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 KILLER OF GHOST
1화 레이스
용사, 보너스옵션7과
보너스옵션8을 얻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휴게실에 모여 있을 때다.
“오늘 산이나 갈까요? 크리스마스인데 딱히 할 일도 없고 말이죠.”
“저 갈게요.”
캐츠씨가 제일 먼저 동참의사를 밝힌다.
“크리스마스 특별 등산인 셈이네.”
“그래요. 이번에는 저도 갈게요. 아돌도 같이 가자.”
“좋아요. 또 가보죠.”
아연씨과 아돌도 의기투합한다.
“이번에는 둘이 갖다와. 나는 그냥 있을래.”
“그럼 11시에 모이죠. 핸섬맨한테도 물어보고요.”
스마일맨이 주인에게 물으러 휴게실을 나간다.
“그럼 저도 11시에 봐요.”
하고 캐츠씨도 이탈한다. 적절하게 3인조가 남는다.
“얼굴이 많이 초췌해 보여요.”
“누나는 눈이 좀 부은 것 같은데요.”
아연씨가 입을 가리고 하품을 한다.
“너도 졸려 보이는 얼굴인데.”
“말도 마세요. 그 문제 때문에 늦게 잤다니까요.”
“다들 그랬다보네.”
반원문제 때문에 모두들 골치 깨나 아팠나 보다.
“그래서 아직 성과는 없다는 거지?”
“풀었으면 이러고 있지 않죠.”
“너무 어려운 문제에요. 도무지 풀리지가 않아요.”
3명 각각의 머리로는 이게 한계인가. 머리를 모아도 풀릴 것 같진 않지만.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으면 못 푼다고 했잖아요.”
“아직까지는 모두 그것에 빠져 있다는 얘기구나.”
“어떤 고정관념을 깨야하는지 모르겠어요.”
“그걸 알면 단숨에 해결되겠지.”
실마리는 우리가 어떤 고정관념에 사로 잡혀있어서 풀 수가 없느냐이다. 세상에는 많은 고정관념이 있겠지만 여기선 어떤 고정관념이 우리를 붙잡고 있는 것인가.
“계속 염두에 두어야겠지만 너무 거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도 안 된다고 봐요.”
“그래. 작은 것을 노리다가 정작 큰 것을 놓치는 수가 있어.”
“그러니까 이 문제도 감안은 하면서 우리 본분을 잊지 말자는 거죠?”
“문제를 풀면 확실히 도움이 되겠지만 괜히 많은 시간을 뺏기고도 답을 알아내지 못하면 큰 손해야.”
문제를 풀면 4개의 객실을 열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꼭 승리로 가는 지름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에게 베스트는 형이 있는 곳을 스스로의 힘으로 찾아서 구하는 거야. 그게 안 될 때는 도움을 받는 것도 나쁘진 않지만.”
“다행스럽게도 그 방법을 찾았잖아요.”
“아직 50%확률이지. 내가 점심식사 전에 208호를 노크하도록 할게.”
“우리가 없는 사이에 해피엔딩을 맞을 수도 있겠네요.”
“그러면 좋겠지만.”
이야기를 마치고 자기 보금자리로 돌아간다.
앞마당에 네 사람의 산행을 위한 일행이 모여 있다. 시간은 11시 5분. 라라, 블루캡, 스마일맨, 캐츠씨 이렇게 네 사람이다. 핸섬맨에게 스마일맨이 산행을 제의 했지만 오늘은 사양했다. 그것을 알리자 네 사람의 등산 팀은 산을 향해 출발한다.
“크리스마스에 산행이라. 어울리지 않아.”
나는 그들의 출발하는 모습을 창문에서 바라보고 내 객실에서 나간다. 쉼터의 문은 오늘도 잠겨있다. 별수 없이 빙 돌아서 208호로 향한다.
‘그러고 보니 주인은 안 나갔잖아.’
맞은 편 객실에 있는 주인에게 노크소리가 들리진 않으려나. 서재나 화장실에 있으면 안심인데. 그래도 듣고 나온다고 해도 이쪽이 빠르다.
호흡을 한 번 내쉬고 실행 초읽기에 들어간다.
