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 장 2
「완전히 부서진 건 아니군. 그것은 어떤 인형인가?」
「하마모토가 유럽의 한 인형가게에서 사왔답니다. 18세기 것이라는데, 그 이상은 모르겠습니다. 나중에 하마모토에게 직접 물어보면 되겠지요.」
「왜 범인은 인형을 수집실에서 가지고 나왔을까? 하마모토씨가 특별히 소중하게 여기는 건가?」
「꼭 그런 것도 아닌 듯 합니다. 더 가격이 나가는 것은 그거 말고도 많이 있고요.」
「흠…… 이해가 안 가는군……. 이 사건은 이상한 구석이 많아. 만일 하마모토에게 원한을 품은 자의 소행이라면, 키쿠오카의 운전수 따위를 죽여봤자 소용이 없을 터인데.
아, 맞아, 10호실은 밀실이라 해도 동쪽 벽 구석에 작은 환기구가 있었지. 사방 20cm 정도로. 그것은 서쪽 계단이 있는 공간 쪽으로 트여있었지?」
「그렇습니다.」
「거기에 어떤 장치를 할 수 있을 것 같나?」
「무리일겁니다. 보면 아시겠지만, 계단이 10호실이 있는 2층을 통과하고 있어서, 12호실쪽 복도에서 보면 문제가 되는 환기구는 벽에서 훨씬 위에 뚫려 있거든요. 어쨌든 12호실과 10호실이 방 2개 분 높이의 벽이라서, 형무소의 담 정도 되는 겁니다. 어떤 장치를 한다는 건 정말 무리죠.」
「환기구는 각 방에 빠짐없이 만들어 놓은 것이지?」
「그렇습니다. 어차피 환기팬을 달 예정인가 봅니다만, 아직은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방마다 계단 쪽을 향해 트여있습니다.

환기구에 관해서 더 말씀 드리자면, 서쪽의 8, 10, 12, 14호실은 재목을 쌓은 듯이 겹쳐지게, 전부 10호실과 같이 예의 바르게 동쪽 벽의 남쪽 상단 구석에 있습니다.
그리고 9, 11, 13, 15호실, 여기도 겹쳐져 있습니다만, 계단이 있는 공간은 남쪽에 해당하는데, 남쪽 벽의 동쪽 천장 가까이에 뚫려 있습니다.
또, 동쪽을 보면 1, 2, 3, 4호실까지는 말입니다, 서쪽 것과 완전히 같은 스타일입니다. 1, 3호실은 8, 10, 12, 14호실과 같이 동쪽 벽의 남쪽 상단 구석, 2, 4호실은 9, 11, 13, 15호실과 같이, 남쪽 벽의 동쪽 상단에 환기구가 있습니다.
남은 6, 7호실 중에 7호실은 위의 2, 4호실과 같이 남측 벽 서쪽 상단 구석, 6호실의 경우 좀 특수해서, 온 집에서 이 방만 서쪽 벽의 남쪽 상단 구석에 환기구가 뚫려 있습니다. 5호실, 즉 살롱에도 환기구가 있다고 하면 구조상 똑같이 서쪽 벽이 되겠지만요, 살롱에는 환기구가 없습니다. 이상입니다만, 뭐 이런 것은 별로 관계없겠지요.
또 덧붙이면, 지금 말한 환기구가 있는 벽면에는 모두 창이 없습니다. 3호실을 제외하고 창문은 원칙적으로 전부 외부, 즉 바깥을 향해 설치되어 있습니다. 실내측 공간 쪽으로는 환기구와 문, 바깥의 공간을 향해서는 창문, 이것이 기본적인 건축물의 설계 법칙인 것 같습니다.
외부와 접한 벽에는 전부 창문이 달려있고, 계단이 있는 실내 공간에 접한 벽에는 환기구와 문이 달려있다고 생각하면 틀림없습니다. 남은 것은 바닥과 천장, 방과 방 사이의 벽이므로, 이런 데에 구멍이 뚫려있으면 큰일이겠지요.
예를 들어, 여기 도서실, 이 방만은 복도와의 위치관계에서 입구가 묘한 곳에 있어서 좀 변형된 것 같지만, 그래도 이 법칙에서 예외는 아닙니다. 지금 말한 바와 같이, 동쪽 계단의 공간이 있을 여기 남쪽벽 동쪽 상단의 구석, 저기에 환기구가 뚫려있습니다만, 창문은 없습니다. 이 벽면은 실내측 공간에 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창문은 보시는 바와 같이 외부와 접하고 있는 북쪽과 동쪽에 각각 있구요.
