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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독서도(作家の読書道)는 주식회사 하쿠호도(博報堂)의 인터넷매체인 WEB 책의 잡지(WEB本の雑誌)에서 2000년부터 시작한 기획으로, 작가들에게 그들의 독서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 기획입니다. 여기서는 추리소설가에 한해 선정하여 번역 연재를 할 예정입니다.

 

제13회 히가시노 게이고(東野 圭吾)

2002년 9월자 인터뷰입니다. 출처 링크


Q: 신작 <도키오>의 무대가 된 1970년대는, 히가시노씨가 중학교,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교를 다니던 시기입니다. 그 무렵, 작가가 되기 이전의 히가시노씨는 어떤 독서를 하셨나요?

 책을 읽는 아이는 아니었거든요. 아무튼 중학생 때 까지는 아무것도 읽은 게 없어요. 고등학생이 되면서 다소 읽기 시작했으려나. 누나가 미스터리같은 걸 읽었으니까, 그 영향도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때 까지는 부모님도 학교 선생님도 책을 읽어라, 읽어라 라는 말만 하셨죠. 왜냐하면, 국어 성적이 처참했거든요. 시험에서도 맞는 건 한자밖에 없었고. ㅎ 독해같은 건 전혀 못 해서. 애초에 문제를 읽는 것 부터가 이미 고통스러웠으니까.

Q: 고등학생 때 읽고 인상에 남은 것은...?

 코미네 하지메(小峰元)씨의 <아르키메데스는 손을 더럽히지 않는다(アルキメデスは手を汚さない)>입니다. 당시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품입니다. 저와 같은 고등학생이 등장하는 스토리였는데, 그런 점도 있어서 마지막까지 읽었던 게 기억납니다. 요즘같으면 아카가와 지로씨같은 느낌이려나? 그게 제대로 마지막까지 읽은 첫번째 작품입니다.

Q: 그 뒤로 미스터리 세계에 푹 빠지셨다는 건가요? 좋아하는 작가는 누구셨나요?

 읽는 건 거의 미스터리이기는 했고 특히 란포상 작품은 거의 다 읽었지만, 푹 빠졌다고 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딱히 좋아하는 작가도 없었지 싶고.

Q: 그러면 소설을 쓰기 시작한 것도, 비슷한 시기입니까?

 <아르키메데스>를 읽은 뒤, 아직 한 권 밖에 안 읽어봤는데, 스스로 추리소설을 써봤거든요. 반년 걸려서 원고용지로 300장 정도를 적었습니다.

Q: 읽는 것 보다 쓰는 게 좋았다는 걸까요?

 그렇네요, 읽는 것 보다는 쓰는게 즐거웠던 거겠죠. 이건 내가 항상 하는 건데,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따라하고 싶어지거든요. 어릴 때 <철인 28호>를 좋아하게 되면서 만화를 그려보거나, 기타를 사달라고 해서 작사, 작곡을 해보거나.

Q: 실제로 소설을 써보고 어떤 감개가 있으셨나요?

 쓴다는 건 이런거구나 하고 실감했습니다. 쓰는 건 누구나 가능하지만, 평가받는 건 그 완성도겠구나, 하는.

Q: 차기작을 시작한 건?

 곧바로 쓰기 시작하긴 했는데, 4년 걸렸습니다. 고등학교 생활은 그건 그 나름대로 즐거웠고, 재수도 했고. 하지만 4년 걸려서 400장으로 완결시켰습니다. 지금도 오사카의 본가 어딘가에 남아있을테니까, 내 홈페이지에 싣고 싶은데 말이죠.

Q: 고등학교 시절, 무언가에 열중한 건 있으실까요?

 영화감독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영화에는 그림도 음악도 스토리도, 그때까지 내가 흉내내왔던 것들이 전부 있잖아요? 두 편 찍었습니다. 스태프 총출동이니까, 출연도 했습니다. 영화에 대해서는, <스타워즈>를 내가 본 게 대학생 때거든요. 고등학생 때 <스타워즈>를 봤다면 좀 더 영화에 빠져들었을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그 당시에 본 건 <죠스>였으니까요....ㅎ

Q: <도키오>는 젊은 시절의 아버지 곁으로 미래에서 타임슬립 해 온 아들이, 위기에서 구합니다. 타임슬립은 스토리를 구성하는 큰 요소가 되어있습니다만, SF를 읽어 온 경험은?

 타임슬립 장르에서 바로 생각나는 건 하인라인의 <여름으로 가는 문(The Door into Summer)>이죠.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엔 <도키오>는 내 나름의 <백 투 더 퓨처>로 삼고 싶었거든요. 아이를 잃어버린 부모의 마음이나, 아이는 일찍 죽는다 해도 태어나서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는지 어떤지, 그런 걸 써보고 싶었던겁니다.

Q: 게다가 무대가 된 1970년대나 아사쿠사라는 장소도 중요한 요소가 되어있죠.