“똑똑똑”
3번 두드렸다. 한 템포 쉬고
“똑똑똑”
6번 실행 완료. 덫에 걸리기만 하면 된다.
10초, 20초,……
'왜 안 나오지?’
뒤에서 주인이라도 나올까봐 긴장이 된다. 앞에선 반응이 없다.
‘제길!’
못들은 것일까. 아니면 이 사람이 화장실에라도 있나?
일단 철수를 할지, 재실행을 할지 망설여진다.
선택 완료.
“똑똑똑”
사이들 두고
“똑똑똑”
다시 시간이 흐른다. 왠지는 몰라도 지금은 틀렸다고 단정하고 일단 물러나기로 한다.
3층으로 올라가서 내 룸으로 가려다 마마의 룸의 문을 노크했다. 남아 있는 사람은 식당의 종업원들을 제외하고는 나와 주인, 마마와 윌리 뿐이다.
마마가 문을 열어주고 내가 안에 들어가도 괜찮겠냐고 묻자 스스럼없이 허락을 해줘서 거실에 서 있다. 침실에 있던 윌리가 문을 살짝 열고 그 안에서 나를 쳐다본다.
윌리를 향해 보고 웃어줘도 계면쩍은 듯 아무 표정의 변화 없이 문 입구 벽에 기대어 쳐다보기만 한다. 마마도 이를 기분 좋게 바라본다.
“따분하신가 봐요.”
“예. 조금요. 윌리는 안 심심해?”
내가 말을 거니 빙그레 미소를 짓는다.
“산에 같이 가지 그랬어요?”
“그저께 갔단 온 것도 있고 오늘은 멀리 나가고 싶지 않네요.”
사실 그것보다는 우리가 여기에 온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이것저것 조사를 진행해 나가야 가기 때문이다.
말을 하면서 주위를 둘러보는데 다른 객실과는 달리 액자가 거실 벽 어느 곳에도 걸려 있지가 않다.
“여기는 액자가 없네요.”
“그림이요?”
“네. 다른 객실에는 걸려있던데요.”
“민망한 그림이라 아이도 있고 해서 내려놨어요.”
어떤 작품이 걸려있었기에 민망하다고 느끼는 것일까? 설마 여자의 나체화라도 걸려 있었던 것일까.
“여자 그림이었나 보죠?”
“남자 둘이 그려져 있어요.”
두 남성이 이상야릇한 장관을 연출하는 그림이려나.
“제가 좀 봤으면 하는데요.”
“저쪽에 내려 놨어요.”
마마가 가리키는 벽 구석 쪽에 뒷면이 보이게 놓여 있다. 그쪽으로 가서 액자를 손으로 집어 앞면을 본다.
내 예상과는 많이 다른 그림이었다. 눈에 들어오는 부분 때문에 민망할 수도 있으나 작품에서 풍기는 느낌은 상당히 정겹다.
그림속의 두 남자가 모두 벌거벗고 있다. 그러나 한명은 젊은이이고 한명은 어린아이다. 나이가 많은 소년 쪽이 어린 남자아이를 뒤에 업고 서 있는 모습을 정면을 위주로 측면까지 그린 것이다. 뒤에 업힌 아이가 소년의 목에 손을 맞잡고 있고, 소년은 정면을 보면서 한 손으로는 그 아이의 손을 잡고 있다. 다른 한 손은 아이의 발을 잡고 있다.
소년의 맨몸이 정면으로 적나라하게 잡혀 있고 중요 부분까지 그려져 있었기 때문에 내려 놓았던 것이다. 그렇지만 전혀 야한 느낌은 아니고 형제로 보이는 두 사람의 이런 장면에서 동심과 같은 푸근한 면이 전해져 온다. 두 인물의 모습을 제외한 나머지 배경에 해당하는 부분은 아무것도 그려져 있지 않고 주황색이나 갈색 톤의 색으로 채워져 있기에 두 사람의 모습과 함께 따스함이 느껴진다.
다시 액자를 돌려 설명글을 보니 작품명은 ‘두 형제’이고 원래의 작가는 너무나 유명한 피카소이다.
