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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장 살롱

북단 지방의 아침은 한껏 불을 지펴도 춥다. 다음날 아침은 갠 날씨였지만, 난로에서 소리를 내며 타오르는 불이 고마울 정도다.
아무리 인간이 공들여 난방기구를 고안하더라도 실제 불꽃이 보이는 이런 소박한 난방기구가 결국 더 나은 것이 아닐까. 그 증거로 난로 주위는 대단히 인기가 있어서, 들어서는 손님마다 본능적으로 불 가까이로 모여들어 모두 차례차례 둥근 난로의 벽돌 주위에 둘러앉았다.
손님들 중, 그 기괴한 얼굴의 수염 난 남자는 그렇다치더라도 온 몸의 털이 바짝 설 듯한 남자의 비명 그리고 자신의 비명을 모르는 채 잠에 빠진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쿠미는 믿을 수 없었다. 에이코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데도, 쿠미는 열심히 지난 밤의 공포체험을 이야기하고 있다.
카나이 부부, 쿠사카, 하마모토 요시히코가 듣고 있었지만, 실제로 그들은 조금도 믿지 않는 것 같았다. 쿠미는 자신의 감정이 하나도 그들에게 전해지지 않자 답답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무리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녀 자신조차 이런 건강한 아침 햇살 속에서는 아무래도 전혀 느낌이 오지 않는 것이다. 그 끝을 알 수 없는 어젯밤의 공포감이 완전히 거짓말 같이 여겨진다. 카나이 부부 등은 노골적으로 히죽히죽 웃고 있었다.
「그럼, 악을 쓰는 듯한 남자의 비명은 그 이상한 얼굴을 한 남자가 지른 것이 아닐까?」
요시히코가 말했다.
「그래……, 그렇지 않을까……」
그 말을 듣고 보니 쿠미는 지금까지 그런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발자국이 없습니다.」
멀리서 쿠사카의 목소리가 들려서, 모두가 그 쪽을 향하자, 쿠사카는 창문 가에서 몸을 기울여 뒷 뜰을 바라보고 있다.
「저 근처가 당신방의 창 바로 아랩니다. 그런데 발자국 같은 건 없고, 깨끗한 눈 그대로군요.」
그러자, 지금은 스스로도 꿈이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도대체 그건 뭐였을까? 쿠미는 침묵했다. 그 인간 같지 않은 무서운 얼굴은-?

토카이가 어젯밤 그 후에 혼자서 스케치한 화단의 도면을 들고 왔고, 이어서 하마모토 코자부로가 나타났다. 그리고,
「호~! 오늘 아침은 날씨가 보기 좋게 개었습니다!」
라고 그 현장감독 풍의 굵고 탁한 목소리로 외치면서 키쿠오카 에이키치도 살롱에 모습을 나타내자, 전원이 모인 듯이 보였다.
키쿠오카의 말대로 밖에는 아침햇살이 눈부시고, 해가 높아짐에 따라서, 일대의 설원은 거대한 반사판이 되어 반짝 반짝하고 햇빛을 반사해서, 눈이 아플 정도로 심하게 반짝였다.
키쿠오카 사장도 어젯밤 쿠미의 소동에 대해 완전히 모르고 있었다. “수면제를 먹었기 때문이다.” 라고 그는 말했고, 어차피 무엇을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서, 쿠미는 그에게 말하지 않았다.
「그러면, 여러분, 슬슬 아침 식사 시간이네요, 테이블로 와주시겠어요?」
발음이 아주 또박또박한, 여주인 특유의 목소리가 들렸다.
테이블 주위에 앉아, 손님들은 어젯밤의 쿠미의 체험을 화제로 삼고 있었다. 이윽고 키쿠오카가 우에다 카즈야가 없다는 것을 눈치챘다.
「우리회사 젊은이가 아직 안 일어났네요.」
사장이 말하자, “쳇, 어쩔 수가 없는 녀석이군, 네 녀석이 중역 출근시간에 출근하려면 10년이나 남았다구!” 라고 중역도 말했다.
에이코는 그 때가 되어 처음으로 눈치를 챘다. 그러나 누구를 시켜 부르러 보낼지 망설이고 있었다.
「제가 깨우러 가지요.」
쿠사카가 말했다. 그는 살롱의 유리문을 열어, 가벼운 발걸음으로 처녀설을 딛고, 우에다가 배정 받은 10호실 쪽으로 가고 있었다.
「자, 음식이 식으니까 저희들 먼저 들죠.」
여주인이 말에, 일동은 식사를 시작했다. 쿠사카는 모두가 좀 의외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시간이 걸렸다. 드디어 느린 발걸음으로 돌아왔다.
「일어났니?」
에이코가 묻는다.
「그게……」
쿠사카가 우물쭈물했다.
「좀 이상해.」
쿠사카의 이상한 태도에 모두는 식사하던 손을 멈추고 그를 쳐다보았다.
「대답이 없어.」
「…… 어디 갔나?」
「아니, 안에서 열쇠가 잠겨있어.」
에이코가 크게 의자소리를 내면서 일어섰다. 이어서 토가이도 일어섰고, 키쿠오카와 카나이는 얼굴을 마주보았다. 그리고 에이코를 따라 전원이 눈 위로 나갔다. 그 때 그들은 보슬보슬한 세설(細雪) 위로, 쿠사카가 왕복한 발자국만이 남아있는 것을 보았다.
「대답이 없는 것도 이상하지만, 그것보단……」
라고 쿠사카는 말하면서 10호실이 있는 서쪽 방향을 가리켰다. 관의 서쪽 구석 근처에 거무스름한 사람 같은 것이 쓰러져 있다.