문의 위치는 아까 말씀 드린 대로, 2호실이나 아래의 7호실, 서쪽의 9, 11, 13, 15호실 등과 달리, 저런 식으로 남쪽벽의 서쪽 끝에 있습니다. 복도의 위치 때문인데, 환기구가 달려있는 벽에 문이 있는 원칙은 변함이 없습니다.」
「으음, 복잡하군! 전혀 모르겠어!」
「하지만, 예외는 3호실입니다. 이 방만은 외부에 접한 남쪽벽에 창문이 없어요. 게다가 실내쪽 공간에 접한 서쪽의 벽면에 큰 창이 있습니다. 그리고 같은 서쪽의 벽면에 문도 있고, 반대쪽인 동쪽벽에 환기구가 있습니다. 이것은 아마 수집한 골동품에 직사광을 쬐게 해서는 안되니까 그랬겠지요. 그렇지만 환기를 위해 창문은 크게 할 필요가 있었다.」
「됐어. 잘 조사했네. 건축가가 되어도 되겠군. 전혀 머리 속에 안 들어오지만, 이런 건 이번 수사에 관계 없겠지?」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있으면 안돼, 이런 복잡한 게! 우리들은 오늘 처음 여기 깜짝 저택에 온 신입생 처지니까 엄청 헤매고 있지만서도, 손님들은 처음이 아니지? 이번 겨울이.」
「아니, 처음인 사람도 있습니다. 아이쿠라 쿠미와, 카나이의 아내인 하츠에입니다. 키쿠오카나 카나이는 여름에 한번 피서로 왔습니다.」
「흠, 그렇지만 대부분은 이 깜짝 상자에 익숙해져 있겠지. 이런 미치광이 같은 구조를 이용해서 어떤 교묘한 살인 방법을 고안해 냈을지도 모르지. 나는 10호실의 환기구가 자꾸 신경이 쓰이는데.」
우시코시 사부로는 그렇게 말하고 나서, 생각을 정리하려고 잠시 입을 다물었다.
「아까 네가 벽의 위쪽이 뻥 뚫려있을 뿐이라고 했는데, 그건 1층의, 에, 12호실 앞 부근의 복도에서 올려다 봤을 때지?」
「그렇습니다.」
「그런데 방금 전 우리들이 올라온 계단은 금속제였지?」
「예에.」
「살롱에서 2층 층계참까지는 목조에다 붉은 카페트를 깔아놓아서 꽤나 훌륭하지만, 그 외에는 전부 금속제다. 이것은 왜일까? 삿포로서 계단만 해도 좀 더 나은데. 저건 새로 지은, 그것도 싸구려 빌딩 따위에나 다는 물건이야. 조금만 거칠게 걸으면, 쿵쿵 하고 듣기 싫은 소리가 나거든. 이런 중세 유럽풍 저택에는 안 어울린다고.」
「그렇습니다. 하지만, 약간 경사가 급해서 말이죠, 튼튼하고 안심할 수 있는 금속제로 했을 수도 있죠.」
「그렇겠지, 확실히 급하긴 해. 그 때문일지도 모르겠군. 그리고 층계참이라고 하기 보다는 복도겠군. 각층의 복도, 이것도 금속 같았지?」
「네.」
「이 층은 아니지만, 1층도 이 위층도 그런 것 같아. 어쩐지 전부 L자형으로 되어있다고.」「그렇습니다. 동쪽의 3층도 그렇습니다. 이 층만 예외입니다.」
「그 L자형의 끄트머리, 그러니까 복도의 막다른 곳이 설계 실수인지 뭔진 몰라도, 양끝이 전부 벽에 딱 붙어있지 않아. 20cm 가까이 틈이 있어.」
「그렇습니다. 약간 으스스하네요. 그 틈에서 벽에 머리를 대고 아래를 내려다보면, 예를 들어 이 위의 8호실 앞 복도의 막다른 곳의 틈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어쨌든 3층 높이의 틈이 아래에 있는 거니까요. 지하 복도까지 보인답니다. 난간이 있다고는 해도, 약간은 무섭네요.」
「그러니까, 그 틈을 이용해서 말이지, 환기구에 로프나 와이어 같은 걸 끼워서 어떤 장치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 3층의 그 틈 바로 아래에 뚫려있지? 10호실의 환기구 말일세.」
「아아, 그거 말입니까. 그것은 저도 생각은 해봤는데, 8호실 앞쪽 틈에서 바로 밑이라 해도, 환기구는 바로 손 닿는 곳에 있지는 않아요. 복도에서는 꽤나 밑입니다. 그렇네요, 1미터는 아랩니다. 2인조라든지 뭐든지 간에 계획적이라고 하기도 좀 어려울 거 같습니다.」
「안은 들여다 볼 수 있나? 10호실 안은.」
「전혀요. 무리입니다.」
「그런가. 뭐 사방 20cm이라곤 해도, 이런 거니까. 작은 거였지.」
「예에, 뭔가 해 보려고 해도 어려울 겁니다.」
오자키의 미치광이 저택에 대한 강의가 끝났다.