<소년의 지체는 얼핏 보면 해부학적 정확성이 결여되어있는 것 같으나 어른과 어린아이의 중간에 있는 소년상으로는 아주 리얼하며 따스한 색채와 어울리며 호감이 간다. 피카소는 이 무렵에 모델을 정확하게 옮긴 다음 피카소화(化) 하는 과정에 있었다. 피카소가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여러 사람에게 친근감을 준 것은 피카소화의 덕분일 것이다.>
피카소의 작품하면 대개 희화화 시킨 재미있는 그림을 그린 화가로 많이 인식되어 있는데 이런 사실적인 작풍도 많이 그렸나 보다. 그의 작품으로 내가 알고 있는 것은 ‘게르니카’ 정도가 고작이다.
액자를 다시 내려놓고 마마에게 가서
“피카소가 그린 거네요.”
“피카소는 많이 들어봐서 알지만.”
마마의 룸에서 나와서 다시 조사를 시작하자 하고 쉼터로 향한다. 아직은 포기할 단계가 아니다. 다시 두 눈에 새겨놓고 다시 점검해보자.
쉼터에 들어서니 그 사람이 안에 있었다.
등반팀은 이제 산중턱에 다다르려 하고 있다. 제일 선두에 캐츠씨가 앞서 가고 있고, 중간에 라라와 블루캡이, 그 뒤를 스마일맨이 쫓아가는 형국이다.
그러나 서로의 거리는 많이 벌어져 있지 않고 선두의 캐츠씨도 후위를 돌아보며 페이스를 맞춰 주고 있다. 캐츠씨가 돌아보면 중간그룹도 뒤의 스마일맨을 보며 찬찬히 정상을 향해 나아간다.
산중턱에 이르자 캐츠씨를 향해 외친다.
“선두 스톱!”
소리를 듣고 캐츠씨가 걸음을 멈추고 돌아본다.
“잠시 쉬고 가요.”
“숨 좀 돌리고요.”
셋이 캐츠씨가 서 있는 위치까지 와서 쉬기로 한다. 페트병의 물을 꺼내어 수분을 공급해준다. 목을 타고 흐르는 물이 시원하다.
“별로 높은 산도 아닌데 논스톱으로 가야죠.”
“우린 아직 단련이 안 돼서요.”
스마일맨이 땅에 털썩 주저앉으며
“나는 여기서 쉬고 그냥 내려가야겠어요.”
“왜요?”
“컨디션이 안 좋은지 오늘은 더 힘드네요.”
일행이 한 명 떨어져 나갈려는 분위기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잖아요.”
“그래요. 쉬면 좀 괜찮을 거예요.”
“죄송해요. 오늘은 영 아니네요. 돌아가서 쉬어야겠어요.”
이렇게까지 말하니 억지로 데려 갈수는 없다.
“할 수 없죠.”
“제가 힘만 좋았어도 업고 가는 건데.”
“말 되는 소리를 해라.”
라라에게 핀잔을 듣는 블루캡이다.
어느 정도 땀도 식었을 만큼 시간을 보내서 자리에서 일어나는 일행들.
“그럼 우린 올라갈게요.”
“예. 재밌게 놀다 오세요.”
“조심해서 내려가세요.”
“잘 가세요.”
3명이 먼저 산길을 재촉하고, 1명은 뒤에서 그 모습을 잠시 바라보고 아래로 향한다.
몇 발자국 걷다가 블루캡이 제안한다.
“우리 경주해요.”
“정상까지 경주하자고?”
“그래요. 누가 정상까지 빨리 가나.”
블루캡의 제안에 라라가 반기를 든다.
“괜히 무리하지 마. 저번에 한번 와봤다고.”
“깔보는 거예요? 저 이래봬도 한 가닥 한다고요.”
이에 캐츠씨가 딴지를 건다.
“나한테 안 될걸. 나 꽤 한다고.”
“과연 그럴까요?”
“승부근성이 솟는데.”
“경기 확정이죠.”
이렇게 난데없이 정상탈환경주가 시작된다.
“그럼, 셋까지 세면 출발이다.”
세 사람은 출발자세를 취한다.
