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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독서도(作家の読書道)는 주식회사 하쿠호도(博報堂)의 인터넷매체인 WEB 책의 잡지(WEB本の雑誌)에서 2000년부터 시작한 기획으로, 작가들에게 그들의 독서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 기획입니다. 여기서는 추리소설가에 한해 선정하여 번역 연재를 할 예정입니다.

 

제11회 이시다 이라(石田 衣良)

2002년 4월자 인터뷰입니다. 출처 링크


Q: 이시다 이라씨의 데뷔작은 1997년작인 <이케부쿠로 웨스트 게이트 파크>였습니다만, 그 이전에는 책을 읽는 입장에서의 '역사'가 있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으로, 어릴 적에는 어떤 책을 읽으셨나 알려주세요.

 초등학교 2학년이던 7살에는 도서관에 매일 다녔습니다. 아침에 빌린 책을 저녁에 돌려주러 가서는, 또 다른 책을 빌리는 매일을 반복했죠. 읽었던 건 주로 SF, 판타지나 모험소설이었고, 도서관에 있던 그런 종류의 책은 전부 읽었을겁니다. 지금도 에드거 라이스 버로스의 <지구의 중심에서(At the Earth's Core)>를 읽었을 때 같은 건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무겁고 무거운 떡갈나무 문을 지저인이 부리로 부수고 들어오던 신에서는 정말로 두근두근했습니다. 마침 TV로 보았던 울트라맨과 이어지는 세계를 책 속에서 찾아냈던 거겠죠.

Q: 스스로 문장을 써보자고 생각했던 건 언제부터인가요?

 그 시절에 이미 작가가 되고 싶은 마음은 있었습니다. 이렇게 읽고 즐거웠기 때문에, 그걸 스스로 쓰서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생각했죠. 초등학교 졸업문집에는 "작가가 되고싶다"라는 걸 제대로 적었었으니까요.

Q: 중학교, 고등학교로 올라가면서 독사 스타일은 어떻게 변화해 갔나요?

 그 무렵의 생활은 6~7할이 책을 읽는 걸로 가득했죠. 하루에 3권 씩 읽고싶다고 진지하게 생각했습니다. 소겐 추리 문고나 하야카와 문고는 거의 전부 읽었고, 동시에 "세상에는 문학이라는 게 있다는 듯 하다"걸 알고, 다양한 작가를 읽게 되었죠. 하지만 특정 작가에게 심취한 적은 없었던 거 같은데...자기 자신이 언젠가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으니까, 다른 작가는 어떤 문체로 적는 걸까, 대체 어떤 목소리로 노래하는 걸가를 들어보기 위한 독서를 했었죠. 그러니까, 작가 한명에 따라 대표작 두세가지를 읽어보자는 느낌이었습니다.

Q: 읽은 책에 대해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는 일도 있었나요?

 그런건 없었네요. 스스로가 읽은 것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다거나, 그걸 읽은 자신을 알아줬으면 한다거나, 그런 마음은 전혀 없었어요. 그런 느낌의 기분이, 제가 쓰는 문장의 가진 무뚝뚝함이라거나, 특유의 거리감같은 것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하루에 3권"이라는 생각은 달성하셨나요?

 당시에 한달마다 계산해 보면, 최고치가 "하루 2.8권"이었어요. ㅎ 하지만 띄엄띄엄 읽는 게 아니라, 전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제대로 읽었으니까요. 대학교에 들어간 뒤로는 평균이 많이 낮아져서...그래도 "1.5" 정도는 갔습니다. 정말로 책을 읽는 것에 푹 빠져살았죠. 뭐든지 그렇겠지만, 한번 빠져보지 않으면 모르는 법입니다. 책도 그런 것일 터입니다.

Q: 최근의 독서에 대해서 듣고 싶습니다. 자주 가시는 서점은 어디에 있으신가요?

 상업지역 출신이라서(에도가와구), 어릴 때 서점하면 진보쵸였어요. 영화는 히비야였고, 쉬는 날에는 긴자의 후지야에서 파르페를 먹고. 그렇게 도쿄도(東京堂)를 포함해서 진보쵸에는 중학교 때 부터 다니고 있습니다. 저는 자료를 써서 쓰는 타입의 작가는 아닙니다만, 그래도 무언가를 찾는다하면 역시나 진보쵸죠. 서점이라는 건 마을에 한 곳, 큰 곳이 있어도 충분하지는 않거든요. 몇 건이나 품목이 잘 갖추어져있고 특색이 있는 서점이 집중되어 있고, 거기를 왔다 갔다해야만 해요.