손님들은 전율을 느끼며 선 채로 얼어붙었다. 이런 눈 속에 오랫동안 쓰러져 있었다면, 이미 살아 있을 리가 없다. 저것은 사체임에 틀림없다. 저것이 우에다가 아닐까!?
동시에 모두는 의심의 눈을 쿠사카 슌에게 돌렸다. 왜 이런 중대한 일을 제일 먼저 말하지 않는가? 왜 그렇게 침착할 수 있는가?
쿠사카는 그것을 눈치채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런데……」
라고만 했다.
손님들은 젊은 쿠사카의 진의를 알지 못한 채, 어쨌든 사체의 쪽으로 서둘러 갔다.
다가감에 따라, 손님들은 점점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쓰러져 있는 사람의 주위에 묘한 것이 흩어져 있어서, 그것은 그의 소지품인가 했지만 그렇지도 않았다.
아니, 엄밀히 말한다면 ‘이상한 기분’이라는 표현은 정말로 정확하다. 일동 중 하야카와 코헤이나, 아이쿠라 쿠미 등은 불길한 예감을 느끼고 무의식 중에 걸음을 멈추었을 정도였다.
현장에 도착하자, 손님들은 자신의 눈을 의심하며 ‘뭐야 이건?’ ‘무슨 의미야!’라고 마음 속으로 외치고 있었다. 그들은 그제서야 쿠사카의 기분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었다.
하마모토 코자부로는 큰소리를 내며 무릎을 꿇고 앉아, 거기에 누워있는 인간을 닮은 것에 손을 뻗었다. 그것은, 코자부로가 소중하게 여기던 사람 크기의 인형이었다.
그러나 그가 놀란 것은, 3호실의 골동품 수집실에 있어야 할 인형이, 이런 눈 위에 떨어져 있는 까닭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인형의 손발이 산산이 흩어져 있었던 것이다. 한 쪽 다리는 몸체에 붙어 있었지만, 양손과 다른 쪽 다리는 그 주위의 눈 위에 흩어져 있었다. 어째서!?
쿠사카나 토가이, 그리고 키쿠오카나 카나이, 그리고 고용인들은 그 인형을 처음 보는 것은 아니라서, 목이 없어도 어떤 인형인지 곧 알아차렸다. 코자부로가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사온 철봉인형으로, 유럽시대부터 「잭」이라는 이름과 「골렘」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었다.
손발이 없는 골렘은 나뭇결이 드러난 나무 몸체를 갖고 있다. 그것들이 여기저기에 반 이상 눈에 묻혀 있어서, 코자부로는 서둘러 주워 모아, 눈을 조심스레 털어냈다.
쿠사카는 ‘손을 대지 않고 그대로 놓아 두는 것이 좋지 않은가’하고 내심 생각했지만, 그러나 직접 입에 올리지는 못했다. 지금 이것은 전혀 사건도 아니다.
「머리가 없어!」
절망적인 목소리로 코자부로가 외쳤다. 모두 각자 구석구석 머리를 찾고 있었지만, 찾아본 결과 그 비슷한 것도 보이지 않았다.
주인에게 구조된 인형의 손발과 몸체의 흔적은 눈 위에 아주 깊이, 확실하게 남았다. 그렇다면, 눈이 내리던 사이에 여기에 흩뿌려졌다는 것인가.
코자부로는, “이 녀석을 살롱에 좀 두고 오겠소이다.”라며 되돌아갔다. 소중한 수집품인 것이다.
일동은 코자부로를 기다리지 않고, 2층의 10호와 11호실 앞에 있는 시멘트 돌계단을 올라갔다. 그 쪽의 눈 위에도 발자국은 쿠사카 것 밖에 없었다.
10호실 문 앞에 서서, 키쿠오카 사장이 문을 세차게 두드리며,
「우에다! 어이, 나다! 우에다군!」
그렇게 불렀지만, 대답은 없었다.
모두 창문을 보았다. 창유리는 안에 철망을 친 형식의 우윳빛 글라스로, 실내는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견고한 철격자로 보호되어 있었다. 격자의 틈에 손을 넣어, 유리문을 만져보면, 이것도 안쪽에서 잠금장치가 걸려있다. 안쪽에는 커튼까지 쳐져 있는 것 같다.
「부숴버려도 상관없다네.」
소리가 나서, 돌아보자 코자부로가 서있다.
「이것은 바깥쪽으로 여는 문이었지요!?」
키쿠오카가 소리쳤다. 그 때는 문의 건너편에서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생겼다고, 모두가 확신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그렇게 단단한 문은 아니라네. 한번 부딪쳐 보지 않겠나.」
키쿠오카가 큰 몸을 2,3번 부딪쳤다. 그러나 문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카나이군, 자네가 해보게.」
키쿠오카는 놀리듯이 말했다.
「저, 저는 안되겠습니다. 경량급이라.」
카나이는 겁내면서 뒷걸음질 쳤다. 생각해 보면, 이런 일에 가장 적합한 사람이야말로 문 건너편에 있는 것이다.
「너희들. 어떻게 좀 해봐!」
에이코가 단호한 목소리를 냈다.
여왕에게 멋지게 보이기 위해 토가이가 과감히 문에 몸을 부딪쳐 보았지만, 세차게 날아간 것은 그의 안경이었다.
쿠사카도 실패했고, 요리사 카지와라도 실패했지만, 이상하게도 그들은 동시에 부딪친다는 데에는 생각이 미치지 못했다. 하츠에와 에이코가 동시에 몸을 문에 부딪치자, 삐걱하고 소리가 나며, 기적이 일어났다. 문 윗부분이 조금 안을 향해 기울어졌다. 또 한 번 부딪치자, 결국 문이 부서졌다.
하츠에를 필두로 일동이 방에 들어왔을 때, 손님들이 본 것은, 대강 짐작은 하고 있었다고 해도 무서운 광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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