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제73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수상작 장편부문
장편 및 단편연작 수상작: 오승호/고 카츠히로(呉勝浩) - 스완(スワン)
장편 및 단편연작 후보작:
아오자키 유고(青崎有吾) - 아침 첫차의 살풍경(早朝始発の殺風景),
아사쿠라 아키나리(浅倉秋成) - 교실이 혼자가 되기까지(教室が、ひとりになるまで),
나가우라 쿄(長浦京) - 머더즈(マーダーズ)
아래 선평에서는 대상이 된 작품의 내용을 언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감안하시고 읽으시기를 추천합니다.
오자와 아리마사(大沢在昌)
서거하신 후지타 요시나가(藤田宜永)씨를 대신하여 이번에만 선고에 참가하였다.
<아침 첫차의 살풍경>은 어딘가 붕 뜬 느낌이 들면서도 읽기 쉽고 정경이 전해지는 문장이, 이 작가의 강점일 것이다. 각 에피소드도 즐겁게 읽었다.
문제는 에필로그 부분에서 경찰이 발견하지 못 한 범인을, 어떻게 얼굴도 보이지 않고 찾아내어 전치 8개월의 상처를 입혔는가 설명이 없다. 폭력단급의 일처리고, 목숨에 지장은 없다고 하나 전치 8개월의 큰 상처가 그럴리가 없으며, 살인미수가 적용되어도 이상하지 않다.
이야기를 짜낼때는 리얼리티가 있었는데, 에필로그에서 그것을 잃어버려 유감이다.
<교실이 혼자가 되기까지>도 청춘 미스터리에 분류되는 작품이지만, 네사람의 수취인에게 부여된 초능력의 실태가 알기 어렵고 억지스러운 인상을 받았다. 같은 문면의 유서에서 '자살'이 계속되면 경찰이 수사를 하지 않을리가 없다. 범인의 초능력이 작자의 편의대로 설정된 것이라 여겨져 손해를 보았다.
또한 사소한 부분이지만, "이 때의 나는 아직 몰랐다"라는 문장에는 위화감을 가졌다. 미래를 단정하는 건 미스터리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머더즈>는 후보작 중에 가장 앞을 읽을 수 없는 전개에 두근거렸다...만, 관계자들이 밝혀짐에 따라, 주요 등장인물 모두가 너무나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에 위화감을 느꼈다. 청춘이 슈퍼 히어로가 되는 걸 받아들이더라도, 습격자측도 악의 군단인 것 마냥 의지와 능력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이 두 대립축을 낳은 마스이와 무라오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실로 재미있는 설정이지만 너무 서둘러 쓴 게 아닌가. 아깝다고 느꼈다.
<스완>은 다른 문학상의 선고에서는 강하게 추천했는데, 일본추리작가협회상에서 대상으로 삼는게 이상하지 않나 여겼다. 회수되지않던가 회수되었더라도 마무리가 어설픈 복선이 많다. 소설로서는, 괴롭힘을 당한자가 괴롭힌 자를 용서한다는 테마가 있으며, 조용한 감동을 받았으나, 미스터리로서의 완성도에는 이어지지 않는다...만, 다른 선고위원 모두가 추천했다는 걸 알고, 역시나 높은 평가를 받을만한 작품이구나 감탄했다.
카도이 요시노부(門井慶喜)
고 카츠히로씨의 <스완>을 추천했습니다. 지금 여기서 총기난사에 의한 무차별 살인이 일어나고, 그 현장을 때로 죽이는 쪽에서 때로 죽임을 당하는 쪽으로 공들여 묘사하는 박진감이 있습니다. 마치 독자도 거기 있는 듯 합니다.
그러나 제가 가장 감명을 받은 것은 이 작품의 테마 그 자체입니다. 인간은 겪어보지 못한 사태에 대해서는 '반응'할 수가 없기 마련인데, 그 반응의 연속을 다 지나고 논리로 해석하는 것이 가능할 것인가.
가능하다해도, 그것이 정의인가. 이것은 아마 우리 대부분의 작가들에게는 불편한 의문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우리가, 쓰는 소설이라는 것도, 역시나 보통은 어떠한 사건을 "다 지나고 해석하는" 것을 통해 위태하게 성립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미스터리일 경우에는.