Q: 이시다씨에게 있어서 이케부쿠로라는 마을은 어디까지나 소설의 무대일 뿐, 책을 찾으러 가는 곳은 아닌가요? 대형서점도 몇 곳 있는데요.

 헌책방이 점재하고 있어서, 거기를 들여다보는 일이 있는 정도네요. 광고쪽 일을 할 때, 이치가야에 사무소가 있어서, 유라쿠쵸선이 지나가고 있다는 이유로 이케부쿠로에 들르는 일은 있었습니다. 목적은 책보다는 CD를 사거나, 영화를 보거나였죠. 그런데 그러는 중에 <웨스트 게이트 파크>가 완성되었지만요. 하지만 최근 이사를 하면서 이케부쿠로에 가까워져서, 리브로나 쥰쿠도에 가게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Q: 현재의 작가로서의 생활 속에서, 책을 읽는 시간은 어떤 위치를 차지하나요?

 지금은 읽는 것보다도 쓰는 게 훨씬 재미있거든요. 자신의 소설을 마주할 때는, 다른 작가의 작품을 좀처럼 읽을 수가 없어요. 일하는 틈틈이 읽어보려고 해도, 위화감이 앞서서, 가죽 셔츠를 맨살 위로 입은 듯한 묘한 감각에 사로잡혀버립니다. 그래서, 지금 책을 읽는 건 쉬는 날의 즐거움이 되었습니다. 통근을 하는 것도 아니라서, 전철 안에서 읽는다거나 그런 것도 못 하고, 이 날 이 시간은 책을 읽는 시간이라고 정해놓지 않으면 좀처럼 읽을 수가 없죠. 2, 30권 정도 읽지 않은 책이 항상 쌓여있습니다.

Q: 그 쌓여있는 책들의 운명은....

 머지않아서 이건 안 읽어도 되겠다, 하는 것도 나오지만요. ㅎ 하지만 또 훌쩍 들른 서점에서 산 책이 거기에 더해져서, 쌓여있는 책의 숫자는 변함이 없지만요.

Q: 훌쩍 들른 서점에서 책을 픽업하는 때의 기준같은 건 있으세요?

 그건 뭐 감이라고 밖에는 말 못하겠네요. 서점에 자주 가는 사람은 다들 그럴걸요. 독자적으로 길러온 감으로 책을 고르는거죠. 감으로 골라도, 도저히 안되겠다 할 정도로 크게 빗나가는 경우는 없어요. 나빠도 중간 정도 이상의 레벨의 책을 고른다는 자신감은 있습니다.

Q: 작년에 내신 <빅 머니(波のうえの魔術師)>가 드라마로 만들어졌습니다. <웨스트 게이트 파크> 때와 마찬가지로 주연은 나가세 토모야. 타이틀은 <빅 머니(ビッグマネー!)>, 경제 범죄물이라고 하던데요.

 원작자로서는 우에키 등에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주인공에게 주식 시장을 가르쳐주는 역할이죠. 이시다씨 자신도 주식이나 경제에 흥미가 있으시나요?

 대학생 때 진지하게 공부한 적이 있습니다. 저 자신을 보면서, 평범한 사회생활은 도저히 무리겠다해서, 주식시장에서 돈을 벌고 앞으로는 책을 읽으면서 살자 생각했죠. ㅎ 지금은 쉬고 있지만요.

Q: 주식시장과 소설 사이에는 어떠한 관계가 있을까요?

 양쪽 다, 누구나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Q: 누구나?! 양쪽 다 특별한 재능의 세계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주식도 소설도 자신의 독자적인 세계관을 가지고, 거기서부터 세계를 바라보는 것이 가능한가 아닌가에 달렸습니다. 세상이란 파도 위에 흘러가지 않고 서있다는거죠. 흘러가기만 해서는, 주식이 올라갔을 때는 벌었다고해도, 반대로 손을 보는 경우에도 이어집니다. 소설을 쓰는 것도, 자신의 세계관이 없으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니까, 아무것도 쓸 수 없게 되어버리죠.

Q: 독자적인 세계관이라...그걸 가진 재능의 주인이라면 "누구라도"라는 걸로 해석했습니다. ㅎ 그러면, 지금 집필 중이신 작품에 대해 알려주세요.

