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증표(時代のしるし) 시리즈는 아사히 신문 석간 문예비평란에 실렸던 기획으로, 예술문화계 인사들로부터 작품을 통해 시대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 기획입니다.
여기서는 추리소설가인 하세 세이슈, 다카무라 가오루, 구로카와 히로유키, 니시무라 교타로, 시마다 소지, 아카가와 지로의 인터뷰만 소개할 예정입니다.
2017년 2월 1일자 인터뷰입니다. 출처 링크
붓 한자루로 달리는, 결의의 원점 구로카와 히로유키(黒川博行) <캐츠아이 굴렀다(キャッツアイころがった)>
잊을 수 없는 37살 생일이었습니다. <캐츠아이 굴렀다(キャッツアイころがった)>가 산토리 미스터리 대상을 수상한 건. 1986년 3월 4일입니다.
수상하고 1년 뒤, 전업작가가 되자, 고 문득 결심하게 되었던, 추억이 깃든 작품. 사실상의 데뷔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시, 오사카 부립 고등학교에서도 미술 교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인도를 무척이나 좋아해서요. 몇차례 여행하면서, '캐츠아이'라는 다른 보석과 느낌이 다르고, 가격고 비싼 보석에 마음이 끌렸습니다. 미술대학의 여학생 두명에게 수수께끼의 여행을 시킨 것도, 그걸 쓴 80년대에는 학생이 해외여행을 가는게 드문 일이 아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다시 읽어보면 "용케도 이런...."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인격을 만나는 것 같아 부끄러워집니다. 단지, 완성도는 허술해도 필사적이었죠.
지금 요코미조 세이시 미스터리 대상같은 곳에서 선고위원을 하고 있는데, 젊은 세대의 작품을 읽고 있으면 "기운이 넘치네"란 느낌이 들고, "이런 거 나도 생각했었지"라며 예전의 자신이 마음 한켠을 스쳐지날 때가 있습니다.
교토 시립 예술 대학을 나와 건축의장과 관련되 직업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너무 바빴죠. 고등학교 미술교사를 하던 아내가 일하는 모습에 영향을 받아서, 27살에 같은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조금 마음에 여유가 생겼던건지, 미스터리 소설을 마구잡이로 읽기 시작했습니다. "1권 정도는 쓸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싹 트기 시작하면서, 지금에 이르는 길이 생겼습니다.
그런 작가 생활도 30년 이상이 되었습니다. 38살 때 "붓 한자루로"라는 배수의 진을 치고 전업 작가가 되었는데, 그건 중년을 맞이한 년대를 감안해 본 결과였습니다. 교사를 그만두고 그대로 연금 생활을 할지, 작가로서 현역으로 일하고 있을지. 나는 후자이고 싶다고 결심한 겁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정말로 안팔렸습니다. 때때로 수업을 하는 자신의 모습을 꿈에서 본 건, 공무원의 안정된 생활을 버린 것을 "무진장" 후회했기 때문이겠죠. 사람을 상대하는 교사일을 좋아하기도 했구요. 연재가 들어오기 전까지는 참 힘들었죠.
지금도 예전에도, 신인상같은 걸 얻고 작가로서 스타트 라인에 서는 사람은 꽤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 "계속 달릴 수 있는" 것은 무척이나 힘들어요. 그게 가능한 건 100명 중에 한사람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신인 무렵에, 오사카 사투리로 쓰여진 작품은 기피받았죠. 어느 편집자에게, 책이 팔리는 건 관동이 60퍼센트, 관서에서 10퍼센트, 나머지에서 30퍼센트 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도쿄 말로 쓸 수는 없는가" "도쿄를 무대로 할 수는 없는가"라고 자주 권유받았습니다. 하지만 나는 그럴 수 없었어요.
그래서 '대사'에 주의를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내 작품이 가진 특색은, 경쾌하고 묘한 느낌의 오사카 사투리를 주고 받는 것이라고, 혹시 생각들 하시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쓰는 건, 사실은 오사카 사투리를 흉내내는 표준어입니다. 오사카 사투리는 있는 그대로 쓰면, 난폭하고 품위 없는 인상을 줘버리거든요.
문자로 쓰는 것의 다섯배 정도의 분량을 실제로 말하고 난 뒤, 원고에 적고 있습니다. 언제나 오리가 물장구를 치는 것 마냥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해도 집필에 시간이 걸려요. 1시간에 원고용지 한 장 정도밖에 쓸 수 없죠. 줄곧 1년에 한 권 페이스로 작품을 내왔습니다. 그렇게 적은 작품으로, 용케도 이렇게 경쟁이 심한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내가 작가가 되고 나서의 년대는, 수많은 연예인이 도쿄로 진출해서, 오사카 사투리가 점점 침투해갔죠. 그런 세상의 흐름이, 제가 해올 수 있었던 배경일지도 모릅니다.
늙어서도 현역으로 표현을 계속 하고 싶다는 작가의 세계에 뛰어들어, 나오키상도 받았습니다. 67살이 된 지금도 오퍼가 있고, 계속 쓰고 있죠. 운이 좋았던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한권에 천엔이고 2천엔이고 지불하고, 몇일에 걸쳐 읽어주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감사하죠. 앞으로도 독자분들께 지금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작가이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