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발매된 걸 2일 받아서 3일에 읽었다. 오랫동안 기다렸던 [맥파이 살인사건]의 다음 작품인데, 맥파이에 비해 트릭 이런 건 조금 부족한 느낌이지만 전체적인 분위기가 밝고 유머가 가득한 작품이었다. 이 작품에서 호로위츠는 실명으로 등장해서 미스터리한 부유층 여성의 살인사건을 왓슨역할로 도우면서 기록을 남긴다. 배경은 2010년경 런던.
홈즈역할을 하는 탐정은 괴팍한 전직경찰인데, 이 두 중년 아저씨의 케미가 예상외로 재미있었다. 일반적인 구도인 노련한 아저씨와 어리버리한 아가씨(또는 그 반대) 콤비 간의 케미 못지 않게 좀 느끼하면서도(!) 능청스럽게 전개된다. 호로위츠는 자신의 실제 이야기도 소개하는데 어디까지가 진짜고 어디서부터가 뻥인지 모르겠다. 스티븐 스필버그, 피터 잭슨이 등장해서 호로위츠의 시나리오에 대한 협업 얘기도 나오는데 이건 뻥일수도 ㅎㅎ.
스토리는 살인사건 관련 인물과 장소를 차례대로 방문하면서 증거를 찾고 빈 공간을 채우는 전형적인 탐정드라마인데, 각 장면이 너무 과하지 않게 적당해서 읽기 지루하지 않다. 정교한 본격미스터리는 아니지만 메인 탐정과 사이드킥 조수의 발로 뛰는 모험과 주고 받는 대화를 통해 미스터리가 풀려가는 모습이 딱 홈즈스타일이다.
호로위츠는 아동도서, TV시리즈 등에서 커리어를 쌓고 셜록홈즈재단에서 인증한 홈즈시리즈 두편(실크하우스의 비밀, 모리아티의 죽음)과 독자적인 [맥파이 살인사건]을 썼는데, 내가 맥파이 다음으로 강력 추천하고픈 건 [모리아티의 죽음]이다. [실크하우스]가 전형적인 홈즈스타일이라면 [모리아티]는 전반에 걸쳐 피가 흥건하고 마지막 대반전에 약간 충격을 먹기도 한, 하드코어한 작품이었다.
한가지 불만이 있다면 같은 출판사(열린책들)인데 전작 맥파이와 책의 모습(판형이라고 하나)이 다르다는 것. 좀 작게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