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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의 아니게 연달아 또 글을..... 도배는 아니니 미워하지 마시길...*^^*
이 작품집은 사실, 밑에서 품평한 크리스티의 작품보다 먼저 읽은 것인데.. 독서의 흔적을 남기고 싶어서 짧게라도 남깁니다.

Sayers라는 작가를 접하게 된 것은 실은 아주 최근의 일입니다. 작가의 명성은 자자했지만, 여태 그녀의 작품을 손쉽게 읽을 수 있도록 번역, 소개된 적이 거의 없었다고 생각됩니다. 이런 면에서도 동서에게 억지로라도 감사를 해야겠네요.. 접해본 세이어즈의 작품 모두 ( 모두라야 2개 뿐이지만 ㅠㅠ;; ) 동서 문화사의 책들이었거든요..
'나인 테일러즈'는 '명종술'이라는 전혀 생소한 술 (? ^^)을 소재로 한 작품이니 만큼 본인에게는 약간 이해가 되지 않는 점이 많았다는.. 읽으면서도 왜 그리 답답했던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의 독특한 분위기와 사건 설정등이 대단히 매력적이었다는 감상을 갖게 되었습니다.
반면, 최근에 읽은 '의혹'이라는 작품집은, '나인 테일러즈'로 하여금 반 다인이 울고 갈 만큼 현학적인 작풍의 작가로 오해받을 뻔했던 작가의 story teller로서의 역량을 여실이 보여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세이어즈의 대표적인 단편인 '의혹'은 실상, 작품을 읽으면서도 결말을 예상하기가 그리 어렵지 않았다는..그러면서도 작품 전체에서 느껴지는 '맛'이 아주 강한 그런 작품이었습니다. 독자의 생각을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끌고가는 작품 곳곳의 red herrings 은 - 사실, 뻔한 면도 없진 않았지만.. - 매우 교묘하고 적절하게 제시되었다고 생각됩니다.

이중 분신을 소재로 한 '거울의 영상'이란 작품은 소재면에서 얼마 전의 Helen McLoy의 '어두운 거울 속에'란 작품을 연상케 하는 면이 있었습니다.
맥클로이의 작품의 인상이 너무나 강했던 지라, 비교될 바는 없었지만,
세이어즈의 '거울의 영상'역시 불가사의한 현상 뒤의 매우 과학적인 해결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미스터리 소설의 공식에 충실하긴 하지만, 사건의 해결이 너무 많은 우연에 의존하고 있다는 아쉬움을 남기는 작품이었습니다.
  
'구리 손가락을 가진 사나이의 비참한 이야기'라는 비교적 신파적인 제목의 단편은 이 작품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입니다.
피터 윔지경이 등장하긴 하지만, 추리적인 요소보다 괴기적인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묘사한 작가의 다양성에 대한 시도가 돋보이는 작품이었습니다. 작품의 특유한 괴기성과 살아 있는 육체를 이용하에 조각품을 만든다는 설정은 이탈리아 호러 감독인 Dario Argento의 영화 한 편이 연상되는 기묘한 작풍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불화의 씨, 작은 마을의 멜로 드라미'는 불가사의하고 괴기스런 발단과 더불어 가슴 따뜻해지는 감동적인 결말이 기다리는, 마치 제목 그대로 한 편의 멜로 드라마를 보고 난 후의 아기자기한 재미가 쏠쏠한.. 아주 인상깊은 작품이었습니다.
목없는 말과 마부가 이끄는 유령 마차의 등장과 한 가정의 유산 상속을 둘러싼 형제간의 다툼과 머리 싸움, 그리고 결말에 가서는 '따뜻한 가족애와 형제애의 회복'등을 주제로 하여, '사랑'이란 말의 태고적 의미를 다시금 강조하는 마음 기뻐지는 주제의식이 일품이었습니다.

그밖에 '완전한 알리바이'는 전형적인 알리바이깨기에 관한 추리 소품이며, 부유한 친척으로 부터 특이한 유산을 물려 받게 된 한 사나이와 그 유산의 행방과 비밀에 얽힌 '도둑맞은 위'는 유머러스하고 가벼운 분위기가 일품인 아주 재미있는 작품이었습니다.
'마법사 피터 윔지 경'은 한 편의 동화적인 상상력이 불행한 한 여성의 비참한 인생을 위해 발휘되는 모습을 그린,  아주 로맨틱한 작품이었으며, '유령에 홀린 경관'은 '요지경 (? ^^)'을 소재로 한 바탕의 소동을 유쾌하게 그려낸 작품이었습니다. 이 작품은 추리가로서의 피터 윔지보다 한 가정의 아버지로서의 피터 윔지의 모습이 그려져, 독자들에게 더욱 친근감있는 작품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아주 즐겁고 부담없는 읽기였구요.
작품집에서 다루어진 이야기들이 주로 '사건'들 보다는 '현상'들에 관한 수수께끼에 관한 작품들이 많아서 비교적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재미난 작품집이었습니다.
즐거운 독서 되시길...
  • 나혁진 2004.05.15 08:18
    너무너무나 매력적인 웜지경을 또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저 개인적으로는 <완전한 알리바이>를 젤 좋아합니다. 쾌차하셨나봐여.정열적으로 글을 쓰시는군여.보기 좋습니다^^;
  • decca 2004.05.15 23:15
    저는 불화의 씨, 작은 마을의 멜로드라마를 추천 ^^
  • 정자윤 2004.05.26 02:21
    나인테일러스와 의혹 외에는 더이상 나오질 않는군요. 다음 작품은 어제 나오는 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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