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한적한 시골 순경 같은 오쿠마 경보부의 태도에 모두가 일단 살인의 수사다운 수사가 시작되었다고 느낀 것은 삿포로서(札幌署)에서 우시코시 사부로(牛越佐武郎)라고 하는 중년의 형사와 오자키(尾崎)라고 하는 젊은 형사가 오후 4시경 유빙관에 도착하고 나서부터였다.
3인의 경찰 관계자는 나란히 디너테이블에 딸린 의자에 앉아서 간단한 자기소개를 하였다. 자기소개가 끝나고 우시코시라는 남자가,
「희한한 저택이군요.」
라고 상당히 태평스러운 태도로 말했다.
오자키라는 젊은 형사는 보기에 날렵한 인상인데 비해 이 우시코시라는 남자는 느릿느릿하고 평범한 풍모의 남자로, 오쿠마와도 큰 차이가 있어 보였다.
「왠지 익숙해지지 않으면 넘어질 것 같습니다, 이 바닥은.」
우시코시가 말하자, 젊은 오자키는 입을 다문 채로 경멸하는 듯한 눈빛으로 살롱을 휙 둘러보았다.
「그러면, 여러분.」
의자에 걸터앉은 채 우시코시 사부로가 말한다.
「저희들의 소개는 끝났으니까, 라기보다도 저희들은 경찰관이라고 하는 이 세상에서 가장 지루한 인종이기 때문에, 이름 외에 여러분께 말씀드릴 것이 있지도 않습니다. 그런 연유로, 이쯤에서 일단 여러분의 자기소개를 부탁 드리고 싶습니다. 가능하면 보통은 어디에 살고, 무슨 일을 하고 계시는지, 또 어떤 이유로 여기에 머물고 계시는지 뭐 그런 거지요. 자세한 것, 예를 들어 성불하신 우에다 카즈야씨와의 관계 등에 관해서는 후에 개별적으로 질문 드리겠습니다.」
우시코시가 스스로도 말한 것처럼, 절대 재미있게 보이지 않는 경찰관의 복장이나, 정중하지만 아무리 아수라장이 되어도 절대 움직이지 않겠다고 말하는 듯한 그들의 눈매 등이 손님들을 약간 위압하여, 모두 긴장해서 입이 무거워졌다.
손님들은 쭈뼛거리며 간단하게 자신을 설명했다. 우시코시는 때때로 소극적인 태도로 질문에 끼어들었지만, 메모는 하지 않았다. 소개가 한 차례 끝나자 그는 가장 말하고 싶었던 것은 실제로 이것이라는 말투로, 어미(語尾)에 약간 힘을 넣으며 입을 열었다.
「……그러면, 말씀 드리기 어렵지만 슬슬 말하지 않으면 안되겠습니다. 피해자 우에다 카즈야라는 사람은, 지금 여러분의 이야기에서도 알 수 있듯 이 근방의 사람이 아닙니다. 이 집에 온 것은, 아니 홋카이도에 온 것도 이번이 태어나서 2번째인 것 같군요. 그러면 이 주변에 그의 지인이 있어 우에다씨를 방문했다고 하는 것은 생각할 수가 없군요, 그러한 사람이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도둑인가 하면 그 쪽도 일단 아닙니다. 그가 가지고 있던 24만 6천 엔은 비교적 눈에 띄기 쉬운 윗옷의 안주머니에 있었는데도 손대지 않고 남아있습니다.
뭐, 무엇보다 일단 안에서 열쇠가 잠긴 방이고, 본적도 없는 인간이 문을 두드렸다고 해서 간단히 열어줄 사람도 없겠지요. 설령 열어줬더라도, 그런 인간이 들어오면 싸움이 벌어져 큰소리가 나겠지요. 그러나 방에서 싸운 것으로 보이는 흔적은 거의 없고, 또 우에다씨는 자위대 출신에 체력은 보통사람 이상이었습니다, 이런 경우 그렇게 호락호락 당하지는 않지요.