 아사쿠사는 도쿄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입니다. 나는 오사카의 이쿠노구라는 동네 출신인데요, 그곳과 닮았거든요. 물이 너무 맑으면 살기 힘들다고 해야하나, 뒤죽박죽한 곳을 좋아합니다. 공기가 좋은 곳에 가면 뭔가 다르다는 생각이 들어요. ㅎ 상경하고 처음으로 간 도쿄의 명소는 하나야시키 였습니다. 하야시 카이조(林 海象) 감독의 영화 <꿈 꾸듯이 잠들고 싶다(夢見るように眠りたい)>에 나오는 하나야시키를 좋아해서.

Q: <도키오>의 표지도 하나야시키죠.

 그래서 <도키오>는 아사쿠사에 대한 오마쥬도 겸하고 있는 겁니다. 이 작품으로 50작품 가까이 쓴 셈인데, 쓰면서 가장 즐거웠어요. 작품이 등신대라고 해야하나, 자연스러운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작가가 쓰고 싶은 것을 쓴 작품입니다.

Q: 기념비적인 작품이군요.

 집대성적인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가에서 있어서 자연스러운 작품이라는 것은, 자신이 쓰고 싶은 세계를 쓰고 싶은대로 썼다는 결과입니다. 그것은 자신이 있고 싶은 세계를 썼다고도 말할 수 있죠.

Q: 자주 가시는 서점은 있나요?

 딱히 없네요. 서점에 가는 횟수도 이전보다 줄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 이전부터 책은 택배를 자주 이용했고, 읽고 싶은 책은 서점에 가지 않아도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문고이건 다른 책이건, 금새 신간이 나와서, 서점의 책장이 정리되는게 빨라서 숨겨진 걸 찾아내는 즐거움도 사라졌죠.

Q: 최근에 읽고 인상에 남은 책은 있으신가요?

 베스트셀러도 거의 읽지는 않습니다만....후루카와 히데오(古川日出男)씨의 <아라비아 밤의 종족(アラビアの夜の種族)>이나 신보 유이치(真保裕一)씨의 <주사위를 굴려라!(ダイスをころがせ!)>가 재미있었습니다.

Q: 항상 손 닿는 곳에 두고 있는 책이 있다면 가르쳐주세요.

 항상 읽고 있는게 있습니다. <내일의 죠>와 <거인의 별>입니다. 내가 가장 영향을 받은 건, 이 두 작품입니다. 대학시절에 마츠모토 세이쵸씨의 작품을 거의 다 읽었는데, 죠와 휴마로부터 받은 영향이 훨씬 큽니다. <도키오>의 미야모토 다쿠미가 야구와 복싱을 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Q:....과연!

 <내일의 죠>나 <거인의 별>에 그려져있는 풍경은 <도키오> 속 마을의 풍경과 공통된 부분이 있습니다. 나는 70년대의 도쿄를 실제로는 모르니까, 죠와 휴마를 통해서 배운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두 작품 다 가스 탱크가 나오잖아요. 죠와 휴마는 가까운 곳에 살았던 겁니다. 분명 가스 탱크가 있는 풍경이 원작자인 카지와라 잇키(梶原一騎)씨의 원풍경(原風景)이란 거겠죠.

Q: 어떤 독서법을 하시나요? 마음 먹고 1권부터 전부 읽는지, 아니면 어떤 장면을 읽고 싶어져서 라는 느낌이신지?

 두 패턴 다 있습니다. 나니와부시(浪花節)적인 끈적끈적한 분위기는 양쪽에 다 있지만, 그게 모든 편을 통해서 느껴지는 건 <내일의 죠>거든요. 죠는 항상 나미다교 근처에 있죠. <거인의 별>에는 그런 분위기는 초반 뿐입니다, 도중부터 SF적인 스포츠 만화가 되어버리니까. 그래서 처음부터 쭉 읽는 건 <거인의 별>이고, 장면만 읽고 싶어지는 건 죠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Q: 특히나 좋아하는 장면은?

 너무 많습니다. 그보다는, 휴마와 하나가타가 대결하는 스미타 공원은 자주 가는 곳이고, 죠와 노리코가 갔던 무코우지마백화원(向島百花園)에도 가보거나 그런 걸 한 적은 있습니다.

Q: <내일의 죠>와 <거인의 별>을 실제로 어느 정도 빈도로 읽으세요?

 책을 많이 읽지는 않는 편이지만, 자기 전에는 꼭 읽습니다. 읽다보면 금새 잠들어버리니까, 그걸 노리고요. 그래서 어제는 술을 마셨으니까 아무 것도 안 읽었고, 그저께는 자기 전에 <거인의 별>을 읽었습니다.
 

  • decca 2021.04.13 22:31
    <내일의 죠>와 <거인의 별>을 머리맡에.. 독특하시네요. 저도 그런 책이 있나 싶어 생각해봤더니 뭔가 막힐 때는 <블러디 머더>를 종종 읽는 습관이 있군요..
  • PPL 2021.04.16 05:13
    저는 1년에 한번은 셜록홈즈를 정독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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