“하나, 두 울….”
“나 먼저 간다!”
신호가 떨어지기 전에 캐츠씨가 달려 나간다.
“앗! 반칙!”
“뭐해! 빨리 달리자.”
두 사람도 질세라 정상을 목표로 뛰어간다.
“여기 있었나요?”
“예. 들어오시죠.”
쉼터 안에서 운동을 하고 있던 사람은 주인, 남궁재오였다.
“운동하고 있었군요.”
“조금 따분해서요.”
“산에 가지 그랬어요?”
“나갈 기분까지는 안 나서요.”
네가 나갔으면 괜히 가슴 졸이지는 않았잖아.
“뭐 하러 왔어요?”
“어제 그 반원 때문에.”
“열심이네요.”
“하도 안 풀려서요.”
괜히 자존심이 상한 달까. 하지만 이 사람도 못 풀었다는데 솔직히 그럴 필요는 없다.
“커튼 좀 쳐볼게요.”
“햇빛 들어서 좋은 데요?
“발자국 좀 보려고요.”
“아…….”
내가 반원 때문에 왔다는 걸 떠올린 듯 했으나
“이미 지웠을 거요. 종업원들이 이곳을 청소하면서요. 바닥에 야광물질이 묻어 있으니 바닥을 닦을 때 신경써서하라고 말했거든요.”
그러면서 커튼을 쳐서 어둡게 만든다. 그 말대로 야광의 발자국들은 떠오르지 않았다.
“한 번 더 보면 뭔가 생기지 않을까했는데.”
“조금 늦었네요.”
“할 수 없죠.”
별 수 없이 객실 쪽 문을 통해 내 거처로 가려다가
“그런데 그 문제는 어디서 알았어요?”
“그건 비밀입니다. 알게 되면 의외로 쉽게 답을 찾을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윌리와 그 환자같이 흔하지 않은 병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가 봐요?”
“원래 많다기보다는 주위에 그런 사람들이 있으니까 그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아야겠다고 생각해서 자료를 찾은 겁니다.”
또 뭐가 있었더라. 기억을 헤집어보니 나온 게 있다.
“스마일맨은 벨소리 노이로제가 있다고 했었죠?”
“그 노이로제는 보통 전화 벨소리 같은 게 울리면 심한 반응을 보인다고 합니다. 그래서 집에 있을 때는 전화를 자기 앞에 놔두어야 마음이 놓인다고 해요. 증세가 더 심한 사람은 환청을 듣는다고도 하고, 심지어는 벨소리가 나지도 않았는데 전화 왔는데 왜 받질 않느냐며 옆의 사람에게 화를 내기도 한답니다.”
“그 정도입니까?”
“그래서 스마일맨은 예전부터도 휴대전화를 사용하질 않았답니다. 당연하겠죠. 벨소리를 멀리 해야 하는데 말이죠. 그를 위해서 여러분의 휴대전화를 잠시 맡아두는 의미가 크니까 이해해 주세요. 그가 있는데서 누구의 휴대전화에 어디선가 연락이 와서 벨소리를 듣게 해주면 곤란하잖아요.”
“본인이야 당연히 괴롭겠지만 주위 사람도 꽤 불편하겠네요. 그 사람 앞에서 맘대로 전화기도 갖고 있을 수 없고.”
다른 증후군의 환자보다야 가볍다는 느낌이지만 이것도 꽤 고통일 것이다.
“그럼 벨소리를 계속 듣게 되면 어떻게 됩니까?”
“사람에 따라 보이는 증상은 다르겠지만 아마 혈압이 크게 상승 한다던가, 정신을 잃어버린다거나, 심하면 심장마비도 걸릴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많이 위험할 수도 있군요.”
“그냥 제 추측입니다. 확실히 아는 건 아니고요.”
저택에 거주하는 그런 사람들을 거론하다보니
“그 어머니 되시는 분이 많이 힘들겠네.”
“손자야 확실히 장애아고 아들도 그런 노이로제가 있으니 마마가 편할 리는 없죠.”
그래서 평소에도 우울해 보이는 인상인가보다. 아무래도 가까운 사람들이 그런 상태라면 본인도 많이 힘들 것이다.
