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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제1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수상작

 장편: 요코미조 세이시(横溝正史) - 혼진 살인 사건(本陣殺人事件)

 단편: 기기 다카타로(木々高太郎) - 초승달(新月)

 단편 신인상: 카야마 시게루(香山滋) - 해만장 기담(海鰻荘奇談)


운노 쥬조(海野十三)


 나는 선고위원의 말석을 더럽혔다. 정말로 이를 더럽혔다고 여기며, 참회하지 않을 수 없다. 시대가 이렇다보니, 활자로 된 모든 탐정소설을 모으는 것은 무척이나 곤란했고, 병에 걸린 나는 각혈을 친구삼아 세타가야의 임시 거처에 틀어박힌 채, 가끔 받은 서적 잡지 중에서 거의 일부만 집어 읽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러서는 선고 위원의 자격이 없다.
 그러나, 요코미조 세이시씨의 저작은, 눈에 띄는 대로 전부 읽었다. 그리고 혹 그의 집필이 없었다면 작년 우리 탐정소설문단은, 정전 때 작은 석유 램프로 밝힌 수준의 정적과 공허 속에 가라앉았으리라 생각한다. 특히 '혼진 살인 사건'은 트릭에 있어 감미롭고 정연하며, 정상적인 시대라 해도 실로 최고봉을 차지할 작품이고, 이것이 패전 직후 우리 출판계에 바쳐진 덕에 탐정소설문단 전체가 기적적으로 생기를 되찾은 그 공적은, 영원히 기억되고 상찬받아야 하리라 믿는다.

 


오시타 우다루(大下宇陀児)

 

 장단편 모두, 첫 예선에서 선택받은 것은 난형난제였다고 할 수 있다. 무엇을 1등으로 할지는 스스로 혼자 결정하기 어려웠고, 또한 여럿이 모여도 논의를 해봤자 역시 정하기 어려웠으리라 생각한다. 그리하여 각 위원이 채점하여 그 결과를 기계적으로 합계하기로 한 것이다.
 이럴봐에야, 오히려 예선 때 회원들이 채점을 하여, 그것만으로 결정하는게 공정하지 않나 나중에 생각했는데, 그런 방법도 다음에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으리라.
 단, 작업량이나 그 의의, 사람 이라는 점에서, 대체로 좋은 선정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기기 다카타로(木々高太郎)

 

 1. 장편에 대해서는, 현재 그대로 매년 1등 직픔을 정하고 싶다. 즉 신구 작가를 전부 모아서 정한다. 혹여 매년 같은 작가가 당선되어도 상관없다. 5년에서 10년 단위로 그 중에서도 베스트를 정하는 것도 재미있을 듯 하다.
 2. 장편은 본격 탐정 소설을 기준으로 하는데 있어 이의가 없지만, 단편은 장편과는 조금 달리, 넓게 미스터리 서스펜스 문학을 포함해도 괜찮지 않은가 하는게 소생의 생각이다. 따라서 당선다자도 어떨 때는 두 세명이 되어도 괜찮다.
 그러나 그리 생각하면, 올해 처럼 점수 계산제여서는 정확하고 이론의 여지가 없어지므로, 다른 방법을 취하고 싶다. (올해 소생의 단편이 당선된 것은 점수제 덕분이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론이라 함은, 석상에서 마음에 품은 작품을 제안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대상을 넓히는 경우에는 필수적이다.
 3. 신인상은 좋았다. 이는 에도가와 란포의 발언으로 실시하게 되었으나 이를 단편에 한해 실시한 것도 좋았다. 이것은, 올해 점수제에서는 꼭 필요했다. 단 위에 적은 방법이라면 이게 없더라도 신인이 등장할 수 있다.
 4. 자, 올해 장편 요코미조씨, 그리도 단편에 소생과 카야마씨, 이 셋이 탐정 문단의 대표작이냐 하면, 소생이 솔직하게 생각하기에 어느 하나 아직 부족하고, 내년에는 더욱 한층 좋은 걸작과 신작이 나오길 기대한다. 올해 작품들이 기준이라기 보다는, 이를 발판삼아서 더욱 단계를 높여야한다는 뜻에서, 일단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기 따름이다.
 


