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증표(時代のしるし) 시리즈는 아사히 신문 석간 문예비평란에 실렸던 기획으로, 예술문화계 인사들로부터 작품을 통해 시대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 기획입니다.
여기서는 추리소설가인 하세 세이슈, 다카무라 가오루, 구로카와 히로유키, 니시무라 교타로, 시마다 소지, 아카가와 지로의 인터뷰만 소개할 예정입니다.
2016년 7월 27일자 인터뷰입니다. 출처 링크
야행열차, 상경을 둘러싼 인간 모양 니시무라 교타로(西村京太郎) <종착역 살인사건(終着駅殺人事件)>
여행을 좋아하게 된 건 전쟁이 끝나고, 인사원에서 일하면서부터 입니다. 20일 정도 유급휴가가 있어서, 일이 지루해지면 야행열차로 아오모리같은 먼 곳으로 가곤 했습니다. 역에 도착하면 버스로 토와다호수에 가거나. 마음 내키는 대로 했습니다. 작가가 될 생각은 전혀 없었죠.
29살 무렵에 "너도 슬슬 결혼 해라"고 상사가 말하더군요, 상대도 찾아놨다면서. 그래서 일을 그만두었습니다. 도망칠 수 없게 되잖아요. 관공서는 재미없었으니까요.
작가라면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마츠모토 세이쵸씨의 <점과 선>을 사서 두시간 만에 읽었습니다. 나도 이 정도라면 쓸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오전 중에는 우에노의 도서관에 가서 원고를 쓰고, 오후에는 아사쿠사로 가서 영화를 봤습니다.
부모님에게 관공서를 그만뒀다는 말은 못 했습니다. 어머니에게 매달 돈을 드렸는데, 1년간은 퇴직금으로 버텼습니다. 하지만 도무지, 작가가 되질 못했죠. 에도가와 란포상에 응모했는데 당선을 못해서요.
돈도 다 떨어졌고, 어머니에게 "그만뒀다"고 말했더니 우시더군요. 그래서 빵 가게에서 운전수로 일했습니다. 돈을 모으다 그만두고, 또 탐정 회사에서 일하고. 신인상을 받은게 1963년이었습니다.
열차 미스터리를 쓰고 있습니다만, 저는 사회파의 생존자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태어난 시절이 전쟁 중이었기 때문에, 그런 뿌리가 있습니다. 관공서에 들어간 게 1948년, 전쟁 직후입니다. 한국전쟁 무렵에는 레드 퍼지(일본 GHQ가 공산당 소속 직원들을 해고한 움직임)가 있어서 친구들이 갑자기 없어졌죠. 듣기로는 공산당원이었기 때문에 지하로 숨어들었다고. 아무리해도 '사회파' 버릇은 빠지지 않더군요.
처음으로 열차 장르로 소설을 쓴 건, 팔리지 않았으니까. 작가가 되고나서, 사회파는 점점 안 좋아졌죠. 공해문제로도 시끌시끌해져서, 그런 소설은 팔리지 않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저도 명탐정 장르를 쓰거나 했으니까요.
코분샤에서 "니시무라씨의 작품은 좋은 소설이지만 팔리지 않습니다"라고 하더군요. 어떤 걸 쓰고 싶은지 두 가지 내보라고해서, <침대특급 살인사건>이나, 아사쿠사를 쓰고 싶다고 말했어요. 그랬더니 아사쿠사는 안 팔린다더군요. 블루 트레인(침대 열차)은 당시에 유행했거든요.
<종착영 살인사건>은 우에노역이 무대입니다. 우에노를 좋아하거든요. 등장인물들은 아오모리에서 상경해서, 야행 열차로 귀향합니다. 성공하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사람은, 우에노역이 첫차입니다. 인생의 시작이라 해야하나, 다른 역하고는 다르다고 생각했습니다.
역시나 소설로 삼기에는 야행 열차가 최고죠. 밤을 지새기때문에, 어떤 일이든 쓸 수 있습니다. 어두워지고, 먼 곳의 집에 불이 들어오면 여행의 정취도 느껴지니까요.
<종착역 살인사건>에서는, 아오모리에서 상경해 온 여성과 그 교사의 관계도 적었습니다.
예전에, 침대 열차의 보통 좌석에 앉아서 아오모리에서 돌아간 적이 있습니다. 중년 남성과 18살 정도 되는 여자아이가 탔는데, 딱 봐도 여자아이는 도쿄로 일하러 가는 듯 했습니다. 남자 쪽은 세일즈맨. 자는 척을 했더니, 남자가 꼬시기 시작한겁니다. 처음에는 상대도 안 하는 듯 했는데, 한시간 정도 지난 뒤에 일어났더니, 아직도 꼬시고 있는거에요. 우에노역에 도착하니 둘이 같이 내리더군요.
실제로 그런 두 사람이 있었단겁니다. 예전 야행 열차에는, 다양한 인생을 상상하지 않을 수 없는 광경이 있었죠. 신칸센으로는 그럴 수가 없습니다. 금방 도착해버리니까요.
하지만 야행 열차는 취재할 때는 잠들 수가 없어요. 오전 2시가 되면 어떻게 되는지, 아침에는 몇 시에 신문을 싣는지. 보지 않으면 알 수 없으니까요. 야행 열차를 도중에 내려서, 자동차로 센다이까지 먼저 갈 수 있는지 실험하는 장면도, 실제로 해봤습니다. 지금도 한 해에 여섯번은 취재를 갑니다. 1년에 12곳의 출판사에 낼 책을 쓰기 때문에, 취재 한 번에 두 출판사 분량. 꽤 오랫동안 그렇게 해오고 있습니다.
주인공인 토츠가와 경부의 이름은 나라현의 토츠가와 마을에서 따왔습니다. 사카모토 류마와 친교가 있었던 토츠가와 마을의 나카이 쇼고로가 제일 먼저 복수하러 갔다가 반대로 당했다거나. 그런 마을의 역사를 좋아하거든요.
토츠가와 경부는 날카로운 면이 부족한 면은 있습니다. 샐러리맨이라는 느낌으로 적고 있기 때문에, 어딘가에서 타협하지 않을 수 없죠. 하지만 그게 서민감각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