그렇게 되면 이것은 얼굴을 아는, 아니, 가까운 인간이라는 것이 됩니다. 그러나 아까도 말씀 드린 바와 같이. 이곳에 우에다 카즈야와 친한 사람은 살고 있지 않습니다.
우에다 카즈야라는 사람은, 지금 여러분의 말씀과 대강 저희들이 조사한 것을 종합하면 오카야마 출생, 오사카에서 성장, 25세 때 육상자위대에 자원 입대하여 도쿄나 고텐바(御殿場도쿄 근처의 시:역주)등에 있었지만 3년 후 제대, 29세에 키쿠오카 베어링에 취직하여 현재 30세. 자위대 시절부터 줄곧 사교성이 별로 좋지 않고, 친한 친구 없음, 그런 남자에게 홋카이도에 지인이 있을 리도 없지만, 일부러 칸토(関東:도쿄를 중심으로 하는 지방-역주)나 칸사이(関西:오사카,쿄토를 중심으로 하는 지방-역주)의 인간이 몰래 찾아온다고 하는 것도 생각하기 어렵다.
사정이 이렇다면 그렇습니다, 우에다 카즈야와 가까운 사람은…… 여기에 계신 여러분 이외에는 없는 것입니다.」
테이블 가에 앉은 사람들은 침통한 얼굴을 마주하였다.
「이것이 삿포로나 도쿄 같은 대도시라면, 또 다릅니다. 그러나 이렇게 인가와 떨어진 벽촌이라, 타 지역 사람이 부근에 나타나면 토박이들 눈에 뜨일 가능성이 크지요. 아랫마을에 여관은 한 집밖에 없습니다. 이런 계절이니까요, 마을의 여관에 어젯밤 묵고 있었던 손님은 한 사람도 없습니다.
흠, 그러나 그런 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이 놈이 단연 골칫거리요. 그게 뭔고 하니 발자국입니다. 보통 경찰관은 이러한 것을 일반 분들에게는 바로 말해 드리지 않지만, 사태가 이러하니 말씀 드리겠습니다. 우에다 카즈야의 사망추정시각은 어젯밤 한밤중인 0시에서 0시 반 사이입니다. 0시부터 0시 반까지의 30분 사이에 범인은 우에다의 심장에 칼을 꽂았다는 것이니까, 당연히 범인은 그 시각, 저 방에 있었다는 거지요.
그렇지만 이 놈이 참 곤란한 것이, 어젯밤 눈이 그친 것은 오후 11시 반입니다! 사망추정시각에는 이미 눈이 그쳤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된 영문인지 눈 위에는 범인의 발자국이 없는 것입니다. 들어온 발자국도 돌아간 발자국도 없다는 거지요!
저 방에는 아시는 바와 같이 외부에서 밖에 출입할 수 없습니다. 범인이 그 시각에 저 방, 10호실이었습니까? 거기에 확실히 있었다면, 적어도 돌아갈 때 난 발자국 정도는 있어야 하죠. 그런 게 아니라면 우에다씨는 자기가 스스로 가슴에 칼을 꽂았다는 것이 되는데, 그런 자살은 있을 수가 없지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발자국이 없다. 이건 정말 곤란합니다.
일단 먼저 말씀 드려놓겠습니다만, 이 발자국의 문제나, 그 밀실이라는 것인지의 해명 때문에 우리들이 어려워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말아주십시오. 발자국 같은 것은 빗자루로 쓸어버리든지, 아마 얼마든지 방법은 있겠죠. 밀실이라면 더욱 그렇겠고 탐정소설가가 온갖 방법을 생각해내고 있기도 하죠.
허나, 만약에 외부에서 침입자가 있었다고 하면 이 녀석이 자기의 발자국을 기슭에 있는 마을까지 계속 없애면서 간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지요, 어렵습니다. 그리고 면밀히 조사하면, 그런 잔재주를 부렸을 때 눈 위에 얼마간의 흔적이 반드시 어딘가에 남아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까 저희 쪽의 그 분야의 전문가가 철저하게 조사했지만, 그런 흔적은 전혀 없었습니다.