“클라인펠터 환자는 저택에서 절대로 나오지 않는 겁니까?”
막상 묻고 보니 아연씨의 이 환자가 이 남자의 가족일거라고 한 말이 떠올랐다. 내가 실수라도 한 걸까.
“그야 제가 바깥에서 본 적은 별로 없어서 그럴 거라 봅니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 사람에 대한 얘기는 하질 않아서. 있는 거야 그들도 알지만 혹시나 밖에 나오는 것을 봤냐고 물어본 적은 없습니다.”
뜻밖에 담담히 말해준다. 가족일지 몰라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마치 남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건지도 모른다.
"저 그림 괜찮지 않나요?”
주인이 눈이 향한 곳에 고개를 돌린다. 저번에 왔을 때는 그냥 지나친 모양이다. 가까이 가서 유심히 본다. 색채감이 왠지 아돌의 거실에 걸려 있던 액자와 비슷해 보인다.
배경은 어디인지 애매모호해서 산인지 평지인지 구별이 안 간다. 그림의 초점은 가운데에 모여 있는 두 사람과 당나귀이다. 크게 그려져 있는 사람은 두건을 머리에 둘러 머리카락을 가렸고 짙은 수염을 길렀으며 노란색 겉옷에 파란색 바지를 입고 있다. 바지는 무릎까지만 내려와 있어서 종아리가 드러나 있다. 그 사람이 당나귀에서 내리려는 사람을 도와주는 것처럼 몸으로 받쳐주는 모습이다. 당나귀에서 내리려는 사람은 이마에 흰 두건을 두르고 상의는 맨몸으로 보이지만 아래는 파란색 바지를 입었다.
좌측에도 뒷모습의 다른 사람이 보이나 중심의 대상과는 달리 불분명해 보인다. 그 바로 옆에 뚜껑이 열려있는 네모난 상자도 보인다.
매번 그런 것처럼 뒤를 보니 작품명은 ‘선량한 사마리아인’이고 본래 고호의 작품이다. 아돌의 룸에 있는 ‘고호의 방’과 화풍이 비슷해 보였던 이유는 같은 고호의 작품이었기에 그리 보인 것이다.
<길에 쓰러진 병자를 돕는 사마리아인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크르와의 작품을 원본으로 한 번안이다. 고호는 자신의 한정된 모티브에 보태기 위해 밀레나 드라크르와의 작품의 번안을 자주 했다. 그 대부분은 종교적 주제인데 이런 주제를 선정하게 된 것은 불행한 형에 대한 테오의 헌신적인 봉사에 대한 감사하는 감정의 발로인 것 같다. 종교적 제재를 그린 이들 작품들은 슬픔이나 고민보다 환희나 찬미를 보다 많이 간직하고 있는 것 같다. 드라크르와의 작품을 번안한 것으로 ‘피에타’를 시도한 것이 있다.>
“전 탈것에서 내리는 것을 도와주는 것으로 봤는데, 그게 아니라 길가의 병자를 태우는 모습이군요.”
“그런 걸 보면 원래의 의미와 정반대로 해석을 불러일으키는 그림도 있듯이 보는 사람에 따라 사물을 보는 방식은 제각각인 것 같아요.”
“네. 휴게실에 있던 그림을 재오씨는 처음에 뭘 그린 것으로 여겼나요?”
“외눈이 달린 아메바 같은 이상한 생물로 봤어요. 수중에서 활동하는 생물이요.”
대부분 그 그림의 대상을 생물로 오해하는 것이 일반적인가보다.
“전 바다에서 헤엄치는 어떤 생물인줄 알았어요. 아연씨는 어항의 물고기로 생각했어요. 아돌은 전혀 모르겠다고 했고요.”
“저도 그게 과일이라니 전혀 뜻밖이었습니다.”
액자를 걸고서 더 이상은 묻지 않고 주인과 인사를 한 다음 쉼터에서 나와 내 객실로 돌아온다.
2009.03.10 03:19
[창작] 가려진 10분의2, 지워진 10분의2 그리고 10분의1 - 4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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