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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 제6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수상작

수상작: 없음

후보작: 오시타 우다루(大下宇陀児) - 선전 살인 사건(宣傳殺人事件), 기기 다카타로(木々高太郎) - 야광(夜光),

기기 다카타로(木々高太郎) - 깊게 들어가다(深入り), 시로 마사유키(城昌幸) - 절벽(絶壁),

시로 마사유키(城昌幸) - 엽총(猟銃), 카야마 시게루(香山滋) - 양초 팔이(ローソク売り),

카야마 시게루(香山滋) - 키키모라(キキモラ), 와타나베 케이스케(渡辺啓助) - 세인트 존 학원의 악마(聖ジョン学院の悪魔),


다카기 아키미쓰(高木彬光) - 살의(殺意), 시마다 카즈오(島田一男) - 오보살인사건(誤報殺人事件)

아래 선평에서는 대상이 된 작품의 내용을 언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감안하시고 읽으시기를 추천합니다.


 

에도가와 란포

 예선을 통과한 아홉작품은 모두 재미있었다. 아무래도 신인 작품을 고를 때와는, 전혀 느낌이 달랐다. 전부 일단은 감탄하긴 했으나, 수상 후보작으로서 다섯편 이내로 고르라고 했을 때는, 세편만 고르고 싶었다. 내가 보기에는 아홉편 중 수준이 탁월한 게 세편 있고, 나머지는 조금 떨어진다 생각했다. 카야마군의 작품에는 감탄했고, 특히 <양초>가 좋았으나, 어딘가 완전히 심취하는 걸 방해하는 사고의 빈틈같은 게 있었다. 와타나베군의 작품은, 이 작가의 로맨티시즘이 일말의 협작적인 통속성으로 인해 훼손되었다.


 내가 생각한 세편은 기기군의 <야광>, 오시타군의 <선전살인사건>, 시로군의 <절벽>이었다. 기기군의 것은 이 작가의 최고 작품은 아니지만, 소재나 묘사가 단단하게 잡혀있어 난점이 없다. 오시타군의 것은, 오시타류의 본격 탐정소설이면서 능숙한 기술에 파탄이 없어,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세 편 중에 완성도를 떠나 나를 가장 깊게 감탄하게 한 것은 시로군의 산문시였다. 단순한 알레고리 이상으로 나를 신의 미로로 끌어들여, 공포에 빠지게 하는 면이 있었다. 이것은 탐정소설이 아니다. 괴담조차 아니다. 그러니 탐정작가 클럽의 상에 어울리지는 않는다는 설이 다수였다. 그러나 시로군은 지난 이십수년간 이러한 경향을 쓰며 탐정작가로서 인정받고 있다. 나는 그 경향이 고도로 나타난 이 작품이 수상해도 되지 않는가 주장했으나, 찬성자는 적었고, 결국 올해 수상작은 없는 걸로 결정되었다.



오시타 우다루

 클럽상은 기존 수상자는 되도록 제하도록 하자, 그리고 다섯 작품을 골라, 그 중에 들어간 미수상자에게 수상하자는 의견이 있다.


 그런데 올해는 그게 없었다.


 순위라는 점만 보자면, 시로 마사유키군과 와타나베 케이스케군이 들어갔다. 혹은 들어갈 뻔 했다. 그러나 기계적인 계산만으로 수상자를 결정하지 않았던 것이다.


 잘 되었다고 생각한다.


 본심으로는 되도록 수상자가 있기를 바란다. 그것은 누구나가 생각하는 바다. 그러나, 상의 레벨이라는게 있기 마련이다. 그것이 없다면 상의 권위가 의심받게 되니까.


 다음에는 필히 바라건데, 상에 걸맞는 작품을 발견하고 싶다.