눈은 지난 밤 11시 반에 그친 후, 아직까지 전혀 내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10호실에서 기슭의 마을 쪽으로, 또는 어딘가 다른 방향이라도 그것은 상관없는 일입니다만, 걸어간 흔적을 잔재주를 부려 지워버린 자취도 없는 것입니다.
제 말을 이해하시겠습니까? 그런 것을 볼 때, 말씀드리기 좀 그렇지만 안채의 이 살롱, 현관 그리고 주방에서 부엌문, 일단 1층의 모든 창을 제외하고 난 후입니다만 이 3개의 출입구에서 10호실으로 오고가는 길, 이것을 먼저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는 것입니다.」
모두 경찰관이 자신들에게 선전포고를 하고 있다고 느꼈다.
「그렇지만요.」
쿠사카가 모두를 대표하여, 반론의 입을 열었다.
「지금 말하신 3개의 출입구에서 10호실로 왕복하는 선상에, 그런 공작을 한 흔적 같은 것은 있었습니까?」
실로 좋은 질문으로, 일동은 귀를 기울였다.
「그것은 말입니다, 이 살롱에서 10호실까지는 여러분의 발자국이 뒤섞여 있어서 충분히 확인은 할 수 없었지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남은 2개의 출입구에서도, 1층의 모든 창 밑에서도, 그런 잔재주의 흔적은 극히 드물었습니다. 눈 표면은 하늘에서 사뿐히 내린 그대로의 상태였습니다. 그 몇 가지 특징도 모두 일치했구요.」
「그렇다면 외부침입자와 저희들은 같은 조건이잖습니까?」
쿠사카의 반론은 논리적이다.
「그러니까 그 점만이 아닙니다. 아까 말씀 드린 것처럼 다른 조건도 있으니까요.」
「게다가 빗자루 같은 것은, 이 안채에 없습니다.」
「흠, 그렇긴 합니다. 그것도 아까 하야카와씨께 들었습니다.」
「그럼, 왜 발자국이 없을까?」
「어젯밤 바람이 강했으면 몰라도, 세설이었으니까. 하지만 별로 불지 않았었지.」
「오전 0시경이라면, 바람은 거의 없었던 정도였지요.」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이상한 점이 있는 게 아니었을까요?」
「그렇군요. 칼에 달려있던 실이나, 저 이상한 춤추는 것 같은 모습이라든지, 사체의.」
「사체가 저런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은, 저희들에게는 드문 일은 아닙니다. 칼이 꽂히면 당연히 고통도 컸을 테니, 우에다 카즈야도 괴로웠겠지요. 제가 알고 있는 케이스 중에서도, 훨씬 기묘한 모습으로 죽은 사람이 있습니다.
실 말입니다만, 예를 들어 여름 같은 때, 옷이 얇고 주머니 같은 감출 곳이 적은 경우, 저런 식으로 실을 몸의 어딘가에 감아서 감추고 있던 예도 있습니다.」
그러나 손님들은, 그 자리에서 전원 생각했다. 지금은 겨울이다.
「그러면 저 오른 손목에 감긴 침대와 이어져있던 끈은……」
「흠, 저것은 이 사건에서 조금 특수한 부분입니다.」
「전례가 역시 있습니까?」
「자 자 여러분.」
오쿠마가, 일반인과 솔직하게 이야기하지 않았던 것을 후회하는 표정으로 끼어들었다.
「그것을 조사하는 것이 저희들의 일입니다. 그 부분은 저희들을 믿고 맡겨 주셨으면 합니다. 여러분들은 여러분의 영역에서 저희들에게 협력해주십시오.」
‘여러분의 영역? 용의자로서의 영역입니까?’ 라고 쿠사카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물론 고개를 끄덕거릴 수 밖에 없었다.
「여기에 간략한 그림이 있습니다만.」
라고 우시코시는 편지지 같은 종이를 펼쳤다.
「여러분께서 발견하신 때도, 물론 이 상태였겠지요?」
손님들과 고용인은 일제히 일어나, 머리를 기울여 종이를 살펴보았다.
「여기에 피로 뭔가 둥그렇게 그린 흔적이 있었습니다만.」
토가이가 말했다.