「오쿠마씨, 무슨 일 있습니까?」
너무나 얌전하게 있는 오쿠마를 향해 우시코시가 말했다.
「아뇨, 별로.」
라고 그는 바로 대답하고, 이런 복잡한 사건은 본능적으로 피하고 있다는 듯한 얼굴을 했다. 그리고,
「오늘밤은 눈보라가 친다네요.」
라고 완전히 딴소리를 했다.
「그렇다지요, 바람이 엄청나게 불기 시작했네요.」
우시코시도 호응해 준다.
「그런데, 정말 추운 곳입니다. 부근에 인가 따윈 전혀 없습니다. 잘도 이런 곳에 살 생각을 했군요. 이런 데서야 살인 한 두 번 일어난들 신기할 것도 없지요.」
「그렇군요.」
「잘도 이런 곳에 살 생각이 들었군.」
오자키도 말했다.
「하지만 뭐, 부자라는 족속은 속물들에게 둘러싸여 살고 있는 거니까. 어지간해선 그런 무리들한테서 도망치고 싶어질 때였겠지.」
우시코시가 가난뱅이 주제에 잘 안다는 듯한 말을 하고는,
「자 그러면, 일단 누구를 부를까?」
라고 했다.
「개인적으로는, 먼저 고용인 3명을 좀 조여보고 싶습니다, 저런 패거리들은 주인에 대해 여러 가지로 쌓인 게 있을 것이고,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허수아비처럼 아무 것도 말하지 않지만, 한 사람씩 물어보면 여러 가지 나올게 있을 겁니다. 어차피 소심한 녀석들이죠. 말할 것 같지 않으면 머리나 한 두어대 쥐어박으면 됩니다, 바로 불걸요.」
「하야카와 부부는 자식이 없나?」
「있었는데, 죽었다고 합니다. 자세한 것은 아직 잘 조사가 덜 됐습니다만.」
「그러면 지금은 자식이 한 명도 없다는 건가.」
「그렇답니다.」
「카지와라는?」
「그야 독신이지요. 27살이니까요. 아직은 좀 젊다고도 할 수 있죠. 어느 쪽을 부를까요?」
「아니, 고용인을 제일 처음 부르면 좀 그래. 먼저 의대생 쿠사카로 하자고. 미안하지만, 좀 불러오게나.」
경찰관들은 3명의 염라대왕처럼 나란히 앉아있었고, 호출된 사람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그들을 마주하게 되는 식이었다. 쿠사카는 앉을 때, 마치 입사시험 면접 같네요, 라고 가볍게 농담을 해보았다.
「쓸데없는 말은 하지 마시고 질문에 답해주십시오.」
라며 오자키가 위압적인 어조로 말했다.
「하마모토 코자부로씨의 건강진단 아르바이트를 겸해 머무르고 있다는 거지요?」
우시코시가 말했다.
「그렇습니다.」
「저희들의 질문은 주로 3가지 입니다. 첫번째는 살해 당한 우에다 카즈야씨와의 관계입니다. 어느 정도로 친하게 지냈는지, 이것은 어차피 조사하면 알 수 있는 거니까, 쓸데없는 수고를 줄이는 의미에서라도 숨김없이 진실을 말해주십시오.
두번째는 알리바이입니다. 어렵다고는 생각하지만, 만약 어젯밤 0시에서 0시반 사이에 10호실에는 없었다, 즉, 어딘가 다른 장소에 있었다는 증명을 할 수 있다면 해 주십시오.
세번째는, 이것이 가장 중요한데, 아까 당신이 말한 막대와 같은 것이라도 좋으니, 어젯밤 뭔가 이상했던 것, 또는 구체적으로 누군가의 이상한 행동을 보지 못했냐는 겁니다. 그런 건 사람들 앞에서는 말하기 어려우니까요. 저희들은 그런 비밀보장은 확실히 하니까요, 만약 그런 사실이 있으면 알려주십시오. 이상 세 가지입니다.」
「알겠습니다. 먼저 처음 질문에 대해서는, 아마 제가 가장 확실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에다씨와 말을 한 적은 태어나서 두 번 밖에 없습니다. 그것도 키쿠오카씨는 어딘가? 라든지, 그 외 한 번은 잊어버렸습니다. 그것과 비슷한 얘기였을 겁니다. 물론 이곳 이외, 예를 들어 도쿄 등에서는 우에다씨와 만난 적도 없고, 그럴 기회도 없습니다. 따라서 완전히 타인이지요. 저와 당신들 사이보다도 타인입니다. 차라리 이쪽이 가까운 정도입니다.