기기 다카타로

 올해 클럽상은 없는 걸로 결정되었으나, 유감이었다. 나는 투표할 때 1 와타나베 케이스케, 2 오시타 우다루, 3 시마다 카즈오, 4 카야마 시게루, 5 카야마 시게루에 넣었다. 와타나베군을 1위로 꼽은 건 조금 정책적인 점은 있으나, 그러나 충분히 책임을 가지는 순위였다해도 역시나 1위로 삼고 싶었다.


 그런데, 결과를 보니 와타나게군은 5위에도 들지 못 했다. 시로군의 것은 좋았지만, 그 45장의 작품을 장편상도 단편상도 포함한 올해의 수상작으로 삼는 것은, 상식을 벗어난 것이라 생각했으므로, 결국 없는 것으로 한 점은 찬성이다.


 그러나, 이래서는 곤란하다. 어찌되었건, 내년에는 신인 중에 대두해주는 사람, 안심할만한 역량의 인물이 없으면 곤란하다.


 이를 위해서는, 역시나 클럽의 간부 제군들이, 지금까지처럼이 아니라 탐정 소설의 발달을 위해 자극이 되는 응원을 걸어줄 필요가 있다.


 문학이어서는 안 된다. 트릭이 제일 중요하다는 응원이어서는, 신인은 더더욱 말라버린 작품에만 매달리게 되지 않겠는가. 시라이시 키요시군도 생각이 꽤나 바뀌고 있다고 들었는데, 그가 다시금 평론하는 걸 들어보고 싶다.



미즈타니 준

 요즈음 탐정소설도 침체하고 있다. 활약해야 할 무대가 없기 때문이다. 탐정소설이 잡지의 액세서리적인 존재인 이상, 소위 클럽상적인 작품을 크게 바라기는 점점 힘들어질 것이다. 하여 클럽상의 성격을 이 즈음에서 조금 확실하게 하고, 그 선에 따라 예선이나 준비를 하는 게 무리가 없지 않나하는 생각도 든다. 즉 탐정소설이 활발해지고, 재밌고 좋은 작품이 나오도록 하는게 목적이니까, 목적만 정해지면 수단은 얼마든지 있을 것이고, 그 때마다 수단을 바꾸어가기만 하면 상관없을 것이다. 이상 추상적인 개론만 말해두겠다.


 일단 가지고 있는 작품들 중에는 기기씨의 <야광>에서 기품을 느꼈고, 카야마씨의 두 작품에 일보 전진한 감을 느꼈으며, 여기에 기기씨가 <소설공원(小説公園)> 12월호에 쓴 <마음의 바닥(心の底)>을 단독 추천했다. 이 작품은 모티브는 탐정소설적이지만 그게 전부고, 탐정소설로는 무리라해도 훌륭한 작품이다. 시로씨의 <절벽> 그 외의 작품도 여전히 좋지만, 이것을 탐정소설로서 상의 대상으로 해도 좋은가하면, 나도 갸웃했다. 그가 작년에 낸 <스타일리스트(スタイリスト)> 같은 작품은 실로 탐정소설이지만, <절벽>은 그런 구성이 부족하다.


 기기, 오시타, 시마다씨 등의 작품들도 범작이다. 이 정도의 작품이 상의 대상이 되어서는 말이 안 된다. 이는 작년에도 그랬으나, 내 작품이었기에 말을 못 했던 것이다.



카야마 시게루

 예선, 결정 두 위원을 모두 거쳐, 몇차례의 회함에서 논의를 한 결과 "수상작 없음"이란 결론에 도달하고보니, 역시나 뭔가 쓸쓸한 기분이 든다.


 그러나 솔직하게 말하자면, 이번에는 이걸로 되었지 않나, 라는 생각과 동시에, 뒷맛도 후련하다.


 제1회 예선 때, 수상 후보 작품이 서른편이나 있는 걸 보았을 때, 나는 이래서는 결정작이 안 나오겠다고 내심 예감했다. 심하게 분산적이고, 논의의 초점이 될 공약수적인 작품이 어디에도 보이질 않았다. 점점 그것을 좁혀가다, 마지막으로 남은 시로씨의 <절벽>, 와나타베씨의 <세인트 존 학원의 악마> 두 편 역시, 수상 비수상의 격론을 부르는 대상이 되었으면서도, 어째서인지 강력하게 밀어붙일만한 공기는 나오지 않았다.