「아아, 핏자국이요.」
우시코시는 아예 그런 어린아이 눈속임 같은 것은 무시하고 있다는 식으로 말했다.
「대강 이런 것이었지요.」
라고 키쿠오카가 쩡쩡거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 의자는 원래 있던 것입니까? 하마모토씨.」
「그런 것 같습니다. 이 선반의 상단 쪽은 약간 손이 닿기 어려우니까, 발판을 겹쳐두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그리고 창인데요, 여기, 즉 서쪽은 철격자가 붙어있지만, 남쪽은 철격자가 없고, 게다가 투명유리입니다. 그리고 다른 방과 달리 이중창이 안 되어있군요.」
「그렇습니다. 그것은 이 남측창은 2층이 되니까, 철격자를 붙이지 않아도 도둑이 들어오기 어렵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서쪽은 억지로라도 열기만 하면 간단히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뭐 별로 고가품은 여기에 없지만서도.」
「포환(砲丸)이 여기 바닥에 놓여 있습니다만, 항상 여기에 있습니까?」
「글쎄,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보통 때는 이쪽의 선반에 있습니까?」
「아니, 그건 적당히 둔 것입니다.」
「이 포환에는 양쪽에 십자로 실이 걸려 있고, 각각에 나무 팻말이 붙어있었지요?」
「예, 포환에는 4킬로그램과 7킬로그램의 두 종류가 있어서, 샀을 때 나무 팻말을 붙여서 각각의 무게를 써두었습니다. 뭐 구입은 했지만 원반(圓盤)도 그렇고, 전혀 쓸 데가 없어서, 그대로 있지요.」
「그런 것 같습니다. 단지 7킬로 쪽의 팻말에 달린 실이 꽤 길었던 듯합니다만……」
「그렇습니까? 풀렸던 건가? 그것은 몰랐소이다.」
「아니, 고의로 실을 길게 한 것 같이 보였습니다만. 포환에서 나무의 팻말까지, 140센티미터였습니다.」
「호오, 그건 범인이 한 짓입니까?」
「아마 그렇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그 7kg이라고 쓰여진 나무 팻말 말입니다만, 이것은 3센티미터×5센티미터, 두께가 약 1센티미터입니다만, 이것에 셀로판테이프가 3센티 정도, 조금 비어져 나온 위치에 붙어있었습니다. 비교적 새것으로 보이는 테이프입니다.」
「호오.」
「짐작 가는 것은 없으십니까?」
「아니, 모르겠습니다.」
「그것은 어떤 트릭에 관계가 있습니까? 범인은 그것을 붙여서 뭔가에 사용한 것인가요?」
쿠사카가 말했다.
「글쎄, 어떨까요. 여기에 약 2센티미터 사방의 환기구가 있습니다. 이것은, 저쪽의 계단이 있는 공간을 향해 열려 있군요?」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안채 측의 인간이 복도에 서서, 10호실 안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12호실 앞에 서 보면 아시겠지만, 예를 들어 12호실의 안이라면 발판이라도 쓰면 12호실의 구멍에서 어떻게든 안이 보일지도 모르지만, 10호실은……」(그림1 참조)
「예에, 알고 있습니다, 좀 전에 확인했습니다.」
「어느 쪽이든, 이것은 완벽한 밀실이 아닌 것이군. 발자국이 없기 때문에 이 구멍으로 뭔가 트릭을 썼을 지도 몰라.」
토가이가 말했다.
「20센티미터 사방의 구멍으로는 머리도 들어가지 않잖아. 게다가 피해자의 손목에 끈을 묶고, 포환에 장난을 쳐놨어, 안에 들어가지 않으면 무리야.」
쿠사카가 말했다.
「그러면 발자국은 어떻게 되는 거야?」
「그거야 알 수 없지만, 이 밀실을 만들어 냈다면 간단하다고 생각해.」
「호오.」
라고 우시코시 사부로가 못마땅한 듯 말했다.
「듣고 싶어지는 군요.」
「설명해도 되겠습니까?」
라고 쿠사카가 말했다.
2005.04.26 22:39
[번역] 기울어진 저택의 범죄, 제 1막 5장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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