다음으로 부재증명이죠, 이건 어렵습니다. 저는 9시에 벌써 방에 올라가서, 슬슬 국가시험도 가까워졌기 때문에 참고서를 읽고 있었습니다. 방에서는 그 후 한 번도 안 나갔으니까, 세 번째 질문에도 별로 대답할 것이 없습니다.」
「일단 방에 올라가고 나서는, 한 번도 복도로 나오지 않았다는 말씀이시죠?」
「그렇습니다. 화장실도 각 방마다 있으니 밖에 나갈 이유가 없습니다.」
「당신은 13호실이었지요? 옆방인 12호의 토가이씨를 찾아가거나 하지도 않았습니까?」
「이전엔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 녀석도 깊이 몰두해서 생각하는 게 있고, 저도 수험공부가 있어서, 어쨌든 어젯밤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몰두해서 생각하고 있는 건 뭡니까?」
쿠사카는 그래서, 어젯밤 코자부로가 냈던 화단의 퍼즐 건을 이야기했다.
「그렇군.」
우시코시가 말하고, 오자키는 또 경멸하는 투로 콧소리를 냈다.
「그런데 방에서 수상한 소리를 듣지 못하셨나요?」
「아뇨……, 창문이 이중이라서요.」
「복도나 계단쪽 소리는 어땠습니까? 범인은 커다란 인형을 3호실에서 가지고 나왔습니다. 13호실 가까이를 지나갔단 말이지요.」
「몰랐습니다. 설마 그런 사건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 못했는데. 오늘밤부터는 주의를 해야겠다고 생각하지만.」
「어제 몇 시에 주무셨습니까?」
「10시반 정도일 겁니다.」
쿠사카로부터는 정말 얻은 점이 없었다. 그것은 다음 번의 토가이도 같았다. 다른 점이라면, 우에다와의 관계가 좀더 확실해서, 그러니까, 한 번도 말을 나눈 적이 없다는 것이었다.
「방금 나간 게 정치가 토가이 슌사쿠의 아들입니다.」
오자키가 말했다.
「오오, 저 애가!」
「도쿄대생이라, 머리 좋겠네?」
오쿠마도 말했다.
「방금 두 사람, 쿠사카와 토가이가 하마모토 에이코를 둘러싼 라이벌이겠죠.」
「역시 그렇군. 집안이 좋은 걸로는 토가이가 유리할까.」
「그렇겠죠 아마.」
「다음은 키쿠오카 베어링 팀을 불러볼까, 이 사람들에 대해서는 알아둘 예비지식은 뭔가?」
「키쿠오카와 비서 아이쿠라가 애인관계인 것은 이미 말씀 드렸고. 카나이는 십수년간 키쿠오카의 철저한 심복으로 지내와서, 지금의 중역 지위까지 오른 남자입니다.」
「키쿠오카 베어링과 하마 디젤의 관계는 어떤가?」
「그건 말입니다, 일개 약소기업에 지나지 않았던 키쿠오카 베어링이 여기까지 번창한 것은 틀림없이 쇼와33년(주. 1958년)에 키쿠오카가 하마디젤의 내부에 깊숙이 들어갈 수 있었던 덕분이랍니다. 하마디젤 없으면 키쿠오카 베어링도 없다는 거죠. 하마디젤 트랙터 볼베어링의 반 가까이는 키쿠오카 베어링 제품일 겁니다.」
「제휴라는 건가.」
「그렇습니다. 뭐 그런 인연으로 키쿠오카는 이곳에 초대 받은 거겠지요.」
「최근 두 회사의 관계에 불화가 있다는 소문은 없나?」
「전혀 없는 것 같습니다. 양사가 특히 수출 업적을 올리고 있어서, 더할 나위 없이 순조롭답니다.」
「알겠어. 그러면 아이쿠라하고 우에다가 사귄다든지 하는 일은 없겠지?」
「아, 그 쪽은 절대 아닙니다. 우에다는 전혀 눈에 안 띄는 평범한 남자인데다가, 키쿠오카는 세세한 것까지 다 알려고 하는 데다 질투도 심해서, 돈이 목적인 첩으로서는 그런 손해 날 짓은 안 할 겁니다.」
「그래. 불러봐.」
amaco양과 DH님께
번역: 모모깡
교정: decca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