작가는 주인공인 여자고등학생에게 그 의문을 짊어지게 했습니다. 어른들이 강요하고 자기 자신도 자아내고마는 갖다 붙인 듯한 스토리에, 가능한한 저항하게 했습니다. 마지막은 무르다고 생각하는 독자들도 있을지 모릅니다만, 적어도 "인간은 결국 그 모양"이라는 지어낸 듯한 비극으로 도망치는 것 보다는 성실한 착지라고 생각합니다. 어려움없이 수상작으로 선택된 것에 대해, 저는 선고위원이라는 사실에 행복을 만끽했습니다.
아사쿠라 아키나리씨의 <교실이 혼자가 되기까지>도 재미있었습니다.(결말에 대해 언급합니다) 이렇게나 초능력에 의존하는 이야기면서도, 평범하게 읽는 한 수수께끼풀이와 합리성에 큰 의문을 가질 수 없습니다. 이는 필력이 높기에 그렇습니다. 실제로 저는, 읽으면서 상당히 흥분하는 몇 페이지도 있었습니다.
다만 유감스러운 것은 '범인'인 단 유리입니다. 그 능력의 정체를 모르는 동안에는 매력적이었던 그녀가, 막상 알게되자 안개가 겆힌 것 처럼 평범한 학생이 되어버립니다. 게다가 그 범행 이유가 참으로 뻔한, 스쿨카스트에 대한 반감이여서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호흡이 빨리 끊겨버리는게 아까운 느낌이었습니다.
나가우라 쿄씨의 <머더즈>는, 주인공 세 사람의 행동이나 심리가 하나같이 "진상을 밝혀낸다"는 골을 향해서 지나치게 목적합리적입니다. 핸들에 틈이 없습니다. 작품 전체에서 느껴지는 답답한 느낌은 그런 곳에도 이유가 있겠죠. 묘사에 완급이 없고, 등속도로 수수께끼가 밝혀지는 것도 아깝습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사건에 관한 정보량에 한해서는 다른 후보작들을 압도하고 있으며, 이 점에는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굉장한 작품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만, 굉장한 작가라는 생각은 거듭 들었습니다.
아오사키 유고씨의 <아침 첫차의 살풍경>은 호감밖에 없습니다. 딱 좋은 수수께끼와 딱 좋은 자학, 딱 좋은 우울. 그런 만큼 '일상 미스터리'의 느낌조차 좀 너무 일상적이게 되어버린 게 유감입니다. 호감 이상의 무언가를 원하는 것은, 저를 포함한 모든 독자들의 제멋대로인 바람입니다.
노리즈키 린타로(法月綸太郎)
이번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일정이 변경되고 서면으로 참가하는 변칙적인 형식으로 선고에 임하게 되었다. 미리 제출된 서면 평가에서는 <아침 첫차의 살풍경>과 <스완>에 ○를, <교실이 혼자가 되기까지>와 <머더즈>에 △을 주었다. 이하, 각자 코멘트에서 요약을 적겠다.
우선은 △인 두 작품부터. <교실이 혼자가 되기까지>는 스탠드 배틀 느낌의 특수 룰 설정을 구사한 학원 미스터리. 범인의 정체를 빨리 알아채고, 능력을 맞추는 하우더닛을 메인 수수께끼로 둔 다음, 최종적으로 법으로는 처벌할 수 없는 죄인의 처우를 묻는 스토리는 잘 짜여져있다 생각한다. 단지 범인의 능력의 구체적인 처리(환영을 보여주는 쪽과 보고 있는 쪽의 주관적 갭)에 의아한 부분이 있으며, 또한 능력을 부여받은 소녀 두 사람의 친밀도가 전해지지 않는데에 불만을 느꼈다.
<머더즈>는 해외 드라마에도 지지 않을 스토리 텔링과 진한 캐릭터, 수많은 소재를 아낌없이 투입해서 강하게 읽게 만든다. 스토리에서는 비교할 바 없이 최고이지만, 중반즈음 부터 만화나 드라마의 원안 마냥 서툴고 거친 내용이 눈에 띄기 시작하여(소설로서의 어드밴티지를 잃고), 매 장면마다 박력을 깎아먹는 인상을 부정하기 어렵다. '선생님'의 존재와 컬트 조직이 암약하는 전개도 기시감을 지울 수가 없고, 범인측의 설정이 탐정 트리오의 포텐셜을 충분하게 끌어내지 못하여 유감스럽다.