시로 마사유키(城昌幸)

 

 요코미조 세이시, 기기 다카타로, 카야마 시게루 세 분이 당선되었다라는 것을 알았을 때, 나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를 금방 떠올렸다.
 하나는, 이 당선 결정이 무척이나 당연하다는 것이고, 이 이상 무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아마도, 누구도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여지는 없으리라는 것이다.
 이는 깔끔해서 좋다.
 다른 하나는, 인간의 정열에 관해서다.
 당선된 세분 모두, 탐정 소설, 아니 그 자신의 일에 모든 정신을 쏟아부으면서 푹 빠져있다. 이 한결같은 정열이 훌륭한 결과를 낳았다.
 모든 사업은 정열 위에 수립된다. 나는 새삼스레 이 진리를 확인하고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속임수나 겉만 꾸며봤자 이렇게는 안된다.
 


츠노다 키쿠오(角田喜久雄)

 

 나는 와병 중이기에 선고위원회에 출석하지 못했으나, 선고 결과는 실로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요코미조씨의 혼진이 그 작품의 가치만이 아니라, 전후 탐정소설계에 준 자극은 차마 가늠하기 힘들며 이 영예는 당연하다면 당연하다. 또한 기기씨의 전후 일련의 노력들이 가지는 가치는 새삼 내가 말할 필요도 없다. 초승달의 경우 탐정소설계에서는 일부 난해하다는 평도 있으나, 오히려 그렇지 않은 나이브한 독자들 중에는 깊이 이해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나는, 기기씨의 문학은 더욱 검토받고 재확인 할 필요가 있는게 아닌가하는 생각조차 품고 있다. 그러나, 이번 결정 중에 무엇보다 바람직했던 것은 예정에 없던 신인상의 추가로, 탐정소설상은 신인상만으로 충분하다고조차 생각하던 내 입장에선 더욱 기쁜 일이었고, 카야마시가 당선된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이 일이 카야마씨를 시작으로 새로운 사람들에게 자극이 되어, 역작을 배출하게 되리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마음 깊이 세 분에게 축하를 올리고 싶다.

 


니시다 마사하루(西田政治)


 이번 클럼사에서는 단편을 결정하는게 어려웠다 생각한다. 장편 중에는 요코미조 세이시군의 '혼진 살인 사건'은 누구나 인정하는 바이므로 신기할 게 없었을 것이다. 전후, 병에 걸린 몸에 채찍질을 하며 본격 장편에 임한 그의 노력이 보답받았다고 해도 좋다. 단편의 경우 기기 다카타로는, 그 탐정소설 예술론을 어디까지고 추구하는 강한 자신감이 평가받은 듯 하다. '초승달'은 소설로서는 훌륭한 작품이기는 하나, 평범한 탐정소설 팬에게 있어서는 좀체 수긍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탐정소설의 꽃밭에 태어난 별난 공주처럼 소중히 여겨야 할 지도 모르나, 이것이 그 꽃밭을 대표한다고는 말하기 힘들다. 히사오 쥬란, 요코미조 세이시, 츠노다 키쿠오, 미즈타니 준, 오시타 우다루 정도가 이를 대표하는 정통파리라는 생각을 금할 수 없다. 신인으로 카야마 시게루씨를 선택한 것에는 이의가 없다. 그가 가진 특이한 작풍에 대해서는, 일찌감치 마음이 기울고 있었으므로 만세를 외치고 싶다.
 


