끽연실은 심리 때문에 사람이 들어차 있었다. 맨 뒷줄에 앉아 사탕을 먹으며 크로스워드를 풀고 있는 심슨 부인을 포함해서 모든 사람이 그 자리에 있었다. 심리는 아주 빨리 진행되었다. 목사가 시체를 발견한 사실을 증언했다. 리처드 데스는 정신이 말짱하고 평소보다는 약간 덜 신랄한 태도로 그 때 바깥 교회뜰에서 어슬렁거렸단 사실에 대해서 질문받고서는 발코니에서 비둘기들이 푸드덕거리던 소리가 약간 흐트러진 것 말고는 평소와 다른 소리는 아무 것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가 서 있는 자리에서는 탑의 전면이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공개 증언은 모두 기록되었다.
알린은 목사와 하트양, 심슨 부인, 데스씨와, 내키지는 않지만 에드워드 필브로우를 특별실에 모이라고 한 뒤 주인에게 다른 사람은 들이지 말라고 일러두었다. 결과적으로 그 술집은 손님이 많이 들어 시끌벅쩍하게 되었다.
모든 사람이 안내되고 문에 빗장이 걸리자, 알린은 방 한 가운데로 걸어가 손을 들었다. 작은 손짓이었지만 사람들은 모두 집중했다.
알린은 말했다.
“여기 계신 여러분 모두 이 사건이 사고라는 결론에는 만족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아셔야 할 것 같습니다. 사고가 아니라는 반증을 이 방 안에 계신 사람들로부터 상당량 모았으므로 이제 여러분 앞에서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제 말에 틀린 점이 있으면, 바로잡아 주시길 바랍니다. 비록 그런 폭력적인 범죄를 저지를 것 같지 않은 사람이 범인이라는 얘기를 해야만 하더라도 솔직하게 말씀해주셨으면 하는 바입니다.”
그는 기다렸다. 아주 가까이에 와 있던 필브로우는 손을 동그랗게 모아 귀에 대고 있었다. 목사는 약간 겁에 질린 것 같았다. 리처드 데스는 더블 위스키를 갑자기 꿀꺽 마셨다. 하트 양은 레모네이드를 들고 콜록 기침을 했고, 심슨 부인은 탐욕스럽게 입에다 박하 크림을 쑤셔넣은 뒤 래스베리 포트 와인을 한 모금 마셨다.
알린이 폭스에게 고개짓을 하자 폭스는 그 앞에 놓인 탁자 위에 베이츠씨의 성경을 가져다 놓고 표지 안 쪽의 백지를 넘겼다.
“이 사건은,”
알린이 말했다.
“이 책에서부터 시작된 것입니다. 모두 이 책 주인의 이름을 보셨겠지요. 1779년에 하뎃 가문 사람 셋이 죽은 것으로 기록되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말씀드려야겠군요. 스튜어트 세익스피어, 나오미 발버스, 피터 룩. 이 사람들 하나하나에는 그들이 폭력에 의해서 죽음을 맞았다는 사실을 암시해주는 성경 구절이 붙어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마을에는 하뎃이라는 성을 가진 사람이 없었고, 주어진 날짜에 대한 요일도 잘못 되어 있었죠. 하지만, 그 요일은 1921년과 들어맞았고, 모두 다 높은 곳에서 떨어져 죽음을 맞은 세 사람, 윌리엄 웍스태프, 루스 월, 사이먼 캐슬의 사망날짜와도 들어맞았습니다.”
“유추해보면 그들의 이름도 일치합니다. 윌리엄은 세익스피어를 뜻하죠. 나오미는 루스와 연결되죠. (나오미와 룻의 얘기는 룻기 1장에 나오는 시어머니와 며느리를 뜻함 – 역주) 발버스는 (Marriott Edgar의 시 Balbus에서 유래- 역주)는 벽, 즉 Wall을 의미합니다. 사이먼은 피터, 즉 시몬과 베드로죠 (예수의 열두 제자를 의미하는 것이겠지요. – 역주). 룩은 체스에서 성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하뎃은.”
알린은 강조하지 않고 말했다.
“죽음, death의 애너그램이죠.”
“말도 안 돼!”
하트 양은 알아들을 수 없는 목소리로 외쳤다.
“아니, 아니에요.”
심슨 부인이 말했다.
“재미있고 좋은 크로스워드인데요.”
“사악한 말장난이에요, 리처드!”
데스가 말했다.
“조용히 해요. 계속 얘기나 들어요.”
