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실수 - 프레드릭 브라운

by decca posted Oct 20,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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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실수 -프레드릭 브라운



월터 백스터 씨는 오래 전부터 범죄소설과 추리소설을 탐독해 왔다.
그러므로 자기 큰아버지를 죽이려고 결심했을 때, 조그마한 실수도 범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그러한 실수를 피하려면 첫째, 사건 동기가 단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철저하게 단순해야 한다. 모호한 알리바이는 만들어내지 말것. 복잡한 수법도 안된다. 용의자도 필요없다.

그런데 잠깐─가벼운 용의자는 어떨까? 그것도 아주 단순한 녀석이라면. 가는 길에 큰아버지네 돈을 몽땅 훔쳐오는게 좋겠군. 그렇게 하면 절도범이 죽인 것으로 알겠지.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그 자신이 큰아버지의 유일한 상속자 이니까 혐의를 받을 게 뻔한 일이다.

월터는 들키지 않도록 조심하여 작은 쇠파이프를 손에 넣었다. 이것은 흉기 겸 도구로 쓸 수 있는 것이다. 그는 신중하게 아주 세밀한 부분에 이르기까지 계획을 짰다. 하나라도 실수를 범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그 점에서는 스스로도 확신이 있었다. 그는 세심한 주의를 하여 일을 결행할 밤과 시각을 정했다.

쇠파이프를 이용하여 창문을 소리도 내지 않고 감쪽같이 열 수 있었다.  그는 거실로 들어갔다. 침실로 통하는 문이 열려 있었으나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으므로 곧 강도짓을 해치우기로 마음먹었다. 큰아버지가 늘 돈을 넣어두는 장소도 알고 있었다. 강도가 훔쳐간 흔적이 나도록 흐트려 놓아야만 한다. 달이 밝아서 발 밑이 잘 보였다. 그는 발소리를 죽여가며‥‥‥.

두 시간 후 집으로 돌아오자 월터는 급하게 옷을 벗고 잠자리로 기어들었다. 이 범죄는 내일 아침까지 경찰에 발견될 염려가 없다. 그러나 그보다 빨리 발각된다 하더라도 문제는 없었다.

돈도 쇠파이프도 다 치웠다. 수백 달러의 돈을 처분할 때는 갈등도 생겼지만 그것이 몸의 안전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었고, 5만 달러, 아니 그 이상의 상속재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다. 벌써 왔나? 그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문 앞으로 가서 문을 열었다. 보안관과 부보안관이 거침없이 들어왔다.

"월터 백스터요? 당신의 체포영장이오. 옷을 입고 같이 가줘야겠소."

"나의 체포영장이라고요? 대체 내가 무엇을 했다는 거요?"

"가택침입 및 절도죄. 당신의 큰아버님이 문 앞에서 보고 있었으므로 당신이라는 것을 안 거요. 당신이 나갈 때까지 보고 있다가 경찰서에 와서 증언하고‥‥‥."

월터 벡스터의 입이 커다랗게 벌어졌다.

결국 그는 실수를 저지른 것이다.

완전범죄를 꾀했는데, 훔치는 데만 열중한 나머지 큰아버지를 죽인다는 중요한 일을 잊어버렸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