우미에 적어두면 출판사 혹은 관계자분께서도 보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글을 씁니다.
클리쉐같지만 김춘수의 "꽃" 처럼 이름은 인식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부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 질환들의 이름을 바꾸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정신분열증이 조현병으로 바뀐 것과 간질이 뇌전증으로 바뀐 것입니다. 앞서 글에서도 말씀 올렸듯이 저는 신경과 전문의이고 특히 뇌전증을 세부 전문으로 하고 있습니다. "간질"이 "지랄병"을 함축할 뿐만 아니라 너무나 많은 사회적 낙인을 찍어와서 선배들께서 다른 이름을 고민하셨고, 2011년 법적으로 간질은 사라진 단어가 되고 뇌전증으로 대체가 되었습니다만 아직도 여전히 간질이라는 단어가 쓰이고 있습니다.
오늘 최근(?) 인기있는 잘못된 공간, 잘못된 시간 이라는 소설을 보는데 "간질병", "측두엽 간질"로 "또" 번역이 되어있었습니다. (여전히 상당히 많은 과학서적, 과학잡지, 소설에서 "간질"로 번역하거나 사용하고 있습니다. 일부 연락처가 나와있는 곳은 제가 종종 연락을 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번역하신 분의 나이를 알 수는 없으나 이런 경우 대부분 뇌전증으로 바뀌기 전에 간질로 들어왔던 나이대의 분들, 대략 40대 중후반 이상의 분들이 아직도 입에 붙은 그대로 사용하시는 경우를 많이 봐서 아마 번역하신 분도 40대 중후반 이상이지 않을까 지레짐작 했습니다만, 실제로는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법적으로 사라진 용어이고 환자들에게 아픔만 주는 용어를 굳이 사용해야할까? 중간에 거를만한 과정이 없었을까? 하는 질문이 계속 남아있습니다만, 어디 알릴만한 곳이 떠오르지 않아 오늘도 하우미에 끄적였습니다.
남은 하루도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