이어서 ○을 준 두 작품. <아침 첫차의 살풍경>은 단막물의 대화극을 '일상 미스터리' 추리담으로 구성한 연작단편집. 전부 자그마한 세계이지만, 인물의 관계성과 감정의 움직임을 묘사하는 문체의 해상도가 누구보다 뛰어나다. 장편 후보작에 비교하면 경량급이기는 하나, 이러한 지적이고 제대로 된 청춘 미스터리를 흔들림없이 자연스럽게 쓸 수 있는 재능은 귀중하다 생각한다.
<스완>은 불합리한 비극에 마무리를 어떻게 지을 것인가, 그 곤란함을 시뮬레이션하는 사고실험과 같은 야심작이었다. 차모임에서의 대화를 통해 관계자들의 행동을 재현해나가는 프로세스는, 중반 이후 연속되는 반전을 포함해 매우 스릴있다. 뿐만 아니라 범인을 찾는 욕망을 몇번이고 끊어버리는 전개도 그렇고, 직소 퍼즐같은 프롤로그와 복선 회수의 쾌감을 거부하는 해결의 대비도 그렇고, 예정조화적인 이야기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는 필사적인 저항이 소설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특히 관계자들의 소소하면서도 흔한 선의가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오히려 도움이 없는게 도움이 되는 듯한, 내팽겨쳐지는 감각에서 현대 미스터리로서의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등장인물들을 사물이나 기호로서 다루는 본격 미스터리의 수법을 흉내내면서도, 범인이라는 악을 괄호에 넣고, 사건에 말려든 개개인의 나약함에 책임을 전가하지 않는 '진상'의 메커니즘을 셋션적인 편집작업(자르기와 이어붙이기)를 통해 재구축한다는 어려운 작업에 도전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 구두토론에는 참가하지 못 했으나, 선고회에서 이 책의 수상이 결정된 것은 만족스러운 결과이다.
하세 세이슈(馳星周)
<스완>은 등장인물의 조형이 불만스러웠다. 그러나 작금의 출판 상황을 생각해보면 별 수 없는 일일지도 모른다. 출판사는 책이 두꺼워지는 걸 반기지 않는다. 그렇다면, 작가는 어느 지점에서 타협을 할 수 밖에 없다.
불만은 있었으나, 계속해서 페이지를 넘기게 만드는 수완에는 감탄했다. 스토리텔러로서의 재능은 특출한 면이 있다. 이번 후보작 중에서는 가장 뛰어난 작품이다.
<머더즈>는 타이틀이 마음에 걸렸다. <머더러즈>라고 해야하지 않나. 오야부 하루히코상을 수상한 작품도, 본문에서는 <리볼버(リヴォルヴァー)>라고 표기되어있는데 타이틀에는 <리볼바 리리(リボルバー・リリー)>였지...
그럼에도 오야부상 수상작은 걸작이었기 때문에 기대하고 읽기 시작했으나 상당히 실망했다. 읽고 있는 도중에 흥분도 없었고, 압도적인 독후감도 없다. 능숙하기는 하나, 단지 그 뿐인 작품이란 느낌밖에 없었다. 이래서는 적극적으로 추천할 마음이 안 든다.
<아침 첫차의 살풍경>은 첫 한편에 매료되었다. 특히나 히로인의 조형이 우수하다. 다른 작품도 좋은 작품들이 모여있으나, 수상하기에는 스케일이 너무 작았던 것 같다.
<교실이 혼자가 되기까지>는 설정이나 복선을 회수하기까지의 수수께끼에는 감탄했으나, 등장인물들이 진범을 찾으려고 하는 이유를 전혀 납득할 수 없었다. 이 점은 작품의 핵심이나 다름 없으므로, 여기에 설득력이 없으면 실패작이나 다름 없다.
이번 선고회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일정이 어긋나고, 나 자신도 홋카이도에 머무르는 중에 선고회가 열리게 되어 서면 선고라는 형식으로 임할 수 밖에 없었다.
