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증표(時代のしるし) 시리즈는 아사히 신문 석간 문예비평란에 실렸던 기획으로, 예술문화계 인사들로부터 작품을 통해 시대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 기획입니다.
여기서는 추리소설가인 하세 세이슈, 다카무라 가오루, 쿠로카와 히로유키, 니시무라 교타로, 시마다 소지, 아카가와 지로의 인터뷰만 소개할 예정입니다.
2017년 10월 25일자 인터뷰입니다. 출처 링크
상실감 속, 다시금 바라 본 쇼와의 역사 다카무라 가오루(高村薫) <레이디 조커(レディ・ジョーカー)>
30대 후반에 작가로 데뷔한 이래, 실제 체험의 연장선에서 소설을 쓰고 있었습니다. <황금을 안고 날아라>는 회사원이었을 당시, 몹시 지친 상태로 오사카 시내를 걷던 중, 은행강도라도 하면 속이 시원하지 않을까 문득 생각했던 게 계기입니다. <조시>에 등장하는 공장도, 제가 자란 오사카의 마을 공장이라는 그리운 풍경입니다.
<레이디 조커>도, 자신의 생활의 연장선상에서 쓸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연재 개시 직전에 오사카 대지진이 일어나면서, 사회를 보다 큰 시선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버블 경제 붕괴 후라는 시대였습니다. "정치는 삼류지만 경제는 일류"라고 듣고 자란 세대에게 있어서 100조엔이라는 불량채권은 충격적이었습니다. 누가 어디서 잘못한건지. 지진과 더불어, 자신의 아이덴티티가 무너지는 감각이 덮쳐왔습니다. 다이쇼 출생인 제 어머니가 "지금부터 나쁜 시대로 향할 듯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던 것도, 계기 중 하나였습니다.
어째서, 일본은 이렇게 되어버린 건지. 지금과 밀접하게 이어지는 식으로 쇼와의 역사를 다시 한번 보자고 생각했습니다. 사장이 유괴 당한 글리코 모리나가 사건을 소재로, 대기업이 협박당하는 이야기로 하자고. 일반적인 주식회사로 하고 싶어서, 맥주 회사를 배경으로, 기업의 배후에 있는 뒷세계와 지하세계를 그리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차별에 관한 문제도 다뤘습니다. 어린 시절 동물원에 가면, 입구 근처에서 노상생활자가 자고 있었습니다. 저와 부모님은 동물원에서 놀지만, 뒤를 돌아보면 돌아갈 집이 없는 가난한 사람이 있었죠. 어째서? 라고 신경 쓰여서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피차별부락의 문제도 그렇죠. 어째서 어른들은 차별을 하는가, 하고.
의문에 대해서 답을 내려고 생각을 거듭했던 것은, 나라는 인간의 본질입니다. 자신이 살아있는 것과, 이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는 서로 뗄래야 뗄 수 없습니다. 좋게 말해서 정의감입니다만, 그런 거창한 것 이전에, 제가 세계를 바라보는 시선이 그렇게 되어 있다는 거였습니다.
신문기자가 등장합니다만, 그것 때문에 취재를 하려고 마이니치 신문이나 '칠사회(七社会)'라 불리는 경시청 클럽을 방문했습니다. 칠사회에서는 좁고 갑갑한 부스에 기자가 엄청나게 초췌한 표정으로 들어왔습니다. 마침 도쿄 하치오지의 슈퍼에서 여성 세명이 살해당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속보를 취재하기 위한 소식을 취하지 못해 힘들어했던 건지도 모르겠네요.
경마장 장면을 그리기 위해, 도쿄 경마장도 방문했습니다. 경마 신문을 읽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마권을 샀더니 맞아떨어져서, 스태프 모두와 돈을 나눴습니다.
하나 하나의 디테일에서 전체를 만드는게 아니라 그 반대. 도쿄 경마장, 칠사회. 그 장소 전체의 분위기, 공기감을 잡고 나서 세부를 그립니다. 이 공기감은 관계자에게 얘기를 들은 걸론 알 수 없죠. 그래서 반드시 현장을 방문합니다.
줄거리를 모른채 펼친 페이지를 읽었을 때 공기감이 있는가. 소설의 성패는 그걸로 결정됩니다. 제 작품에 시적인 정서나 공기감이 있다면, 어떠한 정경이건 등장인물의 눈으로 그리고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그가 보고있는 정경을 그리는 걸로, 그 인간에 대한 감촉이 전해지는겁니다.
경찰관은 여러번 만났지만, 형사라는 생물은 도무지 이해가 안갑니다. 그 의문이 고다 형사를 낳았습니다. 반쯤은 상식인으로서 세계에 속해있지만, 완전한 상식인은 될 수 없는 사람. 그래서 경찰조직 속에서 살기 힘든 감정을 안고 있는. 그런 사람은 보통, 경찰관이 되지 않겠지만요.
일본은 개인으로 남아있기가 어려운 사회입니다. 하지만 그는 선량하고자 하는 의사를 가지고, 조직 안에 있으면서도, 한 사람의 인간, 개인으로 있고 싶다고 계속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애매함을 받아들이는 담력, 정신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그는 어쨌든 계속 생각합니다. 그런 그의 사고에 따라 이야기는 진행됩니다. 고된 싸움을 하고있는 그는, 어떤 의미에서 저 자신이기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