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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 밤 이었다.
창에는 허연 서리 같은 것이 끼어 있었고 그 창 밖을 지나다니는 행인들의 입에서도 하얀 입김이 호호 불어져 나오고 있었다. 그중 소수는 담배를 피워 물어 흰색의 액기체가 흘러 나오기도 하지만 그들이라고 추위를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입김은 겨울에 온도는 매우 춥지만 우리 몸안의 온도는 항상 일정한 온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날숨 속에 포함한 수증기가 물로 변하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또 담배연기는 연기를 빨아들이면 몸속 수증기가 연기 미립자를 핵으로 삼아 뭉침으로써 아주 작은 물방울을 형성하게 된다 입밖으로 나온 이 입자들의 크기는 빛의 파장보다 조금 더 큰 정도이다. 그렇게 되면 청색광 뿐만 아니라 모든 파장의 빛이 작은 물방울들에 이리저리 부딪히면서 반사돼 결과적으로 하얀 색으로 보이는 것이므로 대충 입김과 비슷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액기체라고 볼수 있다. 그러나 역시 추위는 모든 사람들에게나 공평하게 적용 되었다.
09:16 pm.
이 시각에 대구 서구 내당동에 위치한 경운 중학교의 근처에 있는 자그마한 원룸에 사는 마원길은 눈이 내리는 창 밖의 풍경에 빠져 두터운 터틀넥 스웨터를 입고 난방을 하고 흔들의자에 앉아 콜드플레이의 잔잔한 음악을 즐기고 있었다. 그는 알고 있었다. 오늘 같은 날은 모비의 일렉트로니카 보다는 콜드플레이의 피아노 사운드가 더 잘 어울린 다는 것을.
그는 비스듬히 누워 있다가 이마에 손을 대 보았다. 열이 조금 났다. 감기 때문은 아니었다. 방안이 더운데다가 자신이 터틀넥을 입고 있어서 라고 믿고 있었다. 그는 눈을 치켜 떠 손을 빤히 쳐다 보았다. 손가락이 굵고 통통 하기는 하지만 길다고도 할 수 있는 손가락 중 검지 손가락이 먼저 보였다. 그 곳에는 거친 무언가를 잡았을 때 나는 생채기가 약간씩 나 있었다. 그는 그것이 무엇인지 몰랐다. 어디서부터 온것인지. 왜 났는지 등은.
그는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그것이 아니면 오늘 아침 보았던 진짜 악몽과 같은 일이 다시 일어 날지도 모른다. 은폐 하자. 은폐 하자. 그는 자꾸만 속으로 되새긴다. 어쩌고 보면 그는 진짜 마음 속으로 무언가를 생각하면 이루어 질지도 모른 다고 생각했다.
그 증거가 오늘 아침 바로 그의 앞에 있지 않았던가? 그는 마음의 평형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다시 새로운 생각을 거듭 하려고 노력했다. 그는 얼마전에 찾아온 자그마한 학원에 대해서 생각 하기 시작 했다. 자신이 회계를 끝내야 하는 학원에서 아직 기한이 다 되었는데 아직 회계산표가 날아 오지 않았다고 칭얼대어 몇일에 걸쳐 대대적으로 찾았었다. 결국 서류들 중에서도 가장 밑에 있는 서류 였고, 후처리류로 분류 된데다가 규모가 작은 학원이라서, 회사일에 크게 중요한 역할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거의 밑바닥으로 추락 해 있었던 것 같았다.
그는 이렇게 생각을 거듭 하고 나니 마음이 약간은 편해 지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는 오늘 아무런 손님도 받지 않고 회사에도 병가라는 전화 한통으로 끝내 버렸다. 오늘은 집청소를 깨끗이 정말 깨끗이 하여 흔적을 없애고, 마음을 가다듬기 위해 콜드플레이나 킨등 정말 마음에 편해 지는 락음악을 선택하여 플레이 해 놓고 끝나면 바꾸는 형식으로 씨디를 24장이나 바꾸고는 계속해서 창밖을 쳐다 보고 있었다. 그는 다시 이런 생각을 하니 머리가 아파 졌다. 그는 눈을 돌려 현관으로 향했다. 순간 그는 고개를 홱 돌리고 말았다. 그곳에는 신발장이 있었다.
신발장은 보통 신발장과 하나도 다를게 없는 신발장이다. 밑에는 고급스런 타일이 깔려 있었고, 왼쪽 벽면의 위쪽에는 축구공, 농구공, 럭비공, 야구 세트 등이 들어 있는 수납장이 있었고, 그 밑으로는 약간 커다란 거울이 놓여져 있었으며 선반의 역할을 겸한 푸른색의 고급스러운 신발장이 있었다. 그곳에는 분명히 신지 않고 뒤축이 무너진 운동화 몇켤례와 외국에 나가 사온 여러 명품 구두와 슬리퍼, 샌들등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방금 보았던 타일 위에는 그가 애용하는 싸구려 구두와 나이키 조깅화와 앤드윈 농구화 평소 애용하는 슬리퍼가 놓여져 있었다. 그러나 그가 주목 했던 곳은 그 신발장의 선반대였다.
보통 가정집에는 그곳에는 조화도 놓고, 토우도 놓고, 심지어는 도자기도 놓아두는데 그는 오늘 아침 그곳의 모든것을 처분 했다. 아니 처분 되어있었다. 그리고 오늘 그곳에도 물을 부었다. 침착하게 말이다. 그러나 마땅히 처리할 곳도 없는 한가지 물건을 그 위에다 올려 놓고 있었다.
손잡이 부분은 거친 나무로 만들어진 원기둥형태였고 그 원기둥이 길고 길어 대략 70cm는 되었다. 그리고 손잡이의 반대 부분에는 무거운 쇠가 달려 있었고, 쇠의 끝은 상당히 날카 로웠는데, 오늘 아침에 조금 뭉툭해져 있었다. 정말 힘들게 구한 것이었다. 아버지가 사는 청송에서 구한 것으로 급한일이 있을 때 쓰려고 가지고온 것인데 말이다. 그것은 도끼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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