내년에는 무탈하게 다른 선고위원들과 함께 얼굴을 맞대고 토론을 할 수 있기를.
야쿠마루 가쿠(薬丸岳)
이번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대면과 서면을 병행하는 변칙적인 선고회가 되었습니다. 당초에는 대면 선고를 예정했습니다만, 당일 건강을 헤쳐 논의에 참가하지 못한 것을 이 자리를 빌려 사죄드립니다.
<아침 첫차의 살풍경>
학생생활 속 일상에 있는 소소한 수수께끼를 그린 연작 단편집으로, 한가지 시츄에이션 속에 수수께끼와 복선을 넣는 작풍은 흥미롭고, 평소엔 이런 타입의 작품을 그다지 읽지 않지만 개인적으로는 꽤나 마음에 드는 세계관이었습니다. 단지 그 중에는 "그렇구나!"하고 무릎을 치게 되는 작품도 있었으나, 전체적으로는 전개되는 추리도 진상도 상상 이상의 것은 없었고, 미스터리로서는 약하다고 느껴졌습니다. 또한 에필로그는 사족이지 싶습니다. 그러한 형식으로 에필로그를 넣을거라면, 살풍경들이 어떻게 상대를 특정했는가 알고 싶었습니다.
<머더즈>
좋은 장면도 많고, 엔터테이먼트로서 즐길만한 작품이기는 했습니다만, 주요 등장인물들의 배경과 경찰조직의 움직임 등에 저는 리얼리티가 없다고 느꼈기에, 적극적으로 추천할 수 없었습니다. 또한 서장에 등장하는 두 사람의, 그 장면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그려지지 않은 것도 소화 불량이라 느꼈습니다.
<교실이 혼자가 되기까지>
어느 고등학교에 있는 네 사람의 초능력자에 의한 미스터리로, 중반 즈음까지는 어떤 전개가 될지 기대하고 읽어나갔습니다. 단지, 살인자가 특정되고 네 사람째의 초능력자를 알게 된 부근부터, 제대로 전개가 되지 않는다고 느껴졌고, 클라이막스에서 라스트에 걸쳐서는 무언가 납득하기 힘든 기분이 들었습니다. 주인공이나 살인자사 자살해버린 학생이 학교 안에서 느끼고 있었던 폐쇄감이나 답답함이 전혀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닙니다. 단지, 살인자는 딱히 이렇다할 나쁜 짓을 하지 않은 세 사람의 목숨을 빼앗았습니다. 초능력을 사용하여 행한 살인이니 사법에 맡길 수 없습니다. 그러나, 살인자에게 그 말을 하게 하는 것 만으로 해결시키는게 정말 좋았는가. 이러한 상황 속에서, 어떠한 식으로 살인자에게 자신이 범한 죄에 제대로 마주하게 할 것인가, 작가로서 좀 더 파고들어 생각해보길 바랍니다.
<스완>
신비한 매력을 가진 작품이었습니다. 주인공을 포함한 주요 등장인물들 대부분이 종반까지 비밀을 감추고 있어, 답답함이 쌓여가면서도 읽어나갔습니다. 주요한 수수께끼로서 제시된 할머니가 보인 행동의 진상은 좀 시시한 면이 있었고, 주인공이 마지막까지 감추던 비밀도 도중에 예상 가능하여 딱히 놀랍지는 않았습니다. 단지 그럼에도 이 작품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그건 오롯이 <피해자가 품고 있는 죄>나 <방관자의 악의>등, 작가가 이 작품 속에서 호소하고 싶은 것을 철저하게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테마의 열량과 밀도는 후보작 중에서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고씨, 수상 축하드립니다.
이번에도 추리소설 갤러리에서 <스완>이 2020년 베스트로 선정된 것을 기념하는(물 들어올 때 노 젓자는 의미에서) 의미에서, 장편부문 선평만 번역해서 일찍 소개해보았습니다.

평가인데도 각각의 스타일이 느껴져 흥미진진하게 읽었습니다. 다들 단단함이 느껴지네요. 이런 전통 아래 일본 미스터리가 발전할 수 있는 것이겠죠. 감사합니다. 저도 이런 수상 평을 써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