미즈타니 준(水谷準)

 

 단편상에 대해서는 결국 기존 작가들 작품 사이에서만 나올거라 예상된다는 의미에서 나한테는 이의가 있었지만, 따로 신인상을 실시한다고 하여 일단 찬성하였다. 단 다음부터는, 실로 수상의 의의에 철저한 '새로움, 강인함'이 인정되지 않는한, 그저 노력상적인 형식주의여서는 기존 작가들은 고려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이번 기기씨의 수상은 그런 의미에서는 타당하다.
 이번 클럽상 투표를 보면, 잡지의 범위와 탐정소설의 취향이 한정되어 있어서, 탐정소설계가 여전히 관념적으로 좁은 시야 속에 있다고 느껴진다. 여인들이 야채를 이것저것 품평하는 태도가 아니라, 망가지기 쉬우나 재미있는 장난감이라면 마구잡이하는 어린아이같은 대담함으로 작품을 추천하는 기개를 원한다. 그와 동시에, 올해부터는 작가들로부터 자신있는 작품의 게재지를 그 때마다 클럽에 송부하여 둔다던가, 매월 토요 모임에서 간사역이 그 달의 좋은 작품을 소개한다는 식으로 만전의 준비행위를 취하는게 공정한 방식에 가까워지리라 생각한다.
 


요코미조 세이시(横溝正史)

 

 이 제1회 클럽상의 결정을 보아도, 단편으로는 본격을 쓰기 힘들다는걸 잘 알 수 있다. 나 자신은 장편에 한하지 않고 가능한 한 본격을 다루고 싶다는 의미에서, 제1회 선고때는 츠노다군의 '괴기를 품는 벽'을 장편 제1위로, '초승달' '햄릿'을 각자 2,3위로 추천했으나, 마지막 단계에 와서 채점하게 되자 결국 세편 다 같은 점수를 주고 말았다. 이 채점은 너무 깊이 생각하면 오히려 이상하게 되어버릴 염려가 있어, 이 세편을 처음에 읽었을 때의 감명을 재어본 것인데, 그러자 각자 느낌은 다르지만, 거의 같은 수준이었다는 것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스스로는 본격 운운하면서도, 다른 느낌의 작품에도 끌리는 성격이라는 것을 역시나 새삼스레 느꼈다.
 


모리시타 우손(森下雨村)

 

 '혼진 살인 사건'에 이래저래 지적을 하는게 가능하다 하더라도, 이 작품이 종전후에 한정하지 않고 우 탐정 소설계 최대의 수확이며, 본격 장편의 특급 작품이라는 것은 누구나가 인정하고 이의가 없으리라. 뿐만 아니라 종전 후의 요코미조군의 한결같은 노력과 정진에 대해서는, 이를 그 대표적 작품으로 삼는 것으로 충분한 경의와 감사를 바치는 것이라 생각한다.
 기기군의 여러 작품들은 탐정소설의 지위를 향상시켜야 한다 주장하는 그의 열의와 노력이 나타난 것이므로 당연히 높게 평가받아야 한다. 카야마군은 누군가 오구리 무시타로의 재림이라 말했는데, 내가 보기엔 한편으로는 유메노 큐사쿠 같은 느낌도 들어, 이 작가의 앞날에는 큰 기대를 걸고 있다.

  • 밀실맛카롱 2021.01.05 15:22
    <혼진 살인사건>이 요코미조 세이시 작품 순위 같은 곳에서 항상 상위권에 있길래 그 이유가 궁금했는데, 아무래도 역사적 의의가 커서 그런가 보군요...
  • PPL 2021.01.07 04:03
    아무래도 전후 침체된 추리소설계에 준 영향이 막대하단거겠죠. 신본격 이후 세대에게 있어서 점성술 살인사건 같은 경우가 아닌가 합니다
  • 사파 2021.01.05 16:31
    <해만장 기담> 정말 강렬하게 뇌리에 남아있네요. 수작입니다.
  • PPL 2021.01.07 04:04
    해만장이라 번역하는게 맞군요, 정발명을 몰라서 고민하다 그냥 적었는데 다행입니다
  • decca 2021.01.06 05:12
    이야... 전설 같은 분들이군요. 감동입니다;
  • PPL 2021.01.07 04:05
    저런 한 분야의 높으신 분들(?) 코멘트를 접하는게 은근 재미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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