 작가 회원의 작품이라면, 설령 탐정소설적인 요소가 희박하더라도 다른 의미에서 걸출된 작품이라면 클럽상을 줘도 된다는 것은, 대외적으로 상의 권위를 낮추는 것이다. 이번 결정은, 그 위기를 빠져나와, 작품 절대 주의라는 체면을 유지하고, 클럽상 작품의 본질적 향상을 기대하는데에 도움이 되었다는 점에서, 결코 무의미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싶다.



야마다 후타로

 추천받은 수십편의 작품에는 하나같이 감동했으나, 클럽상 수상작품이라 하기에는, 그만한 신선함이나 중량감을 가지고 이것이라 할 만한 것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그 작가의 대부분이 과거 수상자이며, 그 수장작에는 적어도 한뼘 뒤쳐지는 것인 이상 논외입니다.


 단지 시로 마사유키씨의 <절벽> 이것은 시로씨의 과거 일려늬 작품들과 비교해서, 확실하게 걸출한 작품이라 할 수는 없으되, 오랜 세월 차근히 포의 계보를 따르는 작품을 요사하게 아름다운 주옥을 이은 목걸이처럼 계속 써왔다는 것을 되짚어볼 때, 여기서 클럽상을 드리는 것은 결코 무의미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한 예시는 과거의 수상에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작년 연감 중에서도 시로씨의 <그 밤(その夜)>은 폐허 속의 주옥처럼 빛나고 있고, 더욱이 4, 5년 전의 <환상당초(幻想唐草)>에 이르러서는, 종전 직후 탐정문단의 작품 중에서 굴지의 명작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클럽상의 기본적 성질로서, 그 해 그 해 확실하게 선을 긋고 싶은 점, 되도록 순 탐정소설에 가까운 것이면 좋겠다는 점 등의 마음이 있으며, 올해는 수상작이 없어서 유감입니다.


 
다카기 아키미쓰


 여전히 건강도 좋지 않고 기력도 아직 충분하지 않아서, 올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선고위원, 결정위원 모두에 그 책임을 완전히 다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 클럽에 대해서도 죄송하다고 생각한다. 그때문에 각각의 작품에 대해, 적극적인 발언을 할 자격은 없으나, 시로군의 작품에 대해서는 찬반이 상당히 살렸고, 그 논전이 탐정소설 전체의 본질에 닿는 큰 문제이기 때문에 나 개인의 감상을 말하고 싶다고 생각한다. 이 작품의 완성도 자체에 대해서는, 결정위원들 사이에서도 어떠한 문제도 없었다. 단지 이것이 탐정작가 클럽상을 받아야 할 작품인가 아닌가라는 점에 대해 대립하는 의견이 있었던 것이다. 탐정작가가 쓴 작품 전부가 탐정소설이 아닌 것은 명백하다. 그렇다면 그 틀을 어디까지 넓힐지, 예를 들어 포의 작품 중 <모르그가> <검은 고양이> 즈음 되면, 이것은 누구라도 다른 의견이 없을 것이다. 단 산문시인 <그림자>까지 오면, 나는 탐정소설로서는 조금 갸웃해지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설령 포의 작품일지라도, 이것이 탐정소설이라 인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 점이 포의 작품 전부가 탐정소설이라는 오츠보씨 등의 의견과 어긋나는 지점이었다.


 <그림자>에 관해서 그러하다면, 그보다 더욱 미스터리 성격이 옅은, 시로씨의 작품을 탐정 소설로서 인정하기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 여기까지 깊게 생각해보면, 그 너머는 각자의 주관에 달린 문제이고, 더는 타협의 여지가 없다. 이것이 내 감상이다.