“우리는 이 세 사람이 한 명의 손에 의해서 죽임을 당했다고 생각합니다. 동기야 차후의 문제지만, 여러 사건에서 발견됩니다. 하지만 한 사람의 경우가 눈에 뜨이죠. 누가 이 세 사람의 죽음을 바랐겠습니까? 지미 영감이 괴롭혔던 사람, 그의 돈을 남긴 사람, 그 때문에 영감을 죽인 사람이겠죠. 사이먼 캐슬에게 빠져서 루스 월을 심하게 질투했던 사람이죠. 그리하여 상속녀로서 캐슬을 차지하기를 바랬지만 실패하고는 아무도 그를 차지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결심한 사람이죠. 바로 웍스태프의 고아 조카인 패니 웍스태프입니다.”
알린의 얘기를 듣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입에서 안도의 외침이 터져나왔지만 한 사람은 예외였다. 알린은 말을 이었다.
“패니 웍스태프는 모든 걸 팔고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마을에서 소식을 들을 수 없었죠. 그렇지만 이십사 년 후 그녀는 돌아와서 그 이후로는 여기에 계속 살고 있었던 겁니다.”
유리잔이 바닥에 떨어져 깨졌고 의자가 뒤집혔다. 덩치 큰 우편배달부 여인은 일어서서 그에게 따졌다.
“거짓말! 거짓말이야!”
심슨 부인이 비명을 질렀다.
“뉴질랜드를 떠나기 전 모든 걸 다시 팔고 갔죠?”
알린이 말하고 있을 때 폭스는 앞으로 움직였다.
“성경을 포함해서 말입니다, 웍스태프 양?”
“그렇지만,”
트로이가 물었다.
“어떻게 그렇게 확신할 수 있었어요?”
“그 여자만이 교회에서 눈에 뜨이지 않고 자기 자리를 뜰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거든. 좁은 문설주 사이로 비집고 들어가기 위해서는 엉덩이를 들이밀어야 할 만큼 뚱뚱한 사람도 그 뿐이었고. 부인은 지워지지 않는 연필을 쓰고 있었어. 그 여자는 하뎃 가문 사람들에 대해서 아무도 모르는 사실에 대해서 얘기해주겠다는 거짓 약속을 해서 베이츠를 발코니에서 만날 약속을 한 것 같더군. 여자는 그 글귀를 연필로 표시를 해놓고 성경을 밀었는데, 베이츠가 그걸 잡으려고 몸을 내밀자 난간 위로 슬쩍 넘겨버린 거지.”
“1921년 얘기를 할 때 그 여자는 깜빡 잊고 마치 자기가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말했어. 부인은 베이츠를 전형적 뉴질랜드인이라고 했는데, 자기 자신은 런던 사람인 척 했거든. 또 뱅어가 청어의 사분의 일 크기라고 했지. 뉴질랜드 뱅어야 그렇겠지. 하지만 영국 뱅어는 청어와 똑 같은 크기야.”
“그리고 나중에 알아낸 것이지만, 그 여잔 내 전보를 부치지 않았어. 물론 불쌍한 베이츠가 자기 뒤를 쫓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고 생각한 거지. 특히 그 친구가 나를 만나러 왔다는 걸 알았을 때는 말이야. 부인은 크로스워드 퍼즐 식의 정신을 가진 사람이라 성경 힌트를 생각해내고는 했고, 그걸 써놓으면서 재미를 느끼는 습관을 끊지 못하고 있었어. 말할 수 없이 오만하고 복수심이 깊은 사람이었던 거지.”
“그래도……”
“알아. 그렇다고 해도 대기작전을 쓰기에는 충분치 않지. 하지만 충격 요법을 쓰기에는 충분했어. 우리는 그 여자의 경계심을 약화시켰고 그 여잔 압박을 느끼고 정신을 잃은 거야.”
“괜찮은 여자는 아닌 것이죠.”
폭스가 말했다.
알린은 현관으로 천천히 걸어가 교회로 향하는 길을 올려다보았다. 석양 아래 뾰족탑이 황금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목사님이 그 발코니를 어떻게 처리한다고 하시더군.”
알린이 말했다.
“심슨 부인, 즉 웍스태프 양은 철그물 얘기를 하던데.”
폭스가 한 마디 덧붙였다.
“그러면 자기도 알았어야지.”
알린은 이렇게 말하고 집 쪽으로 돌아섰다.
2005.05.24 05:33
장(章)과 절(節): 리틀 코플스톤 마을의 수수께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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