 두가지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아키하바라를 무대로 디지털 시대의 아이들이 새로운 비지니스를 시작하는 <도쿄 아키하바라(アキハバラ@DEEP)>와, 작년 뉴욕에서 일어난 테러사건과 전후해서 쓰기 시작한 2킬로미터짜리 탑이 무너지는 스토리의 <블루 타워(ブルータワー)>입니다. 또, 5월에는 연애 단편집 <슬로 굿바이(スローグッドバイ)>가 나옵니다. 첫 단편집입니다. 그리고 아직 아이디어 단계입니다만, 아동용 책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바퀴벌레 773호(ゴキブリ773 号)>라는 타이틀로, 보름달 밤에 동시에 1200마리의 태어난 바퀴벌레 중에 773번째 나나미가 주인공입니다. 그녀가 살고 있는 건 무척이나 열악한 환경이고, 인간에게 맞아 죽거나 살충제를 맞는 녀석도 있으면, 엄마에게 잡아 먹히는 녀석도 있습니다. 그런 세상에서, 나나미가 여행을 떠나는...

Q: 아동용 책 맞죠?

 네, 지금 아이들의 세계는 밖에서 보면 풍족하게 보이지만, 심상풍경은 살벌한 것이 아닌가, 나나미가 겨엏ㅁ하고 있는 세계와 다를게 없지 않을까, 그런 기분이 들거든요.

Q: 책에 빠지면서도 특정한 작가에게 심취한 적은 없었다고 하셨나요, 굳이 좋아하는 작가와 좋아하는 책을 꼽으신다면.

 감정의 움직임이 독자적이고 감각이 날카로운 것에 끌립니다. 일본하면 나가이 카후우나 카와바타 야스나리...날카로움이 드러나고 있다는 점에서 창작일기나 잠언같은 것도 좋아합니다. 그래서, 알베르 카뮈의 <태양의 찬가(太陽の讃歌)>와(역자 주: 일본에서 1992년에 출간된 카뮈 작품집 <카뮈의 수첩(カミュの手帖)> 1권의 타이틀) 서머싯 몸의 <서밍 업(The Summing up)>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젊을 때의 카뮈는 알제리 태생으로 아프리카의 피가 끓고 있었고, 몸은 영국인이기에, 노인이기에, 호모섹슈얼이기에 가능한 의견이 전개되고 있어서 정말로 좋습니다. 이런 책은 말이 가진 힘을 실감하게 해줍니다. 책을 읽는다는 행위는, 그 쓰는 입장에서의 작가라는 필터를 통해 세계를 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악에 예를 들자면, 모차르트는 잡음밖에 없는 세상 속에 살면서도 그렇게나 아름다운 곡을 썼죠. 그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모차르트라는 필터를 통해 세상은 보는 거거든요.

Q: 필기나 밑줄이 상당히 많네요. 카뮈나 몸을 통해서, 이시다씨가 세계를 본 흔적이군요.

 특히나 카뮈쪽에는 추억이 있습니다. 대학생 때, 일기에 "그르니에"라는 말이 나오는 꿈을 봤다고 적은 적이 있었어요. 하지만 그 뒤로 몇 개월인가 시간이 지나서, 그걸 잊고 있었죠. 어느날 대학에 가는 중에 헌책방에서 <태양의 찬가>를 150엔에 사고 읽었는데, "그르니에"라고 적혀있었던 거에요. 그래서 제가 그런 꿈을 꿨던 걸 떠올렸죠. 그래서, 그 부분에는 "데자뷔"라고 필기했습니다.

Q: 그런 경험은 또 있으시간요?

 데자뷔를 포함해서 몇번인가 있습니다. 일기를 쓰다가 꿈에서 쓴 문장이라는 걸 눈치채거나.

Q: 그런 체험이 소설의 아이디어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을까요?

 어떨까요. 꿈이건 체험이건, 그대로 소설이 되지는 않아요. 그것들을 한발짝 떨어진 눈으로 봐야만 하죠. 바퀴벌레의 나나미만 해도, 스토리를 떠올릴 때 보바도, 그녀의 마음이나 감정의 핵이 될 법한 것을 잡는게 중요합니다. 그게 없으면 힘이 있는 문장이 되지 못하죠. 제 소설이 아니라도 상관없습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어서 말이 가진 힘을 느껴주면 좋겠어요.

  • decca 2021.03.31 23:18

    IWGP의 작가 분이시군요. 역시 어릴 적 독서 경험이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 PPL 2021.04.02 05:02
    어릴 적엔 어쨌든 다양한 책을 접해보는게 크기는 하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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