시마다 카즈오

 예선위원회가 추천한 작품을 나는 두번씩 읽어보았다. 그 결과, 나는 1위로 기기 선생님의 <야광>을, 2위로 카야씨의 <키키모라(キキモラ)>를 추천했다. 시로 선생님의 <절벽>은 내 생각에는 3위였다.


 <야광>은 실로 기분 좋은 작품이었다. 조용한 무대, 조용한 등장인물, 그럼에도 읽은 후의 인상은 실로 강렬하고, 그 이상으로 시원하다. 이 소설에는 외딴섬을 탈출하는 매우 간단한 트릭이 사용되고 있다. 나는 그에 대해 똑바로 생각하다가 완벽하게 속아넘어가 매우 즐거웠다. 마지막에 주인공 소년이 살아있었다는 결말, 이 뒷맛의 깔끔함도, <야광>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카야마씨의 작품은 탐정소설적으로는 <양초 팔이(ローソク売り)>가 뛰어났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작품으로부터 받는 느낌은 역시나 <키키모라>에 있었고, 여기서 탐정소설의 숙명을 느낀다.


 <절벽>은 무시무시한 시였다. 이것을 읽은 탐정 작가는, 일단 생각에 잠기게 되지 않을까. 그러나 수상에 관해 생각하기에는, 이걸로는 시로 선생님이 가엾어진다. 과거의 뛰어난 작품들에 그늘이 지기 때문이다. 나는 <스타일리스트>를 더욱 높이 평가하고 있다.


 
오츠보 스나오

 탐정 작가 클럽상의 결정위원회에서 한 저의 세가지 발언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시로 마사유키씨의 <절벽> 기기 다카타로씨의 <야광> 다카기 아키미쓰씨의 <살의>를 작년도 베스트 3라 인정하고, 이 중 <절벽>은 시로씨가 차례로 발표하고 있는 독자적인 작풍의 거의 정점을 보이는 수작이라 믿고 추천했습니다.


 2. 클럽상과는 별도로, 상당한 수의 장려상을 준비하여, 역작, 수작, 야심작 등에 대해서 격려하고 고무하는 의미를 담는게 어떤가, 하고 제안했습니다.


 3. 다나카 세이지로(田中西二郎)씨가 번역한 그레이엄 그린의 <애정의 종말(The End of the Affair)>은 명역이라는 정평이 있으므로, 이 참에 번역상을 특별히 고려하는 건 어떤가, 하고 발언했습니다.


 이상 세가지 안은, 어느것도 과반수를 넘지 못하고 부결되었습니다.


 또한 1에 대해서 부연하자면, "절벽의 문학적 가치는 인정하지만 탐정소설은 아니다"라는 것이 다수의 견해였습니다. 에도가와씨는 이것이 괴담의 변형이라고 지지하셨으며, 저는 포 문학의 분위기가 있다고 역설했습니다. 이에 대해 참고할 만한 의견으로서, 다카기씨는 "포의 작품 중에서도 <어셔 가>는 탐정소설의 범주, <그림자> 등은 그 외로 두는 것이 적당할 것이다, <절벽>은 <그림자>와 같은 유형이다"라고 교묘한 분류법을 제시하였습니다. 단, 탐정작가를 세계적인 미스터리 라이터라고 부른다면, <절벽> <그림자>도 미스터리의 범주라고 나는 믿고있을 따름입니다.

  • 밀실맛카롱 2021.01.29 08:47
    탐정소설의 범주에 관한 논쟁이 벌어졌군요. 서로 다른 주장들을 훑어보는 과정이 재미있네요. 번역 잘 읽었습니다.
  • PPL 2021.01.30 08:44

    이런 식으로 조금씩 밀고 당기기를 반복하면서 추리소설협회상의 경향성이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가는 과정이 흥미롭습니다. 후에 <일본침몰>이 협회상을 받는 걸 보고 말문이 막혔을 분들이 몇몇 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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